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 읽고 경전 <시스터 아웃사이더> 복습하니깐 한문장, 한문장이 새롭다. 압축된 문장에 담긴 구체적인 장면들 이제 좀 안다고 가슴으로 새롭게 이해되고ㅋㅋ
리치가 오드리 로드에게 쓴 시 굶주림 찾아 <공통 언어를 향한 꿈> 꺼냈다가 정독하게 됐다. 최최애시 천연자원(차애 없다) 읽고 또 벅차오르네… 워워.. 자미 읽고 독후감 적고 싶은데 안돼서 오밤에 오바하는 꼴이고 이 글은 펑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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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광산 바깥을 묘사하면서 시작한다. 광물이 묻혀있을 산의 열기와 어둠을 상상하려니 읽는 마음도 벌써 무겁다. 여기서 “죽음 같은 무게”를 지고 일하는 사람. 시에서 콕 집어 “광부는 은유가 아니다”라고 말한, 이 광부는 “그녀”다. 먼지를 마시며 떨어지는 우리 속에서 일한다. 육체 노동만 고된 것이 아닐지도. 여자들이 없는 세상, 남자들이 없는 세상을 질문받는 인터뷰는 광산에서가 아니라 여자 머릿속에서 진행중인 걸지도 모르겠다.
광부는 상처 이후의 상처를 도모할 정도로 창의적인 동시에 “약탈자”에 대항하여 “평안하게 증언”하는 강인한 사람이다. 비범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해야만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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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성과는 차별화되는 “온화함”이 광부의 천연자원이다. 온화함은 능동적이며, 증언할 힘을 준다. 특히 “상처 이후의 상처를 만지려고 더 자비로운 도구를 창조한다”는 부분 좋아한다. 상처에 시간성을 부여해준다고 할까. 과거에 매몰될 수 밖에 없는 피해자 혹은 생존자가 본인의 상처를 “만지며touch” 주체성을 되찾도록 이 시구가 묵묵히 기다려주는 것 같아서, 내겐 치유나 극복같은 시어보다 효능감이 느껴진다.
어둠 속에서 곡괭이질하면서도 초록색 잎맥과 빛을 상상하게 하는 힘으로 광부는 캔다. 분진 자욱한 중에도 시가 희망적인 건 급부 때문도 아니고 허황된 기약 때문도 아니다. 어디로, 누구에게로 “내 운명을 내던져야 할지” 안다는 여자 시인들의 목소리가 내게 점점 더 뚜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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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일은 아마도 블랙 유니콘 읽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