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 - 신화와 어원으로 읽는 요가 이야기
클레망틴 에르피쿰 지음, 류은소라 옮김 / 미래의창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연꽃 자세는 요가의 창시자인 시바가 자신의 아내인 파르바티Parvai에게 요가를 전수하기 직전에 취했던 첫 번째 요가 자세다. 연꽃자세는 명상을 상징하는데, 이는 척추를 곧게 세운 상태로 편안히 앉는 자세다. 연꽃자세를 통해 명상의 깊은 단계에 도달한 요기의 몸은안정을 유지한 채 미동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연꽃자세에서 요기는 골반을 통해 자세를 고정시킨다. 척추는 연꽃줄기처럼 유연하면서도 곧다. 천 개의 꽃잎을 가진 연꽃은 머리의정상, 즉 정수리를 의미한다. 사람의 정수리에는 사하스라라 Sahasrara차크라가 위치해 있다. 막 피어나기 시작한, 혹은 활짝 핀 연꽃은 씨앗에 담긴 가능성의 실현, 존재의 가능성의 실현을 상징한다.
요가 수행의 길에 접어든 이들 중 연꽃의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싶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수행자는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연꽃을 피울 수 없다. 단지 연꽃이 자라기를 지켜볼 뿐이다. - P24

삼각 자세에서 요기는 이 세 가지 힘의 조화로운 균형을 모색한다. 관성의 힘인 타마스는 운동의 힘인 라자스와 함께 안정된 기반을형성한다. 그 위에서 요기는 삼각형의 정점으로 알려진 사트바 균형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균형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삼각 자세에서 요기는 먼저 두 발을 지면에 단단히 고정시키고, 두 다리에 무게를 분산한 뒤비로소 시선을 하늘에 두어야 한다. 타마스와 라자스 사이에서 몸은 지속적으로 미미하게 흔들릴 것이며, 그러한 과정 끝에 어느 순간 사트바 굴형을 찾게 될 것이다.
이 평형 상태를 통해 요기는 진정한 요가를 수행하게 된다. 요가는 어원적으로 "결합하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위를 가르키는 삼각형을 상징하는 순수 의식인 푸루샤, 시바와 아래를 가르키는 삼각형을 표현하는 자연인 프라크리티, 우주의 창조적 에너지인 샤티를 결합하는 것이다. 한 손은 하늘을 향하게 두고, 다른 손으로는 땅을 짚어서 정신과 물질을 하나로 합친다. 요기의 몸은 이렇게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다리가 된다. - P28

아난타 뱀은 태초의 바다에 머물다가 브라흐마가 깨어난 걸 알아차리는 순간, 창조의 토대 역할을 한다. 이와 유사하게 쿤달리니는 개인이 잠재적 에너지를 자각할 때 변화를 보인다.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쿤달리니 에너지를 펼치는 것은 자신의 쿤달리니를 자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코브라 자세는 이 각성 단계를 상징한다. 배를 대고 엎드린 상태에서 머리와 상체를 들어 올리는 이 자세는 똬리를 풀고 몸을 일으켜자신의 모습을 더 크게 만드는 코브라와 닮았다. - P32

작은 물고기를 구해준 사티야브라트 왕은 인류의 법을 제정하는마누가 된다. 그런 그의 미덕을 드러내기 위해 비슈누는 물고기로 변했다. 다른 이야기들에 등장하는 것처럼 여기서도 물고기는 구원하는 존재이자 계시하는 존재다.
비슈누는 깊은 바닷속에서 지혜의 책 베다를 되찾고, 인류의 법을제정하는 이에게 지혜를 전달하기 위해 물고기로 화신했다. 요기는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서 지혜와 정의를 찾고자 물고기 자세를 수행한다. - P38

시체 자세에서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상태가 바로 이것이다. 요기는 몸에 힘을 완전히 빼고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서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 먼저 움직임을 멈춘다. 눈을 감고, 감각하기를 멈추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자극으로부터 멀어지는 연습을 한다. 이 과정을 통해요기의 정신은 차분히 가라앉는다. 작용이 없는 상태에서는 반작용도 일어나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에너지는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 허비되지만, 시체 자세에서 에너지는 몸과 정신을 집중하는 데 쓰인다. 다만, 시체 자세로잠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몸은 움직이지 않지만 의식은 또렷이살아 있어야 한다. 요기는 주의 깊은 관찰자가 되어 자신의 내부에 흐르는 에너지를 느낀다. 자신의 기억, 욕망, 계획, 후회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현재의 호흡을 해야 한다. 시체 자세를 취하며 요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생생히 살아 있게 될 것이다. - P52

거북이가 된 요기는 외부의 환경에서 감각을 회수하고, 정신을 내부로 향하게 한다. 외부의 어떤 동요에도 흔들리지 않는 요기는 진정한 요가의 길로 들어선다. 그 길에서 서두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거북이는 장생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거북이가 불멸의 생명수를 뽑아내는 데 도움을 주는 동물로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천천히 그리고 침착하게 이동하는 거북이처럼 요가를 수행한다면, 우리도 거북이와 같은 장생에 이르게 되지 않을까? 또한 거북이는 결코방향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끈기와 결단력을 가지고 거북이가 이끄는 요가의 길을 걸어보자. - P58

공작 자세는 음식물 소화만 돕는 것이 아니다. ‘백물의 독‘ 칼라쿠타를 제거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칼라쿠타는 타마스 성향의 맹목, 무지. 모호함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이는 삶의 독소, 유해한 경험을가리키기도 한다. 요가 수련은 정신적 소화 능력을 키워, 삶의 우여곡절을 소화할 수 있게 도와준다. 공작 자세는 인생의 안정을 기약하는자세다. - P63

팔과 다리가 얽힌 채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잡는 독수 자세는 새들의 왕인 독수리에겨 바치는 흥미로운 자세다. 흔히 독수리를 생각하면 두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독수리 자세는 오히려 몸을 앞으로 모은다. 이 행위에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독수리 자세와 같이 몸을 앞으로 모으는 이유는 더 잘 날기 위해서다. 가루다가 힘을 집중시켜 광채를 천 분의 1로 줄인 것처럼 요기는 자신의 잠재적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집중시킨다. 이자세는팔꿈치를조이면서 호흡의 폭을 줄이고, 등 위쪽의 능형근을 당긴다. 이를 통해 요기는 견갑골(어깨뼈)을 펴게 된다. 우리는 독수리 자세를 통해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보다 잘 발휘하는 법을 배운다.
신체적 집중은 정신적 집중을 불러온다. 신화에서 가루다는 세상을 수호하는 신인 비슈누가 타고 다니는 새가 된다. 세상의 조화가 위태로울 때, 가루다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비슈누를 호위한다. 가루다처럼 요기는 독수리 자세에서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미미한시각적 혹은 청각적 자극만으로도 균형은 깨지기 쉽다. 시선이 흔들리기만 해도 중심을 잃을 것이다.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유지하려면 먼저 자신의 시선과 생각을 고정해야 한다. 요기는 시선을 고정하며 독수리의 예리함을 배운다. 독수리의 뛰어난 시력은 사물을 실제 모습그대로, 즉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을 상징한다. 온갖 장애물을 뚫고 암리타를 획득하기 위해 가루다는 무엇보다 명확한 상황 분석력을 발휘해야 했다. - P68


반달 자세의 상징성
달은 변화와 성장을 상징한다. 힌두 신화에서 달의 신 찬드라가 커지고 작아지기를 반복하듯, 우리도 살면서 인생의 높고 낮음, 차고 기움을 직접 경험한다.
반달 자세는 어떤 것도 고정돼 있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의 삶, 감정, 능력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보름달이 있으면 그믐달도 있기 마련이다. 찬드라가 시바의 머리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우리도 재충전의 기회가 필요하다. 우리를 성장하게 하는 활동, 피로를 회복시키는 숙면, 건강한 먹거리, 요가 수련으로 맞춘 신체적 평형 등을 통해우리는 정신적·정서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 P71

개구리 자세의 상징성
인도에서는 몇 달간의 가뭄이 끝나면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데, 이는 자연이 잠에서 깨어나며 다시 한 해가 시작되는 걸 알리는 신호다. 개구리 울음소리는 다시 찾아온 우기를 나타낸다. 베다성가에는 개구리가 비를 내리는 힘을 가진 존재로 등장한다. 양서류는 특성상 물과 관련이 깊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번식을 상징한다.
개구리자세에서 요기는 개구리가 된다. 이 자세에서 요기는 생명의 근원이자 수용체인 골반을 최대한 사용하여 축적된 긴장을 풀어준다. 개구리 자세는 골반을 열어주며, 신장 부위에 위치한 스바디스타나 Swadhistana 차크라의 균형을 잡아준다. 스바디스타나 차크라는 물과 미각과 관련이 있는데, 이는 불의 신 아그니가 개구리에게서 빼앗은 것이다.
스바디스타나 차크라는 상황 적응 능력을 주관한다. 개구리 자세를 통해 요기는 올챙이에서 개구리가 되는 변화를 겪을 것이다. 개구리 자세를 수행하다 보면 어떤 일이 생기든 이와 같은 변화에 적응할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 P80

막대 자세의 상징성
단다는 막대 또는 지팡이를 의미하는데, 이는 힌두 신화에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때로는 무기로, 때로는 신들의 처벌 도구로 나오는 단다는 지휘봉, 정당한 권위를 상징한다. 또는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세계의 축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단다아사나는 막뎌 자세 혹은 지팡이 자세라는 의미이며, 이때 단다는 척추를 상징한다. 척추는 몸 전체를 지탱하는 중심축이다. 에너지가 흐르는 통로를 나디라 하는데, 세 개의 주요나디가위치한곳이 바로 척추 부위다.
막대 자세는 척추와 다리를 곧게 펴고 앉는 자세다. 순례자의 지팡이처럼 척추는 버팀목이자 안내자다. 요가에서 막대 자세는 중요한 기본 자세로 작용한다. 모든 아사나의 토대와 호흡법의 기본이 척추를 바로 세우는 것에서 시작된다. 서서 하는 동작이든 앉아서 하는동작이든 척추를 곧게 세워 공간을 만들어줘야 바른 심호흡이 가능해진다. 바로 선 척추는 활발한 에너지 순환의 첫 번째 조건이다. 막대 자세에서 척추는 지팡이의 힘과 곧음을 얻는다. 이를 통해 척추는요가의 길에 반드시 필요한 안내자가 되고,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것이다.
막대 자세는 겉보기에는 정적이지만, 내부에서는 수많은 움직임이 일어난다. 곧게 뻗은 강한 척추는 단단한 자세를 통해 이완된 몸을잊게 해준다. 요기는 막대 자세로 이를 훈련할 수 있다. - P97

‘금강좌‘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진 금강 자세를 수행하면 몸이 강하고 단단해지며 나아가 유연해진다. 이러한 변화는 호흡 pranayama 과명상에 안정감을 가져다줄 것이다. 금강은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이다. 금강은 무명 avidya의 사슬을 끊고 우리를 해방시키는 깨달음을의미한다. 금강 같은 몸을 이루어 무명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 이것이야말로 요가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 P101

요기들은 키도 체형도 각자 다르다. 누군가에게 어떤 요가 자세가유리하다면, 같은 이유로 다른 자세는 불리할 것이다. 아쉬타바크라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는 저마다 다른 신체가 있다는 걸 기억하자. 이를 통해 완벽한 자세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자. 수많은 요가자세들을 미학적으로 완벽하게 성취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팔각 자세를 수행하며 몸을 자세에 맟추는 것이 아닌, 자세를 몸에 맞게 이용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요기는 성취를 위해 요가를 수햇하지 않는다. 요가는 깨달음을 위한 것이다. - P109

반 물고기 신 자세에는 음기와 양기가 결합되어, 하타요가의 목표인 양(하)과 음(타)의 조화를 추구하게 된다. 요기는 왼쪽으로 몸을돌리며 차분하고 수용적인 음기를 접하고,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며활동적이고 뻗어나가는 양기를 접한다.
비대칭 자세를 실행하며 일반적으로 요기는 어느 한쪽이 더 수월하게 이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물고기 자세를 통해 꾸준히 균형을 맞추는 연습을 하면,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마첸드라 전설은 호기심, 열정, 집중, 경청하는 자세 등 요가 수련에 필요한 자질을 길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나 수련자가지식을 통해 내적인 향상을 경험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요가 아사나를 실천에 옮기면 그 내부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해안가를 향해 헤엄치는 물고기가 그랬듯, 이 지식을 행동에 옮긴이에게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바로 요기로의 변화가아닐까? - P128

요가 수련에서 합장 자세는 산 자세나 나무 자세 등 두 손을 맞대는 모든 자세에 수반된다. 이는 평온함을 의미하며, 자기 자신에게로되돌아오는 몸짓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 자세를 통해 수련자는자신에게 집중하여 명상에 들어갈 준비를 하게 된다.
합장 자세는 겸손의 표현이기도 하다. 합장 자세를 통해 요기는자아를 내려놓는 연습을 하며, 요가의 본질을 생각하게 된다. 요가를수련한다는 의미는 단순히 요가 자세를 취하는 데 있지 않다. 깨달음을 향해 걸어나가는 과정이 바로 요가수련이다.
"합장 자세는 영적 깨달음을 향한 의지의 발전 가능성을 상징한다."
-크리슈나마차리야 Krishnamacharya - P136

쟁기자세에서 요기의 몸은 원시 쟁기의 모양과 유사해진다. 또한쟁기가 갖는 상징적 의미는 요가에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 파종 전에땅을 갈아엎는 것은 겨우내 굳어진 땅을 부드럽게 만들고, 그 안에 공기를 통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와 마찬가지로 쟁기 자세는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원활한 신진대사를 돕는다. 쟁기 자세는 목덜미부터 뒤꿈치까지 몸 뒷부분 전체를 이완시켜서, 척추를 건강하고 유연하게유지하도록 돕는다. 여느 자세들과 마찬가지로 쟁기 자세를 통해 요기는 호흡, 집중, 명상 등 다른 요가 수련을 하는 데 필요한 신체적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요가 아사나 수련에서는 육체적 수련과 정신적 수련이 언제나 함께 이루어진다. 해마다 농부가 땅을 갈아엎어 토양의 다공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요기는 정신의 개방성과 수용성을 유지하기 위해 그토대를 갈고 닦아야 한다. 그렇게 요기는 자만, 무지, 두려움의 근원을제거하고, 깨달음의 씨앗을 뿌린다. 생생하게 날이 선 쟁기와 같이 요기는 마음의 분별력을 바로 세워 자신의 삶을 비옥하게 만들 것이다. - P146

활 자세를 취한 요기의 몸은 활쏘기 직전의 활과 같은 모양을 이룬다. 뒤로 구부린 다리를 잡은 두 팔은 활시위가 되고, 어깨부터 다리까지 구부려 올린 몸통은 활이 된다. 요기는 활이면서 화살이고, 동시에 과녁이다. 요기의 몸은 활을 형성하고, 자신의 존재 안의 과녁을향해 정신의 화살을 쏜다. 이를 제대로 행하기 위해 적절한 강도를 찾는 것이 활 자세의 관건이다. - P150

배 자세의 상징성
라마왕자가 왕위 계승자에서 밀려나면서 라마, 시타, 락슈마나는 왕실의 삶을 떠나 고행자의 길에 접어든다. 이들은 백성들을 뒤로 하고,
감각의 세계에서 은둔의 삶으로 들어선다. 이들에게 강은 경계다. 강을 건너는 것은 상태의 변화를 의미한다.
배는 강을 건너게 해주는 수단이다. 배는 강의 이쪽에서 저쪽으로통하며, 강을 가로지른다. 고대 문헌에서 배는 자각을 상징한다. 배자세는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신의 영역, 즉 자신의 영혼에 존재하는 브라만에 대한 자각을 돕는다. - P153

헌신과 겸손은 요기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요기가 이를갗추지 못하면 자만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 원숭이 자세는 요가의 길에서헌신과 겸손의 중요성을 알린다. 힌두 신화에서 원숭이는 어디로 불지 모르는 바람처럼 통제하기 어려워서, 정제되지 않은 생명의 에너지를 상징하기도 한다. 원숭이로서 하누만은 이러한 특징을 가지지만, 바람의 신의 아들인 하누만은 이를 다스린다.
원숭이 자세를 수련하며 요기는 헌신과 겸손의 마음을 가지고 보폭을 넓히는 연습을 하게 된다. 이 훈련은 우리가 소중한 이들에게 정성을 다해, 그러나 조바심 내지 않고 헌신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곰의왕 잠바반이 우리 귀에 속삭이는 말을 통해 우리 안에 내재된 가능성을 펼칠 용기를 얻어보자. - P158

안자네아사나는 하누만의 태양에 대한 경배를 기리는 자세다.
안차네야아사나는 자각의 상태로 요기를 이끄는 신체적 수련인 태양경배 Surya Namaskara 연속 자세에 해당하지만, 독립된 개별 아사나로 수련하기도 한다. 안자네야아사나는 ‘초승달 자세‘로 불리지만, 하늘을향해 뻗어 올린 두 팔, 열린 가슴, 무릎을 구부리는 겸손의 자세로 경배를 표하는 대상은 다름 아닌 태양이다. - P162

나무 자세에서 요기의 심장은 하늘과 땅의 균형을 이룬 곳에 위치한다. 나무 자세를 수행한 요기는 선의와 공정심을 가지고 행동하며다른 존재에게 관대한 마음을 베풀게 된다. 또한 서로를 의지하여 강풍도 이겨내는 나무들의 저항력을 얻게 될 것이다.
"아무리 거대하고 뿌리가 튼튼한 나무도 홀로 서 있다면 바람에 넘어질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나무들이 모여 굳건히 뿌리내리면, 서로 의지하며 매서운 바람도 함께 견딘다."
-<마하바라타> 중산스크리트 속담 - P174

의자 자세는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하여 요기가 내면의 권위를 세우게 해준다. 자신의 자리가 제공되기를 하염없이 기다릴 필요는 없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드러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하누만이 택한 방식을 떠올려보라. 의자 자세는 요기가 자만심과 우월감이 없는차분한 강인함을 키우도록 돕는다. 손님보다 더 높은 곳에 앉으려는악마의 열망은 그를 파멸로 이끌 것이다. - P177

다리 자세의 상징성
삼각 자세나 활 자세와 마찬가지로 다리 자세는 그 모양에서 이름이유래됐다. 다리 자세에서 요기는 발과 어깨를 바닥에 대고 골반을 들어 올려서 자신의 몸으로 안정적이고 편안한 다리를 만들고자 한다.
요기는 심장이 턱에 가까워질 정도로 척추를 들어 올린다. 다리 자세를 완성하면 몸과 정신을 연결하는 호흡이 척추 아래부터 머리 꼭대기까지 자유롭게 순환하게 된다.
또한 다리 자세를 통해 요기는 다른 차원의 시타와 라마를 결합시키고자 한다. 《라마야나》에서 시타와 라마는 소우주와 대우주, 개별과 보편을 대표한다. 《라마야나》는 단순히 흥미진진한 서사시를 넘어서 삶의 교훈과 깊은 상징성을 전한다. - P180


그러나 동일한 개념도 다양한 관점을 지닐 수 있다. 다르마를 고정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외적 힘이 아닌, 우리 자신의 내면에 따라 행동할 기회로 볼 수도 있다. 우리는 요가를 수련하며 제한적 조건을 극복하고 자신의 직관을 발전시키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이 두 가지 변화는 자신의 개인적 다르마를 발견하고 추구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 된다. 이렇게 요가 수련자는 자신의 가치와 적성에 부합하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개인적 의무를 선택하고 그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은 우주적 조화를 유지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 P200

바퀴 자세의 상징성
전차, 물레 또는 순환하는 시간 속에서 바퀴는 기능한다. 도구인 동시에 상징물인 바퀴는 끊임없는 운동과 삶의 주기를 나타낸다. 그러한맥락에서 회전을 멈춘 바퀴는 생명의 종결을 의미한다. 삶은 운동 속에 있고, 죽음은 정체 상태에 있다.
회전하는 바퀴는 운동과 변화를 일으키는 동력을 상징한다. 이는요가수련자가 끊임없이 되새기는 바이기도 하다.
바퀴 자세는 상체를 뒤로 젖히고, 팔과 다리의 힘으로 몸을 들어올리는 강력한 전신 자세다. 바퀴 자세는 요기의 의지와 활력을 강화하며, 척추 전체를 유연하게 하여 척추의 유동성을 높인다. 바퀴 자세는 몸과 정신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요기는 자세를 마친 후에도 오랫동안 척추가 진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회전하는 바퀴는 순환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요기는 순환 운동을 통해 인체의 에너지가 모이는 차크라가 활성화되는 걸 느낀다. 일곱 개의 차크라는 인체 내에 각기 다른 곳에 있다. 주요 차크라는 척추에 뿌리를 두며, 골반부터 정수리까지 일정 간격을 두고 배열돼 있다. 차크라는 척추를 따라 순환하는 에너지를 수집하고 변환하며 재분배한다. 그러나 통로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차크라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바퀴 자세에서 요기는 에너지가 막히는 곳이 없도록 척추를 풀어서 생명 에너지인 프라나가 자유롭게 순환하도록 만든다. 바퀴 자세는 이름 그대로 인체의 다양한 에너지 바퀴를 차례로 활성화한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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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매트 위의 명상 - 요가적인 삶에 관한 365일 명상
롤프 게이츠 지음, 카트리나 케니슨 엮음, 김재민 외 옮김 / 침묵의향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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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가 부정적인 행동에 빠져들 때마다 긍정적인 행동으로 향하는 시간과 생각, 에너지의 양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단순하고 현명한 생각은 메리앤 윌리엄슨의 영적 안내서인 《사랑으로 돌아(A Returnto Love)》에 잘 표현되어 있다. 그녀는 말한다. "어둠을 끝내고 싶다면, 야구방망이로 어둠을 아무리 때려 봐야 소용이 없으며, 불을 켜야만 한다." 우리는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없애기 위해 결전을 치를 필요도 없고, 그것의 존재를 부인할 수도 없다. 그저 그것을 알아차려야 하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행동에 온전히 관심을 기울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 P31

요가에서 자세로 들어갈 때 첫걸음은 응시를 확고히 하는 것이다. 이때 우리의 눈길은 문자 그대로 한 점에 모여 있다. 그 응시는 순간순간 알아차리며, 우리는 바라보는것을 실제로 본다. 요가는 모습, 소리, 느낌 등 감각을 이용해 우리를 현재로 데려온다.
이 드리쉬티(drishti) 즉 응시점 수련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을 실제로 보도록 아이들을가르치는 북미 원주민 어른의 교육과 같다. 하나의 인류인 우리에게는 유대하고 교감하고 현재에 존재하며, 우리가 신성에 둘러싸여 있고 신성과 하나라는 사실을 찬미하는 경이로운 유산이 있다. 요가 수련은 우리가 이 전통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보고 있는 것을 제대로 보려는 마음이 이 전통을 영속시킨다. - P44

진실은, 우리 모두가 아주아주 연약하다는 것이다. 삶은 있는 그대로다. 우리는 자녀의 건강조차 통제하지 못한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태도뿐이다. 우리는매 순간 삶 아니면 죽음을, 사랑 아니면 두려움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매 순간 그선택에 따른 책임을 진다. 요가를 꾸준히 수련하기 시작할 때 이 점이 더없이 분명히드러난다. 우리는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지만, 머지않아 건강을 위해힘쓰겠다는 다짐을 깨뜨릴 온갖 이유를 찾게 된다. 오늘은 힘든 수련의 길을 선택하는게 너무 어렵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은 우리의 길에 놓인 장애들이 바로 길이다. 자신의 저항과 두려움을 넘어 전진할 때마다 우리는 삶을 선택한다.  - P51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처럼 근시안적일까? 우선 한 가지 이유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참된 잠재력을 거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진짜 누구인지를 알았다면, 요가와같은 수련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유리잔에 어렴풋이 비친 모습처럼‘ 부분적으로만 볼 뿐, 전체를 보지 못한다. 주위 사람이 그 자신을 아는 것보다 우리가 그를 더 잘 알지 모르지만, 우리 자신에 대해서는 조금밖에 알지 못한다. 많은 사람에게 건강을 향한 첫걸음은, 자신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지를 늘 알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 P63

오래가는 행복을 발견하려면 방을 깨끗이 청소할 뿐 아니라, 생각도 말끔히 청소해야 한다. 다행히 그게 바로 요가 수련이 해 주는 일이다. 먼저 우리는 놓아 버린다. 우리의 생각, 오래된 대본, 기대, 내면의 어둠을 놓아 버린다. 해결책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놓아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아무것도 붙잡지 않는다. 요가매트 위에서 그리고 밖에서, 우리는 다시 또다시 놓아 버린다. 이 놓아 버림이 정화다.
우리가 놓아 버리면, 연못에 조약돌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그 잔물결이 서서히 퍼져서우리의 깨어 있는 모든 순간을 에워싼다. 놓아 버리면 텅 빈 공간이 생기고, 건강과 은총이 그 공간으로 들어올 것이다. 우리는 기쁜 앎으로 살기 시작한다. - P114

이 장은 아사나, 즉 요가 매트 위에서 하는 수련을 다룬다. 요가 수트라에서 인용한첫머리의 문장은 안정되고 편안한 아사나를 강조한다. 수련자는 견고하지만 이완되어야 한다. 새내기 수련생은 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그들은 불안정하며 전전긍긍한다. 그러다가 나중에 몇몇 요가 자세를 할 수 있게 되면 지나치게 애를 쓰며야심에 불타는 수련생이 많다. 이런 수련생은 나중에 실망하고 환멸을 느끼게 된다. 이러는 이유는 우리가 삶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요가 자세에 다가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문화에서는 결과만 주목받을 뿐 과정은 간과된다. 삶에서도 요가 자세에서도 과정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다가가고, 결과들은 놓아 버려라. 삶의 모든 자세에서편안한 자세로, 견고하되 이완된 자세로 서라. - P173

어떤 질병이 무엇인지 알면 치료할 가능성이 있다. 마음의 어떤 한계나속박, 장애를 알고 이해하려면, 그것을 비난하지 말아야 하고옳거나 그르다고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견해나 편견 없이 관찰해야 한다. 그런데그러기는 몹시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렇게 판단하도록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 P197

나는 모든 것이 이미 괜찮다고 본다. 내게 요가수트라는 우리 모두 안에 있는 신성을 겨냥하는 화살이다. 아사나를 수련할 때는 어떤 경험을 하든, 몸의 상태가 어떠하든아무것도 부정하지 않아야 한다. 부정하는 대신, 자신에게 실제인 것을 점점 더 껴안아야 하며, 그럴 때 건강과 조화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태도는 자신의 다른 모든 면에도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요가 수트라를 더 깊이 공부하며 최상의 상태, 이상적인 상태에 관한 글을 읽을 때는 자신이 이 공부를 하는 목적을 잊지 말기 바란다. 우리는 참된자신이 누구인지를 기억하기 위해, 참된 자기로 돌아오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오직 옳고 그름이라는 관념을 넘어선 뒤에야 진정한 요가 수련이 시작된다.
- P208

아사나를 하려는 노력이 노력 없음이 될 때, 그리고내면의 무한한 존재에 도달할 때, 아사나가 완성된다.
요가 수트라 - P219

파탄잘리는 요가에 관해 196개의 경문을 썼지만, 그중 아나사에 관한 경문은 세 개뿐이다. 첫 경문은 수단, 즉 확고부동하고 이완된 자세에 관한 것이다. 둘째 경문은 목표,
즉 우리가 지금 있는 존재와 노력 없이 하나 됨에 관한 것이다. 위의 경문은 우리가 수련하면서 마주치는 첫 번째 장애물에 관해 말한다. 우리는 너무 열심히 노력한다. 우리는 저마다 삶의 많은 분야에서 노력 없이 숙달해 왔는데도, 자신이 충분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문화적 믿음을 짐처럼 지고서 요가를 하러 온다. 자신이 향상되어야만 하고, 혼자 힘으로 해내야만 하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어느정도 진보해야만 한다고 믿는다. 더 많이 노력하고 좀 더 안간힘을 쓰면, 요가 자세에서 더 많은 것을 얻으리라 생각한다. 우리의 착각은 노력으로써 가고자 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파탄잘리는 성공을 노력하지 않음으로 정의한다. 요가 자세의 중심에, 경험의 중심에 떠 있을 때 우리는 그 순간과 조화를 이루고, 팔다리, 호흡, 알아차림과 조화를 이룸으로써 성공한다. 너무 열심히 노력하려는 성향을 알아차려라. 조화를 이루는 지점을넘어서 밀어붙이려는 충동을 알아차려라. 물러서서, 그저 자세를 유지하며 조화로운경험을 할 수 있는데도, 그러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려라. 노력하지않음을 목표로 삼아라. - P220

인간이 된다는 것은 우리의 온전함을 발견하고, 그런 앎으로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존 웰우드 - P222

요가 자세는 온몸으로 하는 경험이다. 수련이 깊어질수록 이러한 앎도 깊어진다. 얼굴과목의 근육은 편안히 이완되어 있는가? 입술은 어떤 상태인가? 발가락으로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요가 자세를 유지하는 방식에 폭력성이 있는가? 두려움이 있는가? 욕망이 있는가? 탐욕이 있는가? 호흡이 모든 신체 부위로 자유롭게 흐르는가, 아니면 불필요한 긴장으로 막혀 있는가? 수축이나 이완으로 요가 자세를 깊어지게 하는가? 질문은 계속 늘어난다. 질문은 어린아이들과 같다. 그것은 의식의 움직임이며 행동하는지혜다. - P288

우리는 스트레스를 덜기 위해 수련하는 것이 아니다. 아사나는 먼 옛날부터 오랜 시간에 걸쳐 효과가 입증된, 신경 안정제의 대체제도 아니다. 우리는 자신의 신성(神性)을깨닫고, 그것을 이번 생에서 발현하며 모든 존재와 나누기 위해서 아사나를 수련한다.
이러한 목적으로 수련할 때 우리는 크게 긍정하고, 크게 믿고, 크게 기도하며, 큰일이일어나도록 허용하고 있다. - P319

행복은 당신 안에 늘 존재한다. 행복은 당신의 평소 상태다. 그러니 행복을 추구할필요가 없다. 고통이라 불리는 마음 상태의 장애물을 제거하면 반드시 행복해질 것이다.
행복은 이차적인 것이 아니지만 고통은 그렇다. 그리고 이 고통스러운 것들은제거되어야 할 장애물이다. 고통이 그칠 때 당신은 틀림없이 행복하다.
애니 베전트 - 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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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그렇듯나도 젊었을 때는 젊은 나이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안에 너무나 많은 젊음,
너무나 많은 시작이 있었으므로끝이란 것은 좀처럼 가늠이 안 되는 것이었고또 아름답게만 생각되었다.
서서히 몰락해가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그것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지금 나는 백 살이다.
그리고 아직 살아있다.
모니카 마론, <슬픈 짐승> - P12

‘음악은 말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저 거기 있는 거라네.
그런 의미에서 음악은 반드시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 없지.
음악이 왕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았는가?"
파스칼 키냐르, 《세상의 모든 아침》 - P16

여기서는 시간을 헤아리는 일이 통용되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1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10년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무릇 예술가라고 하는 존재는 세지도 헤아리지도 않아야 합니다.
예술가는 나무처럼 성장해가는 존재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P22

그 순간 나는 내게 소유물이 없음을,
모든 관계에서 자유로움을,
두려움과 시기심과 악의가 없음을 기뻐했다.
나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후회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으므로한 가지 꿈에서 또 다른 꿈으로 조용히 건너갈 수 있었다.
헨리 밀러, 그리스 기행> - P32

이처럼 우리 영혼 속에는 지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압도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마음 깊은 곳에 잠들어 있다.
그러나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것들이 다시금 떠올라 마음이 어지러워지면,
그것은 긴 잠에서 깨어나 마음속에 떠돌던수많은 풍경을 한데 모은 뒤 우리 삶의 일부로 만든다.
그런 연유로 우리는 세상 사물들을 모두 다르게 보는 것이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인상과 풍경》 - P34

잠 속으로 미끄러져들어갑시다.
고요한꿈속으로,
미끄러지듯 밤이라 불리는훌륭한 화덕 안두 덩어리 반죽으로,
그러곤 아침이면깨어납시다,
둥그스름한황금빛 빵 두 덩이로!
하우게, <잠> - P40

때론 친구가 옆에 있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자주 생각합니다.
이 고장에서 지내는 것이 힘에 겹습니다.
다시 바닷가 모래사장을 뛰어다닐 수 있을 때가 되면저는 너무 늙어 있겠지요.
10월이 되면 제가 선생님을 만난 지 13년이 됩니다.
그러니 이렇게 적어도 되겠지요.
선생님의 오랜 친구, 알베르 카뮈.
알베르 카뮈, <카뮈-그르니에 서한집》 - P46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중요한 깨달음 중 하나는꿈꾼 대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제임스 설터, <가벼운 나날> - P50

사람은 자기 자신에 관해서 얘기해서는 안 됩니다.
순전한 이기주의로 보더라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마음을 털어버리고 나면우리는 더 가난하고 더 고독하게 있게 되는 까닭입니다.
사람이 속을 털면 털수록 그 사람과 가까워진다고 믿는 것은 환상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데는침묵 속의 공감이라는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루이제 린저, 《생의 한가운데> - P52

그는 말을 듣지 않는 자신의 육체를 침대 위에 집어던진다.
그의 마음속에 가득 찬, 오래된 잡동사니들이 일제히 절그럭거린다.
이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가,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인가.
기형도, <여행자> - P54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그러나 시간은 또한 우리가 싫어하는 모든 것,
모든 사람들, 우리를 증오하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또 고통,
심지어 죽음까지도 파괴하는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결국 시간은 우리들 자신을 파괴함으로써우리의 모든 상과 모든 고통의 원천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미셸 투르니에, 《외면일기> - P72

행복이 제기하는 문제의 당혹스러움은 행복을 원하는 사람들이 소수,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쁨을 내색하지 않고 홀로 기쁨 속에 머무르기보다는,
자신의 불행한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그렇게 해서 타인의 관심을 끌기를 훨씬 더 좋아한다.
파스칼 키냐르, <은밀한 생> - P88

‘작은 기쁨‘을 누리는 능력.
그 능력은 얼마간의 유쾌함, 사랑, 그리고 서정성 같은 것이다.
그것들은 눈에 잘 띄지도 않고, 찬사를 받지도 못하며,
돈도 들지 않는다. 고개를 높이 들어라.
한 조각의 하늘, 초록빛 나뭇가지들로 덮인 정원의 담장, 멋진 개 한 마리,
떼를 지어가는 어린아이들, 아름다운 여성의 머리 모양.
그 모든 것들을 놓치지 말자.
헤르만 헤세, <작은 기쁨>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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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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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그다지 놀랍지 않게 생각된 것이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요즘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든 언젠가 겪어본 일처럼 느껴진다. 뉴스도 그렇고 주변의 살아가는 이야기도 다 그런 식이다. 회사일 역시 마찬가지여서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 별로 무리가 없다.
잘되든 일되든 결과 또한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일뿐 아니라 사람도 그렇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해도 살아오면서만난적있는 비슷한 누군가와 얼굴이 겹쳐지게 마련이고, 그러면서 사람을판단하는 일이 쉬워졌다. 세상 사는 일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어쩌면 틀을 갖는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일종의 삶의 매뉴얼 말이다. 아무리 복잡한 일도 틀에 집어넣으면 단순해져버린다. 시간도 마찬가지여서 날짜와 빈칸만으로 이루어진 새 플래너수첩을 펼쳤을 때는내 앞에 많은 미지의 시간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몇개의스케줄을 적어넣으면 그것은 조각조각 나뉘고 그다음부터는 익히아는 일상의 시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것을 경륜이라고 좋게보든 보수화되었다고 비난하든 상관없다. 분명한 것은 세상일이 놀랍지 않게 생각되면서 동시에 어느정도 무기력해진다는 사실이다.
내 삶의 많은 부분은 이미 결정돼버렸다. 회사든 가정이든 이제내 인생에 변수는 거의 없다. 파산이나 이혼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일이 생겨도 나라는 사람이 크게 변하지는않는다는 의미이다. 더이상 다른 사람이 될 수 없을 바에야 모험심과 열정 따위는 필요없게 되며 따라서 현상유지 이상의 에너지가분비되지 않는다. 어느정도 정점에 이른 사람은 완성도를 높일 수있을지 몰라도 더이상 자신의 속에서 미지와 신비를 끌어낼 수는없을 것이다. 두려움도 없지만 설렘 또한 없다. 행복하지 않은 것도아니며 또한 행복한 것도 아니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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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시 반. 그리고 여름.
그러고 나서 약간의 시간이 흐른다. 드디어 밤이 찾아온다. 그러나 오늘 밤 이 마을에는 사랑을 위한 장소는 없다. 마리아는 이 명백한 사실 앞에 눈을 내리깔고, 그들은채워지지 않은 갈증을 그대로 간직한 채 남겨질 것이다. 그들의 사랑을 위해 마련된 이 여름밤, 마을이 온통 가득 차있는 것이다. 번개가 그들의 욕망의 모습을 계속해서 비추어준다. 그들은 여전히 원래의 위치에서 서로 껴안은 채 가만히 서 있다. 그의 손은 지금 그녀의 허리를 두른 채 화석처럼 굳어 있다. 한편 그녀, 저기 있는 저 여자는 양손으로그의 어깨를 붙잡고 달라붙은 채, 제 입을 그의 입에 대고열심히 탐하고 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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