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의 세상 속으로 - 나의 이동권 이야기 나의 OOO 1
이규식 지음 / 후마니타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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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활동가의 이야기를 읽고 싶을 때가 있다. 해이해진 정신에 투쟁의 경종을 울리는… 저이처럼 몸에 신나 붓고 공권력 앞에 1열을 도맡아 싸우진 못하더라도, 투쟁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고 그들을 지원/지지하는 편에 서야겠다는 새삼스런 다짐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규식이 탈시설 후 배움ㅡ사회적 관계 맺기에 대해 서술한 부분에서 “집에 가서 쉬는 사람에게 밤늦게 오랫동안 전화하면 민폐라는 것도, 예쁜 교사가 새로 오면 좋아서 은근히 스킨십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는 문장이 나오는데, 굉장히 유감스러웠다.
추행과 민폐를 동일선상에 놓는 게, 문제의 차원이 전연 다른 일을 같은 수준처럼 서술하는 게 너무 놀랍다. 이런 문장은 편집부에서 검열 좀 했으면….

오늘도 교차성… 이라는 말을 읊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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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출간될 때만 해도 러우전쟁이 여태까지 지속될 줄은 독자인 나도 작가도 이 책을 만든 출판사 사람들도 몰랐을 것이다. 당시에는 출판으로 할 수 있는 ‘긴급행동’으로 여겨져 여기저기 소개도 많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니 지금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대학살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반전 메시지를 담은 저작물들은 미국의 미움을 사고 있는 국가 편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는다. 가해국이 러시아일 때와는 전연 다른 모습으로 세계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모든 전쟁은 불식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어떤 전쟁은 다른 전쟁보다 덜 그러해도 괜찮은 것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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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우정은 첫사랑이다 - 세상 가장 다정하고 복잡한 관계에 대하여
릴리 댄시거 지음, 송섬별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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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17년~2020년 사이에 나왔으면 잘 읽었을텐데 그 모든 격동의 페미니즘 시대를 지나쳐 지금 읽으니 이 책은 래디컬하지도 유효하지도 않게, 심지어 진부하고 보수적으로 느껴진다. 자매애를 사랑과 우정 사이 어디쯤에 놓아야 하는지가 중요한 질문이었던 시기는 이미 지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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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기원
토니 모리슨 지음, 이다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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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를 경유한 마지막 장에서 모리슨은 이렇게 쓴다.

“허구적 서사는 타자, 즉 이방인이 되거나 혹은 이방인이 되어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통제된 야생 상태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동정심과 명료한 눈을 가져볼 수 있고 자기 성찰의 위험을 감수할 기회도 얻는다.”

인간이 영원히 이야기를 가까이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두 줄이었다. 우리는 너무 나약해서, 어떻게든 타자를 구축하고 거기서부터 신념을 배양하여 자아를 확보한다. 그러니까 부지런히 이야기를 읽어서 잠깐이라도 이방인이 되어보는 경험, 스스로가 쥐고 있는 이야기를 잠시 놓고 타자가 되어보는 경험, 자기 자신에게 소외되어보는 경험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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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슬픔 아시아 문학선 1
바오 닌 지음, 하재홍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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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력도 표현력이지만 그보다 구성이 돋보였다. 연대기적 서술을 거부하고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모자이크식으로 써내려간 게 인물이 겪는 혼란과 불안을 그대로 드러내 주는 느낌…
근데 끼엔도 이 여자 저 여자 자고 다녔으면서 프엉이 딴 남자 생긴 거에 왜케 충격 받는 거임;.. 전시성폭력이 끼엔과 프엉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 방식이, 그러니까 전시성폭력이 서사 안에서 수행한 기능이 너무 후져서 전쟁의 슬픔조차 여자의 얼굴을 하지 못한다는 걸 느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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