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자체의 재미는 나쁘지 않고, 한 여성의 내적 성장을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겠지만 여성혐오와 레이시즘 범벅이라 읽기 힘들었다. 어렸을 때 썩 재밌게 읽었는데 독서모임 도서로 선정된 덕에 다시 읽었을 때가 하필 #stopasianhate 촉발시킨 사건 있을 때. 내가 이걸 세계명작, 명화(페인티드 베일) 등등으로 소비한 것도 오리엔탈리즘과 미소지니에 기여했을 거 같다는 생각은 과장일까. 하긴 그 유구한 배척과 타자화의 역사에 내가 몇자 읽었기로서니 간에 기별도 안 가겠지만 그래도 좌절감과 배신감은 들더라. 다른 얘기지만 어린이나 청소년 권장도서로 비판 없이 서양 고전 안 넣으면 좋겠다. 요새는 안그래야 할텐데. 옐로피버에 대한 기사들을 읽어보면서 외국에서 지낼 때 지인들이 (아마도) 좋은 뜻으로 해준 말에조차 읭?하며 속으로만 떨떠름했던 기억이 여러가지 떠올랐다. 그때 왜 난 알지 못했나라는 원망도 함께. 뭐 이제 아니까 괜찮다. 그깟 고추, 그깟 살갗색. 너네나 그렇게 붙들고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