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력이야말로 인생 최강의 무기이다 - 일류 선수의 집중력을 향상시킨 주목할 만한 호흡이론
오누키 타카시 지음, 박유미 옮김 / 청홍(지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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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막연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론의 근거를 찾았을 때의 희열이란 이런 것일까. 호흡이 중요하다 거나 명상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막연한 믿음은 깊은 실천력을 동반하지 못한다. 명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이다. 호흡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으면서 왜 살면서 호흡에 신경이 무지해지는 것일까. 아마도 호흡이 중요하다는 과학적 혹은 심리적 믿음의 부재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내가 사회적으로 형성된 일종의 정답에 막연한 믿음을 가지다가 그 원리와 이유를 설명 들은 느낌이다. 더이상 이 이론은 사회어느 부분에서 형성된 이론이 아니라, 나 스스로 남에게 설득 가능한 이유가 되었다. 책의 표지부터 편집은 옛날 책 느낌이 많이 난다. 글씨도 큼지막 하니 시원 시원하고 불필요한 말도 많지 않다. 이 책이 마음에 든 이유는 다름 아닌 도입 부분에 설명한 호흡의 설명이다.

우리의 호흡은 하루에 2만번 정도 이루어진다. 이 호흡은 우리가 무의식으로 분류하지만 어쨌건 횡경막이라는 막을 이용한다. 이는 요추에 붙어 있으며, 하루에 2만 번의 운동활동을 시행한다. 모든 근육은 반복적인 습관에 의해 모양이 형성된다. 2만 번이면 단 하루만이라도 충분히 모양이 잡힐 만큼의 반복이다. 2만 번을 수축, 팽창하기 위해 사용되는 어떤 근육은 여러 근육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에는 요추를 잡아당기며 허리에 통증을 만들어내고, 골반 모양과 방향, 위치를 변화시킨다. 다시 이 것은 대퇴골과 엉덩이 근육, 무릎에도 연쇄적으로 작용한다.

근육의 불균형은 뼈에도 작용한다. 이렇게 몸 전체가 틀어진 상태가 되면 체력저하와 혈액순환장애가 일어난다. 이는 다시 뇌로 들어가는 산소와 혈액의 양을 부족하게 하고 정신력이나 집중력의 문제를 발생시킬지도 모른다. 문제는 하나이다. 우리는 들여마시는 호흡에 비해 내 뱉는 호흡의 양의 적고, 호흡 활동의 워낙 불규칙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명상은 호흡에 집중하는 지도 모른다.

PH라는 것이 있따. 수소 이온 농도 지수로 이것이 무너지면 몸 조직은 염증이 발생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고 한다. 이는 숨을 과하게 들여마시고 내뱉는 숨의 균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호흡의 균형이 틀어지면 염증이 발생하기 쉬운 몸이된다. 이는 몸의 이상을 더 자주 느끼게 된다. 다시 이는 숨의 균형을 흐트러트린다. 악순환은 반복한다.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숨은 생각보다 나비효과의 최전선에서 우리의 큰 변화를 좌지우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헬스트레이너를 통해 운동을 배울때 될 수 있으면 코로 호흡을 들이 마시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다. 당시에는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몰랐다. 하지만 입으로 하는 호흡은 코가 지니고 있는 여과기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면역의 저하를 야기 시키고 횡경막을 움직이지 않아도 호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문제들을 일으킨다고 한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호흡에 대한 상식이 이토록 명확하게 정리되니 호흡에 더욱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예전에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곤 했다. 흔히 말하는 모범생(?) 혹은 학업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의 자세이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학생일수록 선생님의 말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앉은 자세에서도 허리가 곧고 호흡이 올바른 편이 많았다. 흔히 말하는 비염을 갖고 있거나 거북목 혹은 허리가 굽거나 삐딱한 자세이거나 어깨가 굽은 경우도 간혹 있지만, 그러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았다. 허리를 피는 이유는 자세뿐만 아니라 긴 호흡을 하는데 매우 주요한 원인을 준다. 우리 대부분은 호흡이 길거나 깊지 못하고 짧거나 빠르다. 이런 호흡은 매우 좋지 못한 호흡이다. 횡경막이라는 막 또한 엄연한 근육 중 하나이다.

근력 운동을 하면 특정 근육이 발달하는 것과 같이 깊은 호흡이 일상화 된 사람들은 횡경막과 그 연관 근육이 강한 수축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평생 얉고 빠른 호흡을 하고 있거나 입으로 호흡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반대이다. 다시 떠올려보자면 호흡과 자세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이유로 명상을 할 때, 올바른 자세를 취하라고 하는 것이다. 떠올려보자면 깊은 호흡을 하기 위해 곧은 자세를 취하라고 주변에서 말하고 있던 것이었지만, 이유가 사라지고 그저 하라는 명령만 남았기 때문에 아무런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허리가 아프거나 무릎이 아프거나 어깨 뭉침이 심하거나 목이 뻐근하거나 피곤하거나 하는 명확한 원인이 없는 만성피로나 만성적인 통증들은 흔히 자세가 삐뚤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자세를 잠시 고쳐 않는 다고 아무리 머릿속으로 떠올려봐도 우리는 어느새 비슷한 통증을 평생 앉고 살아간다. 좋은 약을 먹는 일도 몇 번과 몇 일 정도 유효하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가 다시 비슷한 통증이 생긴다. 모든 것은 호흡법에 문제가 있었다. 잘못된 호흡법은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게 만들고 목 주위와 근육을 이용하여 더 필사적으로 홓ㅂ하기 위해 목 주변을 더 긴장하게 만든다. 거북목이 되고 어깨가 굽고, 허리가 구부려진다. 잘못된 자세는 뼈에도 무리를 준다. 관절과 혈액순환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세포 재생능력과 산소 공급에 문제를 준다. 뇌의 활동에 영향을 준다. 이는 우리의 판단력에 문제를 일으키고, 따지고보자면 인생 전체가 달라진다.

노래방에서 노래르 부르거나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거나 마음껏 웃는 일 처럼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생각하는 행동이나 취미에는 담겨져 있는 공기를 밖으로 배출해내는 일이 많다. 이렇듯 숨을 내쉬는 일을 많이 하다보면 마음이 편안하고 호흡이 안정됨을 느낀다. 사실우리는 과호흡한다. 너무많이 들여마시지만 많이 내뿜지는 않는다. 몸이 아주 피곤할 때나 걱정이 있을 때 깊은 한숨을 쉬면 편안해지는 이유도 마찮가지다.

노래를 배우는 연습생들을 보면 노래를 부르는 방법에 앞서 노래를 부르는 자세와 호흡법을 배운다. 그 뒤에 배우는 것은 노래의 어느부분에 숨을 들여마시는지이다. 이렇듯 노래를 부르는 일에도 호흡과 연관되어 있다. 노래를 부르는 일은 근육을 이용하여 소리를 만드는 일이다. 근육을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수축과 팽창의 훈련이 필요하고 나쁜 자세와 호흡으로는 높은 고음이나 안정적인 저음을 낼수가 없다.

몸의 좌우가 대칭이라는 편견도 이 책을 통해 깨졌다. 생각해보면 애초에 우리의 몸은 좌우 대칭이 아닌 상태로 태어난다. 하지만 현대 의학에서는 몸이 대칭임을 강조하며 좌와 우의 균형을 말한다. 폐가 나눠진 갯수를 보자면 좌와 우는 갯수가 다르고 심장의 위치가 다르고 간의 위치도 다르다. 그런 이유로 우리의 몸은 애초에 대칭이 아니다.

너무 만족하는 책이다. 이 책은 생각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듯 하지만, 오래된 인생의 비책이 담긴 고서를 발견한듯 매우 만족한다. 시원시워한 문자만큼 페이지 수도 '팍~팍' 넘어간다. 하고자 하는 말도 명확하다. 쉽다. 그냥 문자를 읽고 넘기는 일이 아니라 내 삶을 바꿀 좋은 책이다. 지금껏 내쉬고 내뱉는 숨하나 하나가 모두 잘못됐고 그것이 이토록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한 숨이라도 먼저 교정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대단한 사람들은 명상과 호흡법을 중요시 생각했구나 하는 뒤늦은 깨닳음이 생겼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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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반장 - 방송 50주년 기념 작품
조동신 지음 / 리한컴퍼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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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이런 추리물을 읽어본다. 항상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혹은 역사 관련 책만 읽다가 이런 추리물을 읽으니 너무 재밌게 읽었다. 깊은 사색이 필요하거나 독해력이 필요하지 않고 술술 넘어가는 추리소설이다. 책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없이 수사반장이라는 방송과 연관있다는 표지의 글만 가지고 읽었다. 70년대 이 내용이 방송이 된 소재인지는 모르겠으나 짜임새 있고 쉬웠으며 반전도 있는 것이 역시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전개였다. 물론 내가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아이들은 옆에서 '베이비버스 키키묘묘 구조대'를 유튜브로 시청 중이라 몰입이 완전해지지는 못했지만, 시원 시원한 글자 규격과 빠른 전개가 아주 빠르게 몰입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소설의 장점은 배경이 70년대라는 것이다. 요즘 시대를 배경으로 추리 소설을 만들기는 참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우리생활과 뗄래야 뗄 수 없는 CCTV나 스마트폰 등의 복잡한 현대 문명이 아마 극의 몰입을 방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문물은 우리 생활 깊은 곳으로 들어 온 문화지만, 아직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적 간격이 크기 때문에 극에 완전히 몰입하기에는 쉽지 않다. 다만 이런 70년대 배경에서는 극의 몰입이 매우 좋다.

실제 이 드라마를 본 적이 없던 나로서는 그 배경과 전개 방식이 어쩐지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보는 것 처럼 느껴지게 한다. 은은하게 향수를 일으키며, 추리 소설이지만 마음이 편해진다. 책은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이 다짜고짜 사건 부터 시작한다. 1화부터 7화까지의 단편 추리 소설들이 짧지만 강하게 실려 있다. 예전에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장편 소설을 너무 재밌게 읽었던 적이 있다. 그 외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도 예전에 한창 좋아했었다. 그런 류의 추리 소설은 우리나라에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문체가 조금 더 서정적이고 묘사에 신경쓰는 우리나라의 소설보다 무언가 직선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일본 추리류가 가볍게 읽혔었다. 그런 소설을 쓰는 작가의 한국 소설을 읽고 싶었는데 마침 잘 만나게 된 것같다. 지금은 보지 않지만 수 개월 전까지 나는 넷플릭스를 즐겨 시청했었다. 넷플릭스를 보다보면 정작 한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한다. 너무나 많아진 선택지에, 이 영화 저 영화를 잠깐씩만 시청하고 영화를 고르는데도 한참이 걸린다. 하지만 어두운 밤이되면 타인의 이야기에 몰입하고 싶은 욕구는 항상 있었다. 그런 욕구를 이 책은 채워주었다.

수사반장은 실제로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오프닝송'은 우리 앞 세대의 추억 나눔 과정에서 어깨넘어로 여러차례 듣었었다. 최불암 배우 님과 조경환 배우 님이 옛날 방송 분위기에 나오는 이런 MBC 드라마의 소재는 어쩐지 올드하고 뻔하디 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1화인 야구모자를 읽는 순간 부터 바로 그런 생각이 바뀌었다. 빠른 전개와 손에 땀이 쥐어지는 속도는 '명작'으로 꼽히는 살인의 추억과 비교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 1화 부터 7화까지 모든 내용이 하나도 빠질 것 없이 좋았다.

소설은 나이가 든 수사 반장이 옛 기억을 떠올리며 회상하듯 이야기를 풀어가는 식으로 전개 되는데, 아마 이 이야기는 다소 70년대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할 현대인들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재편된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독후감에는 책에 대한 스토리는 왠만해서는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것은 추리소설에 대한 예의다. 아무런 정보가 없이 읽어야 하는 추리 소설에 간략한 스토리라도 듣는다면 그것이 결말이 아니라 하더라도 김빠지는 일이다. 살짝 아쉬운 부분이라면, 안에 담긴 내용이 너무 좋아서 그런지, 다시 표지를 봤을 때, 조금 더 멋지게 표지가 나왔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 외로는 오랫만에 가슴 조리는 추리물을 볼 수 있어서 100% 만족했다. 이 책을 다 읽어서 다시 또 추리물에 빠져 오늘 밤에는 비슷한 영화를 찾아봐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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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 대하여
미키 기요시 지음, 이윤경 옮김 / B612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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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기요시라는 일본 철학자의 책이다. 48세의 나이로 요절한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철학자로 이름이 나 있기도 하다. 그의 책을 처음 접한 나로써는 생소했지만, 첫 그의 문체를 접하면서 느꼈던 문체는 니체의 글처럼 간결하면서 사유적이다. 짧은 글에 많은 의미를 곱씹어야 하는 니체의 문체처럼 이 책의 글 또한 속독할 수 없는 깊이의 글이다. 책은 몹시 얇으나 그만큼 가볍게 읽히지는 않는다. 쉽게 말하자면 어렵다. 책의 두께는 얇지만 깊이는 얇지 않았다. 심오하고 같은 문장을 곱씹어야만 이해가 가능했다.

시작과 동시에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잘은 모르지만, 그가 이 책을 썼을 때의 나이 또한 백발 성성한 노인은 아니였다. 그런 그가 죽음에 대해 그토록 깊이 사유해본다는 것은 그의 철학의 깊이를 알려준다. 일본의 책은 비교적 쉽게 써진 글들이 많다. 글이 워낙 대중적인 매체로 자리잡은 일본에서 문학의 대중화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쉽게 읽혀지는 책들을 선보였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일본 글을 읽을 때, 첫 페이지를 열면서 갖는 조그마한 생각인, '깊이 없이 간결하고 쉽겠구나' 했던 생각을 하곤 한다.

다만 이 책은 '일본' 스럽지 않고, 다소 '독일'스럽다. 내가 갖고 있는 선입견이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선입견은 아닐 것이다. 일본의 글이 읽기 쉽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던 다른 독자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아마 나와 같은 혼란을 느낄 것이다. 예전에 니체의 글을 읽을 때가 기억이 난다. 니체의 글은 도저히 가볍게 읽을 수가 없는 글이다. 이 글 또한 그의 글처럼 가볍지가 않다.

책의 초반에 서술되어 있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에서 저자는 죽음이 '보편적'이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죽음은 보편적이다.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이들이 한 번 씩 경험하고 갔고, 지금 살아있는 모든 이들이 앞으로 경험을 보장받은 가치다. 그런 보편성에 대해 막연한 공포는 '아직 겪어보지 못한' 나의 무지일 뿐이다. 그의 글 처럼 죽음이란 어찌보면 흔해 빠진 일이다. 잘나고 못나고, 부자고 가난한 이고, 왕이고 신하고 모두가 한 번씩 겪으며 지금의 나와 내일의 나도 모두 그 방향의 한 점일 뿐이다. 그런 죽음은 행복과 맞닿아 있다.

행복을 서술하는 그의 말에 백 번 공감한다. 노래하지 않는 시인은 진정한 시인이 아니다. 진정한 가치는 그것이 밖으로 뿜어져 나왔을 때야 발현한다. 사랑하지만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능력있지만 그림을 그리지 않는 화가는 훌륭한 화가가 아니며, 뛰어나지만 사용하지 않는 칼은 더 이상 칼이 아니다. 그저 사람이고 그저 쇠뭉치일뿐이다. 자신의 능력과 실력, 감성이 폭발하듯 발현돼야 진짜 그것으로 인정된다. 진짜 행복은 내면에서만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아니다. 그것이 뿜어져 나와야하며, 많은 이들이 바라보기도 그렇게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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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 -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
김호기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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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골랐다. 한국 지성인들이 남긴 여러가지 문학이나 글을 보면 배울 것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책은 사실 펴보지 않고 골랐다. 나는 한국 지성인들의 문학 작품이 남겨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러지는 않았다. 이 책은 작가인 김호기 님이 한국 지성인들의 작품과 일생을 살펴보며 느낀 생각과 감정 그리고 평가들을 남겼다. 책은 많이 어렵지 않다. 챕터도 짧기 때문에 쉽게 쉽게 넘어간다. 다만 아쉬운 것은 실제 여기서 소개된 한국 지성인들의 작품이 실려 있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쉽다.

책에서는 지성인들의 소개와 평가들이 남겨져 있다 당연히, 그들의 작품이 실려 있기에는 분량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책을 읽다가 문뜩 문뜩, 그들의 작품을 몇 가지 찾아보게 되고, 읽는 시간도 그래서 오래걸렸다. 독립운동가와 나라세우기부터 종교와 철학, 문학, 역사, 정치, 법, 사회, 문화, 자연 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의 한국지성인들을 활자로 만나면서 쉽게 접하는 지성인들은 가볍게 접하는 에피타이저 느낌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김구나 안창호, 신영복, 한용운, 윤동주, 박경리 등 내가 배경 지식으로 알고 있는 대부분의 유명인들이 이름이 나온다. 그런 이들을 만나면 아는 사람들이 나왔다는 반가움이 든다. 하지만 그 밖에 내가 모르던 사람들이 이름도 꽤나 많이 나온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사람들 중에도 이처럼 훌륭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들은 대부분 우리의 사상이나 역사에 걸러질 이력이 덜 한 분들이 많다. 가령 똑같은 독립 운동을 하더라도, 자유진영인 남한을 지지한 인물은 조금 더 좋게 포장이 되어 유명해지고 북쪽으로 올라간 사람들은 거의 잊혀진다.

좋은 문학 작품을 남기고도 인생의 말년에 친일 행위를 하여 문학 자체가 덜 알려지는 경우고 있고, 내가 알던 상식과는 많이 다른 삶을 살았던 인물들도 분명하게 있었다. 분명한 것은 그들 또한 '지성인'으로 평가하며 문학 자체에서는 평가 절하하지 않는 저자의 객관적인 설명이 돋보인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담담하게 한국 지성인들에 대한 일대기와 문학 소개를 한다. 그가 친일을 했건, 공산당을 지지했건, 담담하게 그 지성인 자체만을 두고 평가하며 사실을 기록한다. 단순히 재밌다. 재미 없다로 평가 받을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책은 다양성을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책은 흥미로 읽어야 한다기보다, 소장 그 가치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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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만지다 - 삶이 물리학을 만나는 순간들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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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썼던 책들이 당연히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이토록 내 글들이 부끄러워 졌던 적은 없었다. 감성적인 제목의 '우주를 만지다'는 책을 읽는 도중에도, 육성으로 흘러나오는 '크~'와 같은 감탄사를 불러 일으키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작가 님을 위한 박수를 두 어번 칠 정도였다. 물리학이라는 다소 메마를 듯한 용어가 책 이곳 저곳에 있으면서도 전혀 메마르지 않고 감성적인 이 책은 잘 만들어졌다고 표현하기도 죄송스러울 정도다. 강력 추천한다.

책은 권재술 작가 님의 글이다. 나는 글쓴이를 표현할 때, 교수, 선생, 화가 등의 다른 직업이 있더라도 작가 님이라고 표현한다. 어쨌건 그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물리교육과를 졸업했다. 그 뒤로도 과학 교육에 관한 이력을 꾸준하게 갖고 계신다. 솔직히 책을 읽기 전, '교육학'을 전공한 그의 이력 때문에 깊이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었다. '교육학'은 당연히 초보를 가르치기 위해 깊이보다는 기초적인 내용에 대해 다룰 것이라는 나의 막연한 착각 때문이었다. 대단한 착각이다. 책을 읽고는 권재술 작가 님의 학문의 깊이와 문학적 소양이 뼛속까지 느껴진다.

작가의 소재에 나와 있는 작가 님의 사진은 등산복 차림이다.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저서에도 이 처럼 평범한 자신의 모습을 모여주신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다시 그의 모습을 보고는 존경심이 들만큼 소탈하다. 이런게 진짜 교육자고, 작가이고, 물리학자구나 싶은 그의 철학이 몹시 더 궁금해진다.

책은 물리학을 '삶'에 녹였다. 미시세계와 거시세계, 시간과 공간이라는 여러가지 과학적 현상들을 '에세이'와 '시' 인문학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책의 뒷 편에 김상욱 교수와 김선영 작가, 유성호 교수, 함기석 작가의 추천서들이 적혀 있다. 책 한 권 더 팔기 위해, 지인들에 부탁하고 임의로 짜집어 넣은 다른 추천서들과는 달리, 나 또한 그들과 너무나도 공감하는 감정을 갖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하는 구나.' 를 배운다. 여타 책들 중에는 사실 읽는 시간이 아까운 책들도 꽤 있다. 다만 이 책은 넘기는 페이지 하나, 하나가 모두 소중한 시선들이다. 이 책은 읽어가며 페이지 모서리를 접지 않았다. 너무 공감되고 뼈 있는 삶의 지혜와 감성이 다시 이 책을 들었을 때, 새로움으로 다가왔으면 하는 나의 욕심에서 이다. 깨끗하게 읽은 이 책은 내가 다시 삶에 감성이 메마른 시점에 찾아 읽을 것이다.

다만 책을 읽다가 육성으로 뿜어나온 '크~'의 감탄사가 발현된 몇 구절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었다. 76페이지에는 지구가 생명체로 만원인 곳이라고 설명한다. 조그만 빈터도 잡초가 자라나며 그 공백의 자리를 채워가는 생명의 공간이다. 그렇듯 인간의 몸에도, 땅에도, 공기에도, 많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며 의사와 농부는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 죽이는 일을 훨씬 더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랬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밭에 있는 수 많은 잡초를 뿌리 채 뽑고, 건조한 하늘 밑에 말려버리며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을 살포하기도 한다. 의사 또한 몸 속에 성정하고 있는 일부 '인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되는 균'을 독살 시켜 버린다. 우리는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죽일지 스스로 정당하게 판단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철저하게 인간 만을 위한 이기적인 살육은 우주 전체에서는 전혀 정당하지 않다. 인간을 포함한 물리학을 사랑하는 작가 님의 넓은 시선을 확인한 좋은 구절이다.

선택에 관한 구절에서도 절로 눈이 감겨 글을 음미할 만큼 좋은 구절이 있었다. 우리는 수 없이 많은 선택지들 중 하나를 선택하며 인생을 채워나가는데, 우리에 의해 선택된 미래는 시간이 흐르며 과거로 변해간다. '시간은 곧 미래를 죽이는 킬러'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 킬러는 모든 것을 죽이지 않고, 단 한 개만 남겨 놓는다. 그렇게 남겨진 것이 우리의 과거이고 역사고, 인생이라고 한다.

우리는 매 순간을 선택한다. 우리에게 선택받지 못했던 선택지들은 미래라는 다음 단계를 확인해보지 못하고 소멸해버린다. 우리가 선택한 미래만 겨우 다음 단계를 확인하고서 과거로 진화해간다. 그의 글을 읽으며 '난 어째서 이런 생각도 못해봤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미래는 가능성이자 꿈이다. 우리는 평생을 살면서 많은 꿈과 미래를 살해해오면서 살았다. 나의 선택에 의해 죽어진 수많은 미래와 꿈들의 희생 뒤에 겨우 '나'라는 인생이 존재하게 됐다. 얼마나 철학적인 문장인가 싶다. 이런 철학적 문장이 여러가지 '물리학 이론'과 섞여가며 엄청나게 좋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 소제목이 끝 날 때마다, 이어지는 '시'들 또한, 흔히 요즘 말하는 '뼈 때리는' 구절들이다.

오늘 아이들이 유치원을 가기 싫어 했다. 아침 일찍 '유튜브에서 콩순이 인형을 가지고 인형놀이를 하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 영상에는 초콜렛을 만들어 먹는 장면이 나왔다. 아이들은 인형 놀이를 하는 사람을 부러운 듯 보았다. 아이들의 손이 꼼질 꼼질 거렸다.

"아빠, 나도 초콜렛 만들어 먹고 싶어요."

하율이가 말했다.

"아빠가 이번 주말에 꼭 사올께~"

오늘 아침있었던 일화를 지나고 책을 폈을 때, 가슴을 후벼파는 책의 구절이 있다.

"내일 하자"라는 말은 아이와 어른에게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어른에게는 내일은 금방이지만 아이에게 내일은 먼 미래라고 한다.

그것은 모든 인간이 느낌이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했따. 시간은 그 사람의 출생에서 현재까지의 경험이 전부이고 내가 35년을 살았고 아이가 4년을 살았으면, 아이와 나의 시간의 느낌은 그 만큼 비례하여 다르다는 것이다. 아마 나에게 일주일 뒤면 아이에게는 7주 뒤나 다름 없을 것이다.

아이들은 입이 삐쭉빼쭉했지만, 알겠다고 말했다. 나는 내가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하면 당장 이마트로 가서 사버리면서, 아이들에게는 수 주를 기다리게 했던 모양새다. 어쩌면 내가 아이같고 아이가 어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학은 어렵지만, 흥미로운 소재였다. 이처럼 시로의 충분한 소재가 되기도 한다. 과학과 문학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작품이 있던가 싶다.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란 서평이다. 필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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