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집을 비우면서 들고 온 세 권. 가을이다. 마음 흔드는 냄새랑 곤충소리. 읽는 속도가 붙는 것 같다. 기분만 내면 어쩌지 ㅋㅋ
“본다는 것”의 폭력성. 고대 그리스에서 고급 감각으로 여겨져 왔던 청각과 시각은 어떻게 남성에게 관음이라는 왜곡된 주체성을 주었는지.
첫장이 샤를 페로의 <푸른 수염>으로 시작하는데 푸른 수염이 헨리 8세나 실제 범죄자의 모델이라는 접근보다 민담에 기록된 최초의 페미사이드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8월 한달에만 포털에 오르내리는 기사와 댓글들이 유독 얼마나 끔찍했는지 떠오르면서 못 읽겠다는 마음이 올라오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그럼 안되지. 그래도 퍼나르고 읽고 소리내고 해야지. 그리고 이 책은 대중철학서라니까? 할 수 있다. 혼자 어르고 달래고 ㅋㅋㅋ 그 와중에 지역카페에는 차별금지법 반대글이 올라와 차별할 권리를 지켜내자고 아우성치고. 아- 클릭하지 말걸.
이 책이 가 닿는 곳이 어딜지. 끝이 있다고 할까??? 요즘 같아서는 실낱같은 희망도 아쉬운 상황이니까 그런 궁금함으로라도 따라가 보겠다. 할 수 있다, 지치지 마라. 그런 좋은 말이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