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 -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모르는 너희들에게
이아진(전진소녀)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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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도 제조사는 어디인지, AS는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우리는 꼼꼼하게 살핀다. 뭔가를 구매하면 사용하기 전부터 사용설명서를 차근히 살펴보고 인터넷에 사용방법을 공유해 가면서 쓴다.

한끼 식사를 하러 나가더라도 길이나 방향을 살핀다. 메뉴는 뭐가 유명한지, 브레이크타임은 언제인지, 배달은 혹시 되는지...

그러나 정작 자신은 어떤가.

그것들보다 훨씬 더 복잡한 매커니즘을 갖고 있는 스스로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 매일 써 왔고, 앞으로도 매일 써야하는 스스로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마 그저 주어진대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을까.

살면서 가끔은 잠시 멈춰서 스스로의 사용법을 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 전진소녀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이아진' 작가를 유튜브 쇼츠에서 본 적 있다. 목공에 관한 짧은 영상이다. 굉장히 묵직한 건축 기계를 다루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는데... 나는 살면서 한 번도 써 볼 것 같지 않은 그 도구 사용법을 왜 그렇게 열심히 들었을까. 아마 말하는 사람이 뿜어내는 에너지 때문일 것이다.

영상에서 나오는 밝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호주에서 유학을 하다가 '목수'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낀 그녀는 꽤 어린 나이에 명학한 진로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녀의 영상에는 단순히 건축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린 나이답게 '춤'이나 '공부'에 관한 일상 영상들도 많이 나온다.

책의 구성은 매우 흥미롭다.

'재료준비, 그릇에 옮겨담기, 식사' 등 레시피로써 삶을 어떻게 조리해야 하는지, 어떻게 음미하고 즐거야 하는지를 담아 두었다.

사실 나이가 조금 많으면 삶의 선배 노릇을 하고 싶어 하지만

오늘이라는 시간은 100살이나 한 살이나 새로 살아보는 건 당연한 일이다.

각자 자신의 요리법과 음식을 즐기는 노하우를 터득하고 상대와 공유해 가면서 '테이블' 위를 더 풍성하게 하고 맛있게 즐기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가 싶다.


20대 초반, 해외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때.

그때 참 고민이 많았다.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도 마침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겠지만 그들은 '현실'에 두발을 단단하게 딛고 이상을 보는 편이었고 안타깝게 나는 물컹거리는 진흙 위에서 끈적거리는 과거와 현실에 발목을 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진로 고민을 하지 않는 이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청년 뿐만아니라 어쩌면 노인들까지도 비슷할지 모르겠다.

'오세아니아'에서 유학 경험을 했다는 공통점.

또한 그 진로에 대한 고민의 흔적 때문일까. 그녀의 생각에 많은 부분이 공감됐다. 청소년 진로고민을 위한 청소년추천도서로 꼽을 만하다.

사실 영상만 봐서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글'에서는 꽤 진솔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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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오 클리닉의 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 - 나이를 초월하는 건강수명의 과학
네이선 르브라쇠르.크리스티나 첸 지음, 김주희 옮김, 이윤환 감수 / 청림Life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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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메이오 클리닉'이 뭔데?

대부분의 한국 독자들에게 '메이오 클리닉'은 낯선 고유명사입니다.

그래서 당췌 '메이오 클리닉'이 뭔지,

그리고

'메이오 클리닉'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노화를 낮추는지

한 번 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메이오 클리닉

메이오클리닉은 세계 최고의 병원입니다.

미국에서는 '하버드'에 견줄 만큼 신뢰 받는 병원이 있는데요?

바로 메이오 클리닉(Mayo Clinic)입니다.

1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이 병원은

미국 내 병원 평가에서 9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곳입니다.

단순히 진료를 잘한다는 의미를 넘어

의료계의 표준을 만들고

전 세계 의사들이 교과서처럼 참고하는 기관이 '메이오'클리닉'입니다.

메이오 클리닉에는

환자 한명을 위해서 여러 명의 전문의가 함께 협진하는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병에 걸리지 않고 더 오래 건강하게 살수 있을까,

고민하는 병원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 병원에서는

'노화'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을까요?노화를 늦춘다?

늙지 않는 건 불가능하지만,

천천히 늙는 건 가능하다고

메이오 클리닉은 말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기대수명이 높은 건 유명합니다.

다만 여기서 수명은 '건강수명'과는 다릅니다.

건강수명이란

'병' 없이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기간을 말하는데요.

이 기간을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에서는 크게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전략을 제안합니다.첫째, 움직여라, 매일!

걷기, 근력운동, 균형감각 훈련은 치매와 낙상을 모두 막는 가장 강력한 약입니다.둘째, 잘 먹어라, 과학적으로!

지중해식 식단, 당 지수 낮추기, 비타민D와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셋째, 마음을 훈련하라!

명상, 감사일기, 긍정적 사고는 단순한 정신위안이 아니라 노화 방지의 도구입니다.넷째, 사람과 연결되어라!

외로움은 담배보다 나쁜 습관입니다. 친구, 배우자, 공동체는 '건강 자산'입니다.다섯째, 계획히라!

은퇴 이후의 삶, 재정, 삶의 의미를 미리 설계하라고 조언합니다.

건강은 육체만이 아니라 삶 전체의 균형에서 나온다는 철학입니다.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어떻게 늙을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메이오 클리닉은 피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노화는 과정이고 과정은

진행의 방향은 막을 수 없지만 속도는 조절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의 짧은 글만으로는

정보를 다 담을 수가 없습니다.

건강과 노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구매후 일독해도 좋을 것 같아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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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너와 나의 인간다움을 지키는 최소한의 삶의 덕목
엄성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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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에 치열한 시대, 계산은 빠를수록 좋다.

손해 보지 않고, 시간 낭비하지 않고, 언제나 이득이 되는 쪽을 고르는 것이 좋다. 다만 단기적으로 그렇다는 의미다. 세상은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이뤄져 있다.

이게 굉장히 추상적인 개념이라 '뜬구름' 잡는 말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은행은 '신용'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 보이지 않는 '신용'을 담보도 '돈'을 빌려준다는 개념은 '신용'이라는 것이 보여지는 것보다 더 믿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돈'이라는 것도 사실 그렇다. '돈'이라는 것은 '종이'혹은 '디지털 숫자'일 뿐이다. 이것이 가치가 있다고 믿는 이유는 실제로 그 '종이쪼가리'에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 '신뢰'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돈이 가진 실체는 '금'이나 '물건'이 아니라 '사람들의 집단적 믿음' 대문이다. 신용, 신뢰, 평판 이런 것은 어떤 의미에서 진짜 '자산'이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이라는 것은 굉장히 일차원적인 자산이다.

원시 사회에서는 '신용'이 없어 오직 물물교환을 통해서만 거래가 이뤄졌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오롯하게 집중하면 일어나는 일이다. 그렇지 않은가.

국경선은 지도 위에 그어진 선일뿐, 실제 그곳에 가면 아무것도 없다. 국가라는 개념 자체가 집단적 상상위에 세워진 질서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도 사회가 만든 공동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인권, 법, 계약 모두 종이 위에 문장에 불과하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언어가 만들어낸 질서이며, '유발하라리'의 말에 의하면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인지혁명의 결과'이다.

우리 인간은 인지 혁명을 겪으며 사회적 허구에 가치를 부여했다. 고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가 주는 추상적 신뢰를 얻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어린아이의 신용'을 담보로 '자동차'를 구매할 수 없다. '무직자'의 신용을 담보로 집을 판매하지 않는다. 대체로 '사회적 평판'은 아주 중요하다.


'겸손', '감사', '효', '신뢰', '정직' 이 다섯가지는 '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항 덕목이다.

겸손, 신뢰를 축적하는 태도다.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게 아니라 상대를 먼저 보겟다는 의지다. 겸손한 사람은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겸손한 사람에게 비난이 아니라 기회를 더 준다. 겸손은 관계 안에서 신뢰가 무형 자산을 천천히 축적하는 방식이다. 감사, 공동체를 순환시키는 에너지다.

감사를 표현하는 사람은 단지 예의 바른 게 아니다. 그는 받은 것을 의식하고 기억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감사는 신뢰를 환기시키고 타인의 기여를 복리처럼 늘려준다.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회적 관계에서 신뢰를 끊는 사람으로 기억된다. 효, 책임을 자발적으로 감당하는 성숙이다.

효는 단순한 전통 윤리가 아니다. 인간이 가진 관계의 뿌리를 인식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태도다. 누군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 가정을 버티려는 의지력은 사회전체에 신뢰 기반과도 연결된다. 효는 책임감의 가장 오래된 형태이자, 가장 직관적인 공동체 윤리다.신뢰, 모든 보이지 않는 자산의 핵심이다.

신뢰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없으면 아무것도 안된다. 계약서가 법적 효력을 지니는 건, 종이가 아니라, 그 종이에 부여된 신뢰 때문이다. 신뢰는 속도보다 깊이를 만든다. 겸손한 사람, 감사할 줄 아는 사람, 효를 실천하는 사람, 정직한 사람은 결국 신뢰를 축적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정직, 평판의 원천이다.

정직은 단기적으로 분리해 보인다. 다만 신뢰와 평판의 기본 재료가 정직이다. 거짓말로 얻은 이익은 항상 그 유통기한이 짧다. 정직한 사람은 오래 기억되고, 위기에 살아남는다. 그리고 어디서나 필요로 한다. 결국 윤리란, 내가 얼마나 신뢰받을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겸손, 감사, 효, 신뢰, 정직은 보이지 않지만 실질을 지배하는 자산이다.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그 자산을 어떻게 축적하며 살것인가에 대한 조용하고 단단한 지침서다.

요즘 같은 시대에 계산적이고 약삭 빠른 집단이 언제나 승리를 쟁취하고 더 많은 것을 얻어갈것 같지만, 사회가 복잡해 질수록 우리는 '인지혁명' 아래에서 더 정교해진 '사회적 허구 시스템'에 종속받는다. 다시말해 어쩌면 과거보다 더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과거에는 기껏해봐야 품앗이나 두레 같은 방식으로 '신뢰'를 사용했겠지만, 지금은 비즈니스, 정치, 사회를 포함하여 사용되지 않는 부분이 없다.

이런 신뢰는 대체로 '시간'이 증명한다. 우리는 '척'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지속할수는 없다. 시간이라는 무한대의 자원 아래 우리는 모두 본성을 드러내게 되어 있다. 고로 이러한 훈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그것을 '삶'에 녹여낸 이들이 가져간 '신뢰'는 어마무시한 자산이 된다.

고로 '어른'이라는 것은 '시간'이라는 자원에 의해 자연히 드러난 인격적 침식의 결과다.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되면서 허물을 다 드러내놓고 산다. 모두가 실수를 하며 본성을 나타내고 경력과 이력으로 자신의 모든 세월을 보여준다.

고로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꼼꼼한 신뢰'를 쌓아하는 삶을 증명해는 것과 같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계산적이고 더 눈앞에 이익을 쫒을 것이 아니라 신뢰라는 무서운 자산을 쌓아가야 한다는 다짐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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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녀들의 수직사회 스토리콜렉터 122
우제주 지음, 황선영 옮김 / 북로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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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다.

기후위기로 바다에 잠긴섬...

그곳에서 계급으로 나눠진 사람과 사회..

서로 다른 색으로 나뉜 구역, 가족을 찢어놓는 사회...

기후변화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소설 '아름다운 소녀들의 수직사회'는 미래에 펼쳐질 변화를 상상한 소설이다. 해수면이 점점 높아져 정부는 국민을 등급으로 나눈다. 그리고 다른 색의 구역에 배정한다.

'초록, 노랑, 빨강, 검정'

그 구역들은 계급을 상징한다.

문제는 가족조차 같은 등급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적, 경제력, 지위 등을 기준으로 최상위권 아이만 입할 할 수 있는 '수직농장부속 학교'에 장리팅과 린위안은 배정된다.

초록색 구역,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여유로운 환경이다. 다만 그 안에서도 또다른 위계질서가 있다.

학교에서 만난 '진유롼, 진유홍 자매', 마커웨이. 이들은 확고한 서열을 갖고 있다. 외모나 말투, 부모의 배경, 친구를 대하는 태도까지 모든 것이 그렇다. 처음에 장리팅과 린위안은 그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애를 쓰지만 구조는 이 우정을 허락하지 않는다.

우제주 작가는 소설을 통해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듯 하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고, 서열은 어느 곳에서나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사회와 학교가 만들어내는 시스템은 너무도 쉽게 사람을 나누고 지워버린다. '아름다운 소녀들의 수직사회'는 그 인간 관계가 지워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실 따지고보면 위계질서는 언제든지, 어디에서나 있어 왔다. 하다못해 학창시절 교실배치에서도 보였다. 웃음소리 하나, 수업시간에 앉는 자리, 버스 좌석 위치까지 어쩌면 우리 인간은 '너와는 다르다'라는 것을 반드시 구분짓고 싶어하는 동물인듯 하다.

그런 본능은 실존 위기에 빠져 있을 때, 더 발생한다. 기후위기가 실제 위협 아래 어쩌면 인간은 가장 먼저 위계를 설정할 것이다. 기후위기란 시간의 문제 속에서 언젠가 받아 들여야 할 환경이 되어가는지 모른다.

다시말해서 우리사회는 어차피 만들어진 '위계질서'의 속으로 점차 우리를 분리 시킬 수도 있다. '설국열차'의 열차칸처럼 우리는 과거나 현재, 미래 할 것 없이 '그들'과 '우리'를 분류하고 결과적으로 점차 고립되어가는지 모른다.

지금도 세계 이곳 저곳에서 벌어지는 갈등 상황 속에서 우리가 가진 본성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흥미로운 소재의 소설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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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새로운 부의 지도 - 위기의 역사는 어떻게 투자의 판도를 바꾸었는가
홍기훈.김동호 지음 / 청림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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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는 역설이 있다. 바로 돈이 많아지면 돈은 가치를 잃는다는 점이다. 사회적으로 돈이 많아지면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은 가난해진다. 가치가 없는 것을 많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자본주의의 특성상 돈(통화량)은 시장에 늘어나게 되어 있다. 그것은 '자본주의 설계'가 애초에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금융시스템은 '이자'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다.

은행은 이자를 붙여 돈을 빌려준다. 가령 100만원을 빌려주면 110만원을 갚으라고 한다. 사회에 없던 10만원을 더 갚아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대출이 발생해야 한다. 그렇게 돈은 꾸준하게 시장으로 풀려나간다. 지속적으로 돈이 시장에 '이자'를 명목으로 풀어진다. 통화량이 증가한다. 돈의 가치는 줄어든다.

자본주의는 '성장'을 전제로 한 시스템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장'하지 않으면 '실업, 도산, 파산'이 늘어난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순간, 빌린 돈 보다 더 많은 돈을 갚아야 한다. 기한은 정해져 있다. 고로 모두가 풀려진 돈 이상의 것을 벌기 위해 악착같이 치열해진다. 애초에 우상향하지 않으면 도산하거나 다른 대출을 빌려 대출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즉, 가난한 사람들은 구조적으로 더 가난해지고 성장하는 이들은 '우상향'의 기울기를 넘어선만큼만 더 부유해진다. 나머지는 멈춰 있거나 가난해진다. 성장이 없으면 시스템은 붕괴한다. 고로 경제를 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돈은 꾸준하게 공급되어야 한다. 100만원을 빌려주고 110만원을 갚게 하려면 꾸준하게 100만원을 빌려주는 것이다. 물론 다시 받을 때는 110만원이다. 공급이 무한대로 늘어난다. 고로 시장에서 돈의 가치는 꾸준하게 줄어든다.

경기가 침체될 때 은행과 중앙정부는 돈을 풀어서 살리는 통화정책을 펼친다. 재난지원금이나 저금리, 양적완화 등 모두 그렇다. 100만원을 빌려간 이들에게 110만원을 갚으라고 했더니 그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다가 결국 파산하고 도산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그러면 은행과 정부는 또다른 110만원짜리 100만원을 시장에 푼다. 불황이 오면 돈은 계속 많아진다. 돈이 많아지면 돈의 가치는 줄어든다. 돈의 가치가 줄어들면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든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면 '돈' 말고는 가질 수 있는 것들이 사라진다.

사회적으로 '돈'이 많아지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다른 자산의 가치는 올라간다. 고로 부를 얻는다는 것은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즉, '부'는 돈이 많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돈'이 많아지는 필연 속에서 '다른 자산'이 많아야 하는 것이다.

돈이 하찮아져야 '부'는 형성된다. 아이러니하기만 그렇다. 예전에는 '대학만 나오면 성공'이라는 말이 있었다. 대학 진학률이 70% 이상에 육박하는 현재에는 통용되지 않는다. 모두가 갖고 있으면 차별화되지 않는다. 과거 희귀 했던 것은 '기본값'으로 변경된다. '대학졸업장'의 가치가 떨어진 셈이다. 이유는 그렇다. 모두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희귀하지 않은 것은 가치가 없다. 모두가 가지는 순간, 그것은 더이상 가치를 갖지 않는다. 그것이 시장 논리다. 한때는 자격증, 한 때는 유학, 한때는 SNS 팔로워 수가 그랬다. 가진 사람들만 가졌을 때, 그것은 빛이 난다. 다만 모두가 갖게 되면 그것은 희귀함을 잃고 평범함이 된다. 사장은 이처럼 '기준'을 찾는다. '희귀성'은 언제나 다음 장소를 찾아 돌아다니고 그 '희귀성'이 머문 자리에 '가치'가 생긴다.

계란 하나를 사기 위해 '지폐'를 '수레'에 퍼다 줬다는 '초인플레이션'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돈이 많아지면 한 수레의 돈으로 계란도 사지 못한다. 구매력은 줄어든다. 고로 돈을 들고 있다면 오래 들고 있어서는 안된다. 도이 흔해질 기미를 보이면 재깍재깍 다른 자산으로 바꿔야 한다. 다른 자산은 공급이 한정적인 것을 타겟으로 해야한다. '돈'이라는 것'은 공급이 무한대이다. 공급이 무한대인 것으로 공급히 한정적인 것을 구매하면 당연히 희귀한 것의 가치가 오른다.

대표적으로 부동산, 비트코인, 주식, 금, 그림이 그렇다. 한정된 파이가 시장에 있고 무한대로 공급되는 돈은 그것을 살 수 있게 한다. 단 돈은 아주 조금씩 공급되기에 체감하기 쉽지 않다.

그걸 모르고 '돈'만 모아서는 부를 얻을 수 없다. 여기서 '부'라는 것은 상대적이다. 100억원과 100원의 가치는 상대적이다. 둘다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고 해도 100억원을 갖고 있는 사람과 100원을 갖고 있는 사람의 상대적 가치도 각각 다르게 줄어든다. 둘다 50%를 잃는다고 했을 때, 100억을 가진 사람들은 50억을 잃지만 100원을 가진 사람들은 50원만 잃는다. 자산의 가치도 같은 메커니즘이다.

고로 초기의 목돈 얼마를 만들기 전까지는 '저축'이 정답이고 그 이후에는 무조건 '투자'가 정답이다. 100원을 가진 사람들이 20%냐, 30%냐, 그 수익률을 얻기 위해 전전긍긍할 수는 없다. 그들의 목적은 일단 100원이 아닌 최소 1억 정도를 갖는 것이다. 목돈이 모이면 비로소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용한 부를 얻을 수 있다.

시장에 무한대로 공급되는 돈 중에서 목돈들은 결국 어떤 자산으로 향하게 된다. 한정된 자원을 두고 꾸준하게 돈이 경쟁을 벌인다. 그러다보면 자산의 가치는 계속해서 올라간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자산을 얻기 위해 꾸준하게 돈을 빌려주던 은행과 정부가 수도꼭지를 잠그면 폭탄을 돌리던 수많은 경쟁자 중 일부가 파산하기 시작한다. 파산하거나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르면 상당수는 다시 자산을 시장에 던진다. 자산의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그 현상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 그것이 '버블 붕괴'다. 다만 그들이 던진 자산은 언제나 한정적 자원이다. 반대로 돈은 꾸준히 무한대로 늘어난다. 고로 버블이 붕괴되어 많은 이들이 파산을 하거나 도산을 하거나 실업을 할 때, 사실은 그때가 자산 가격이 가장 낮은 시기이며 그 시기에 자산을 매입하면 다시 한정된 자산의 가치는 시간을 따라 올라간다.

세상은 점점 더 많은 돈을 찍어낸다.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중앙은행은 돈을 찍어낼 것이고, 돈은 시장으로 흘러갈 것이고, 버블이 올 것이다. 누군가는 피해자가 되고, 누군가는 부자가 된다. 이것은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이해다.

그렇다면 그러한 시스템을 역사가 꾸준하게 증명해내고 있는 가운데 어떤 포지셔닝을 취해야 할 것인가. 그것이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의 다음 선택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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