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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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강 소설 중에서 이 정도면 태작이다. 역사적 비극을 다뤘다는 것 때문에, 그 사건에 대해 정치적으로 올곧은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과대평가된 면이 크다. 예전처럼 더 질기고 더 미적으로 쓰는 한강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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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아이들
최의택 지음 / 아작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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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포함해 문화와 예술에서 도덕적 선은 병폐에 가까우리만치 어려운 한계선이다. 사회적으로 있어선 안 될 범죄를 옹호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도덕을 가르치기 위한 교과서처럼 쓰여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도덕적 선을 사용하는 건 일종의 답정너 같은 결과를 불러일으킨다. 그것 하나로 다른 요소들에 관해서는 현격히 나태해지고 불성실해지는 경우 특히 그렇다. 올바른 얘기를 꺼냈으니 장땡이라는 식의 함정, 자가당착에 빠지니까.
이 소설은 장애를 소재로 가상공간에서의 청소년 활극에 가까운 이야기를 담았다. 규모는 소박하지만 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못해 노골적이다. 심지어 교과서적으로 계도하려는 태도가 너무 드러나서 고루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정치적으로 올바르기 때문에 문제라는 게 아니다. 그걸 게으른 방식으로, 무책임하게 방만한 결과로 성취하려 했기 때문에 문제라는 거다. 정치적 올바름이 소설 속에, 문학 속에 들어올 때, 그것은 더 이상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게 된다. 오히려 정치적 올바름을 모욕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작품이 장애를 다루었다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주제를 담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찬양되는 건 어불성설이다. 문학은 언어예술인 만큼 문장이 기본적인 토대여야 한다. 서사는 단지 이야기를 늘어놓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성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미적으로, 하다못해 오락적으로라도 성취해야 한다. 이 소설은 둘 다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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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일러스트 특별판 - 반지 원정대 + 두 개의 탑 + 왕의 귀환 톨킨 문학선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김보원 외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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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반가움, 만족스러운 질, 채워지는 행복감. 다소간의 아쉬움은 언제나 있으니 주어진 것을 누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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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 - 아렌트, 뢰비트, 요나스, 마르쿠제가 바라본 하이데거
리처드 월린 지음, 서영화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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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가 나치에 참여했으니 철학사에서 지워야 한다는 충동적인 선동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즉, 하이데거의 철학을 연구하면서, 동시에 그의 생애 모순과 잘잘못들을 전부 들여다 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하이데거를 옹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판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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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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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역저. 우리 사회와 개개인의 일상 속에 산재한 폭력의 역사를 읽어 내면서, 섹슈얼리티와 젠더를 곱씹게 한다. 우리 스스로 이것을 파시즘적으로 원용하지 않고, 또한 광기로 이행하지 않기를 기원하며, 다시 읽고 다시 사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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