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맥주 한 잔 하고 싶다
누군가 문을 열고 있었지만 그녀는 모르는 척 맥주만 홀짝홀짝 마셨다
술에 밀렸네...
술 먹느라 바빠서 아는 척도 안 해주고
늦게 와서 삐진 건가?
마음과 달리 말은 예쁘게 나오지 않는다
바로 오려고 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서..
미리 연락하려고 했는데 번호를 몰라서 연락 못 했어
술은 혼자 먹는 것보다 둘이 먹는 게 더 맛있는데
미국에서는 소맥 안 먹나?
처음 먹는 소맥은 첫맛부터가 씁쓸하면서도 묘하게 입맛을 자극했다
시모츠키는 엑스트라를 좋아한다
듣다 보면 오히려 응석 부리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다음엔 꼭 나한테 연락해야 한다?
능청스러운 말투에 웃음이 나왔다
거짓을 말할 수도 사실을 말할 수도 없었다
끊긴 전화를 잠시 쳐다봤다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드는 건 기우라고 생각했다
말을 하다 마는 게 가장 큰 고문이었다
앞으로 오피스텔에는 오지 말라는 말을 꺼내야겠다 생각했다
공적인 장소라 말을 못하는 거면 방으로 끌고 가야 하나
좀 잘해주니까 기어올라도 되겠다 싶어?
네가 내 언행을 지적해도 될 정도로 만만해졌어?
회사 앞이었다
돌직구로 때려 박는 질문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다
사귀자고 말해도 대답도 못 할 거면서
흡사 악귀를 쫓는 행위와도 같았다
하나가 조용하면 하나가 터지는 게 회사 일이라고 하더니...
들어 봤자 속을 편하게 하지 못하게 할 답인데도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일부러 전달 안 했어요
두 분이 친구 사이인 건 뻔히 아는데도 이상하게 전달하기가 싫었어요
왜 마음에도 없는 말들이 툭툭 나오는 걸까
궁금한 건 많았지만 이제 제가 먼저 말을 걸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역시 보기 좋은 한 쌍이다
내가 나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