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종의 탐사나 답사를 구상했다. 말하자면 21세기 초입 어느 한여름의 일주일 동안 잉글랜드 한구석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포착해 글로 옮겨보려는 생각이었다. 아무튼 사람들에게는 그런 식으로 구실을 댔다. 사실, 진짜 의도는 말로는 다 설명하기가 힘들었다. 나는 어떤 식으로든 일상 세계의 표면 아래에 이르고 싶었다. 잠이 든 사람이 일상의 공기를 떨쳐내고 꿈에 다다르는 것처럼 그렇게.
풍경 사이로 흐르는 강은 세계를 포착하고 운치를 한결 더해준다. 반짝이는 물결이 어우러진 세상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세상에 비해 더욱 신비로운 감이 있다. 강은 구슬을 꿰는 줄처럼 문명 속을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