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회전 세계문학의 숲 6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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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에 대한 진실은 책을 다 읽어도 알 수 없다.
가정교사가 만든 허구인지 아니면 매혹적인 아이들을 조정하는 유령이 실제하는지.
읽을수록 알 수 없는 진실이 더 궁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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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 스완네 집 쪽으로 2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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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스완의 사랑을 읽고 탈진할 뻔.
스완에게 창조의 뮤즈가 되어 주길 원했던, 지루한 부르조아의 삶에 빛이 되어 주길 원했던 오데트는 결국 스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속물들의 만남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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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 찬양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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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문학의 자연스러운 어울림.
그리고 발칙하고 자연스러운 에로티즘.
나에게 새로운 작가의 발견을 하게 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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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시간, 어떤 순간, 어떤 느낌들을 잃어버린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일까.

생각보다는 어렵지도 지겹지도 않고 오히려 감각들이 살아나고 과거의 의식들을 일깨워주는 것 같다.


삶에서 가장 사소한 것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우리인간은마치 회계 장부나 유언장처럼 가서 보기만 하면 알 수 있는, 모든사람에게 동일한 물질로 구성된 전체가 아니다. 우리의 사회적 인격은 타인의 생각이 만들어 낸 창조물이다. "아는 사람을보러 간다."라고 말하는 것 같은 아주 단순한 행위라 할지라도,부분적으로는 이미 지적인 행위다. 눈앞에 보이는 존재의 외양에다 그 사람에 대한 우리 모든 관념들을 채워 넣어 하나의 전체적인 모습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전체적인 모습은 대부분 그 사람에 대한 관념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관념들이 그 사람의 두 뺨을 완벽하게 부풀리고, 거기에 완전히 부합되는 콧날을 정확하게 그려 내고, 목소리 울림에 마치 일종의 투명한 봉투처럼 다양한 음색을 부여하여, 우리가 그 얼굴을 보거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발견하는 것은 바로 그 관념들인 것이다 - P43

우리 과거도 마찬가지다. 지나가 버린 과거를 되살리려는노력은 헛된 일이며, 모든 지성의 노력도 불필요하다. 과거는우리 지성의 영역 밖에, 그 힘이 미치지 않는 곳에, 우리가 전혀 생각도 해 보지 못한 어떤 물질적 대상 안에 (또는 그 대상이우리에게 주는 감각 안에) 숨어 있다. 이러한 대상을 우리가 죽기 전에 만나거나 만나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우연에 달렸다.
- P85

그런데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이 기쁨은마치 사랑이 그러하듯 귀중한 본질로 나를 채우면서 삶의 변전에 무관심하게 만들었고, 삶의 재난을 무해한 것으로, 그 짧음을 착각으로 여기게 했다. 아니, 그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초라하고 우연적이고 죽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 도대체 이 강렬한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나는 그 기쁨이 홍차와 과자 맛과 관련 있으면서도 그 맛을 훨씬 넘어섰으므로 맛과는 같은 성질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 P87

어린 친구, 언제나그대 인생 위에 한 조각 하늘을 간직하게나.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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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화를 이루기 위한 꿈과 꿈속의 상징들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진 칼 융의 책.
조금은 어려워도 심도깊게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참 좋은 책인거 같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과 위압적으로 도래하는 새로은세계의 발견으로 인해 많은 것이 해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우리는 거기에서 자유로워진 것이 아니라 단지 멀어져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노년에 들어 다시금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 거기에 우리 인격의파편이 아직도 살아 있음을 발견하는데, 그것은 우리를 움켜잡고 우리에게 달라붙어 어린 시절의 감정이 온몸에 넘쳐흐르게 한다. 그러한 인격의 파편은 아직 어린아이의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에 강력하고 직접적이다. 성숙한 의식과 다시 결합할 때만이 유아적인 면을 벗고 개선될수 있다. 그러한 개인적 무의식‘은 항상 먼저 처리되어야, 다시 말해의식화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단적 무의식으로 가는 입구를 열수 없다.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하는, 수많은 사다리 위를 오르내리는여행은 아직 통합되지 않은 유아적 내용이 그렇게 의식화되는 것을 말해준다.
- P83

재생 의식의 상징성은,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단순히 유아성과 고태적인 점을 넘어서 선천적이고 심리적인 소질을 가리키는데, 그것은 동물적 차원까지 거슬러 가는 조상의 모든 삶의 결과이며 침전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조상의 상징이며 동물의 상징이다. 중요한 것은 의식과 생명의 진정한 원천인 무의식이 분리되는 것을 지양하고, 유전적이고 본능으로 구성된 자연적 토양과 개체의 재결합을 이끌어내고자하는 노력이다. 그러한 재생 의식이 뚜렷한 효과를 지니지 못했다면 그것은 오래 전의 시대에 이미 사멸해버렸거나 아예 그러한 것이 생겨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경우를 보면, 비록 의식이 재생의식의 태곳적 표상과는 엄청나게 동떨어져 있다 할지라도 무의식은 꿈을 통해 그러한 표상을 다시금 의식에 근접시키고자 애쓰고 있다는 것이 입증된다. 의식의 자율성과 자족성은 의식 자체가 생겨나는 데 불가피한 특성이긴 하지만, 또 한편 무의식이 분리됨으로써 그것은 견딜 수 없는 본능의 소외(lnstinktfremdheit)를 만들어내며 고립과 황폐화윽 위험을 일으킨다. 본능 상실 상태는 바로 끊없는 불화와 혼란의 원천이 된다. - P170

원형이란 말하자면 ‘영원한 현존이다. 다만 의식이 그것을 인지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연속된 꿈이 계속 진행됨에 따라 모티프가 더욱 뚜렷하고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은 바로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유형을 더욱 정확하게 포착한 결과라고 가정할 수있다. 나는 그것이 연속된 꿈이 진행되어서야 비로소 만다라가 생겨난다는 생각보다 더 개연성이 있고 관찰 결과를 더 잘 설명해주는 가설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인격을 가리는 모자와 주변을 선회하는 뱀,그리고 끊임없는 움직임과 같은 본질적인 사상이 바로 처음에 등장하는 상황 (꿈 1,5와 9) 은 그러한 생각을 입증하고 있다. - P280

개개의 삶은 결국 하나의 전체, 다시 말해 자기의 실현이다. 따라서 또한 그러한 실현을 개성화라고 지칭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삶은 그것을 짊어지고 실현하는 개인들과 결부되어 있으며 그들 없이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삶을 짊어진 모두에게는 또한 개인적인 숙명과 목적이 주어져 있으며, 그것의 실현이 살아 있는 존재의의미를 만들어낸다. 물론 ‘의미‘ 있다는 것은 흔히 ‘무의미‘ 하다고도말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존재의 비밀과 인간적 이성 사이에는 어떤 비가측성非可測性(헤아릴 수 없음 - 역주)이 있다. ‘의미‘와 ‘무의 의미‘는 적절한 하나의 방향 설정을 위해 인간이 만든 새로운 해석일 뿐이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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