찰스 산토레 그림으로 보는 산타클로스. 크리스마스와 먼 사람이라 본인은 영 별로 관심 없었는데 아무래도 아이랑 그림책보다 보면 계절과 이벤트 등등을 반영해서 고르게 된다. 책은 예상보다 꽤 재밌었다. 보통 읽으면 다른 그림책들은.. 산타가 선물 주는 과정에서 생기는 에피소드, 산타가 다른 날에는 뭐할지, 어떤 사람일지 크리스마스의 빈 그림을 상상해서 그려낸 책들이 많고 그런 창의적인 부분들이 대체로 재밌기도 한데 이 책에는 산타의 서사가 들어있다. 어쩌다 어떤 재능으로 이 일을 하게 됐는지, 어떤 유년을 보냈는지, 산타로서 철칙은(!) 뭔지 등등.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숲에서의 삶이 싫고 “일이 필요해서“ 인간 아기를 키우기로 결정하는 님프 니실.. 흥미로운 캐릭터라고 할 수 밖에. (공동육아가 가능하다는 숲만의 장점과 모자라기보단 세대, 종족을 넘는 좋은 친구로 보이는 멋진 관계는 역시 판타지) 니실의 아기라는 뜻으로 다들 아기를 니클로스라고 불렀지만 니실은 끝까지 원래 이름 클로스라고 불렀다는 것도.
산타는 초기에 모든 아이들의 모든 선물을 수공예+주문제작(!!! 뭔가 dm드려야 할 거 같음🙏🙏)했는데 자기도 선물 달라는 부자 소녀(아이들과 놀아주러 갔다가 얘네 집에서 클로스를 쫓아낸 전력이 있다)와 맞짱토론 뜬 거 흥미로움.

"너는 부유한 영주의 딸이니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가질 수 있지 않니? 내 장난감은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거야. 그 애들은 너처럼 많은 장난감을 가지지 못했으니까."
클로스의 말에 베시가 물었다.
"하지만 가난하든 부유하든, 아이들은 모두 장난감을 좋아하잖아요?"
"그렇겠지."
클로스는 깊이 생각하며 대답했다.
"그런데 왜 나는 내가 원하는 장난감을 가질 수 없는 거지요? 다른 아이들이 나보다 가난한 건 내 잘못이 아닌데요."
베시는 울기 시작했다.
"내가 갖고 싶은 장난감을 못 가지면 난 너무나 슬플 거예요!"
그 말에 클로스는 당황하고 말았다. 그의 소망은 부유하든 가난하든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것이었다. 하지만 셀 수 없이 많은 가난한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싶어 하는데, 어떻게 베시에게 장난감을 줄 수 있겠는가?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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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탈혼기.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생애를 구석구석 면밀히 들여다 본다. 탈출할 게 한두가지가 아닌거라. 덩달아 같이 유체이탈하며 스스로를 탈곡하게 되는 재미가 쏠쏠&씁쓸.

“그래서 우리는 반쯤은 반항하면서도 반쯤은 죄의식을 가진다. 그건 죄를 짓는 순간에도 짓지 않는 순간에도 항상 죄를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왜 우리가 완벽한 하나님의 어린양이 아닌가에 대해. 금지된 것을 원하는 우리의 비뚤어진 욕망에 대해. 우리의 신은 우리 머릿속까지도, 말이 되지 못한 감정까지도 들여다보고 단죄할 수 있는 신이다. ”

“하진에게 약속한 자서전은 써 주지 못하더라도, 그 대신이라고 생각하면서 문을 활짝 열어젖히듯 이 이야기를 쓴다. 내 이야기는 결국 우리의 이야기고, 우리의 이야기는 네 이야기기도 할 테니까. 언젠가 나는 다시 네게 연락할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

“나는 〈국민일보〉가 인용한 영국 언론 〈더 타임스〉 기사도 검색해서 읽어 본다. 이들은 페미니즘 혁명이 낳은 딸이지만, 자기가 남자보다 똑똑하다는 걸 아는 이상 페미니스트가 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과거의 나를 정확히 비추는 문장이 낯부끄럽다. 그런 여자아이가 알파걸이라면 과연 나는 부정할 수 없는 알파걸 세대다.

출발선에 선 우리 앞에 장애물은 없다. 페미니즘 운동이라는 것이 장애물을 치우는 역할을 한 모양이지만, 알 바는 아니다. 과거는 우리 잘못이 아니니 고마울 필요도 없지 않은가. 우리는 달리기만 하면 된다. 게임의 규칙은 이론상 공평하고 우리는 작은 반칙 따위는 거슬리지도 않을 만큼 명백히 우수하다. 아니지, 나는 우리라는 단어로 사고하지도 않는다. 다른 여자애들은 몰라도 나만은 성별에 상관없는 1등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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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꽃 디자인, 이제 가끔 줄글책 보는 딸한테-그림책처럼 하룻밤에 다 읽을 수 없어서 표시해야 하니까-선물로 줄랬더니(읽는 건 나지만 기분은 니가 내볼테야?ㅋㅋ) 재입고 예정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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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하기가 어렵다. 책은 교차로 리아의 이야기-몽 족의 이야기를 배치해놓았는데 중반에 접어드니 리아가 겪는 의학적 고비와 몽족이 거쳐온 사회 역사적 수난의 배경, 그 상관관계가 내게도 본격적으로 가시화된다. 이야기 자체는 몰입할 수밖에 없게 재밌지만 읽기에는 고통스럽다. 가령, 상태가 위독해서 전담 병원으로 아이를 옮기는데 부모는 원래 다니던 병원 주치의가 놀러가느라 애를 그리로 보낸다고 잘못 알고 있고.. 수술과 위험에 대한 카운슬링을 병원측에서는 부모가 이해했다고 기록했는데 부모는 애가 혼수상태에 빠진지도 몰라서.. 잠자는 주사를 줬냐고 묻는..

그들은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었고 실력도 나무랄 데 없었다. 하지만 그들도 처음엔 리아의 목숨을 살리느라 너무 바빠 병리 현상 이외의 것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쏟지 못했다. 예를 들어 코파츠는 열두 시간 이상 쉴 새 없이 리아를 돌보는 동안 아이의 성별을 잘못 알고 있었다. "남아의 대사성 산증은 중탄산염을 투약하자마자 가라앉았다."라고 기록했던 것이다. 이런 부분도있었다. "그의 말초 조직 순환은 향상되었고, 맥박 산소 농도계는 동맥혈샘플의 포화와 상관성 있는 수치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의학의 명과 암이 여기에 있다. 환자는 여자아이라는 정체성을 잃고 분석할 증상들의 집합으로 취급되지만 의사는 그만큼 신경을 분산하는 일 없이 생명을 유지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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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섬 이야기 비룡소의 그림동화 110
요르크 뮐러 그림, 요르크 슈타이너 글, 김라합 옮김 / 비룡소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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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포) “생명의 법”을 어기고 죄 지은 결과로 오갈데 없어진 큰 섬 사람들을 당연히 작은 섬 사람들이 받아줄 리 없다고 생각하던 아이의 얼굴이 다음장에서 변하는 걸 봤다. 작은 섬 사람들이 너그럽게 받아주는 장면에서 큰섬 사람들에 잔뜩 화나있던 아이 표정도 금세 녹아 밝아지고… 아이 얼굴에 드러나는 그런 변화를 생생하게 보게 될 때 바깥을 향하는 내 마음의 불퉁함도 조금씩 녹는다.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말로 백마디 떠들어도 나야말로 “공동체 감각”이 있는 사람인가. (얼마전 북토크에서 배워온 말. 페미니즘 교육이 향해야 할 곳, 방점 찍어야 할 부분에 대한 이야기 중에 나왔다. 이 책 얘기해야하는데!) 어떤 것들은, 내가 어른이랍시고 아이한테 일일이 말로 가르칠 필요가 없다. 아이들 마음이 훨씬 너르고 유연하고…. 그림책은 위대하다ㅜㅜ 요르크 뮐러의 그림책 두번째인데 지난 번 책에선 책 속으로 우리를 끝없이 데리고 들어가더니 이번엔 세상사, 인간사 멀찍이 보게 만들어주구.. 대단한 작가시다.

책 읽어주는 게 솔직히 버겁지만 ㅜㅜ 아이랑 나를 같은 선 상의 동료 독자로 만들어주는 경험이라서 이런 책 같이 읽으면 의미가 크다. 아이와 그림책 읽은 것도 가끔은 남겨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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