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민음사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네흘류도프의 진정한 자아가 망쳐버린 카튜샤의 인생과 인격을 부활시킬 수 있을까?

그 당시 그는 자신의 정신적 자아가자신의 진실된 자아라고 믿고 있었으나 지금은 건강하고용기 있는 동물적인 자아가 진실된 자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무서운 변화는 그가 자신의 신념을 버리고 남을믿는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가 자신을 믿지 않고 남을신뢰하게 된 것은 자기를 믿고 삶을 개척해 나간다는 것이너무나 어렵기 때문이었다. 우선 자기를 믿는다면, 모든문제는 언제나 안이한 쾌락만을 찾는 동물적인 자아가 아닌, 이와는 반대의 측면에서 해결해야만 했다. 그런데 타인을 믿는다면 그가 해결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게 다 해결되어 있었다. 대개 정신적 자아에 반(反)하여 동물적 자아가 유리하게 되어 있었다. 그뿐 아니라 자신을 믿으면 항상 사람들의 비난이 따랐으나 일단 남을 믿자 주위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얻을 수가 있었다.
- P86

‘이자도 어제의 그 여죄수만큼이나 위험한 존재인 모양이로군. 눈앞에서 진행되는 일들에 귀를 기울이면서 네홀류도프는 생각했다. 이들을 위험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위험하지 않단 말인가? 나는 방탕하고 위선자이고 거짓말쟁이다. 모두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내가 어떤 인간인지 알면서도 비웃지 않고 오히려 존경하고 있지않은가? 또 설사 저 젊은이가 이 법정에 있는 사람 누구보다도 가장 크게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인간이라 해도 우리의 상식에 비추어보아 이미 붙잡혀 여기 와 있는 이상 이 젊음이에게 무엇을 할 필요가 있을까. 이 젊음이는 문제될 만한 흉악범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평범한 인간이다. 그가 지금 그런 인간이 되어버린 것은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젊은이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이런 불행한 인간을 만들어내는 매개체인 나쁜 환경을 없애야 한다는 건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 P216

우리 사이에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미신의 하나는 인간은각기 다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세상에는 선인이라든가 악인, 현인, 어리석은 사람, 근면한 사람, 게으른 사람 등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을 그렇게구분해 단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저 사람은 악인일 때보다 선인일 때가 더 많다든가, 게으를 때보다 부지런할때가 더 많다든가, 어리석을 때보다 똑똑할 때가 더 많다든가, 또는 그 반대로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한인간을 두고서 당신은 성인이라든가 분별 있는 사람이라고말하고, 또 어떤 사람에 대해선 당신은 악인이라든가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해선 안 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항상 인간을 그런 식으로 구분 짓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다. 인간이란 흐르는 강물과 같다.
물은 어느 강에서든 흐른다는 데는 변함이 없으나 강 하나만 생각해 보더라도 어느 지점은 좁고 물살이 빠른 반면, 넓고 물살이 느린 곳도 있다.
인간도 이와 마찬가지다. 누구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성격의 온갖 요소를 조금씩은 가지고 있어 어느 경우 그중의 하나가 돌출하면 똑같은 한 사람이라고 해도 평소의 그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일 때가 종종 있다
-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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