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우타코 씨
다나베 세이코 지음, 권남희.이학선 옮김 / 여성신문사 / 2007년 11월
품절


어찌됐건, 스스로 역경을 헤쳐나왔다고 자부하는 나는 잘난 글줄이나 훈시 따위만 늘어놓을 뿐 정작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인간들한테는 도무지 공감할 수 없다.
'모양'도 때로는 중요하겠지만 형식적이고 사대주의적인 '모양 차리기'에는 반발을 느끼게 된다. '모양'만 밝히는 동안 실체는 점점 변해간다는 게 내 생각이다. -18쪽

일류 회사니 뭐니 하며 목에 힘줘 봤자 넓은 세상 긴 인생에서는 아주 작은 웅덩이일 뿐, 그 안에서 잘난 척해 봤자 내가 보기엔 제 잘난 맛에 헤엄치는 올챙이로구만. 이 아이도 마흔여덟인가 아홉인가, 낼모레면 쉰을 바라보는 나이이건만 그 정도의 성찰도 못하고 있으니 한숨이 절로 난다. -38쪽

손가락질 받을 만한 짓도 인생에서는 필요한 법이다. 왜냐하면 그러다 나중에 정말로 괴로운 일을 당하게 되더라도, 다 자신이 뿌린 씨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생길 테니까.

손가락질 받을 만한 짓 하지 않았다고 자랑하는 것이야말로 손가락질 받을 만한 짓 아닐까. -183쪽

여자는 고생을 한다. 남자와 사회, 양쪽으로 고생한다. 하지만 남자는 사회에서 겪는 고생밖에 모르기 때문에 나이를 먹으면 수양을 쌓지 못한 그 심성이 그대로 표출된다. 정년이 지나 아내한테 버림받는 남자 중에 그런 수양을 쌓지 못한 유형들이 많다.

남자는 여자 고생을 해야만 한다. 여자 고생을 한다고 해서 꽃뱀같은 여자들한테 뜯겨 보라는 얘기가 아니다. 자신의 아내와 고생스럽게 어울려 주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아내란 자동적으로 자신에게 맞춰주는 존재라는 사고방식 때문에 인격이 진보하지 않는다.-210쪽

"결혼식 장례식이 있는 것이 인간과 동물의 차이라던데요. 지난번에 tv에서 무슨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동물은 하지 않지만, 인간은 어떤 미개지에서도 결혼식과 장례식은 꼭 한다고요. 인간이 위대한 점이 바로 그거래요."

은근히 나를 가르치는 말투다. 일흔일곱 먹은 나한테 고작 쉰 정도의 여자가 가르치려드는 것은 또 무슨 버르장머리인지.

"허, 그러면 인간이 결혼식, 장례식을 그만두면 되겠구먼. 동물이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것이 자연이기 때문이야. 인간이 자연을 거스르고 있는 게다. 인간도 동물을 본받아서 결혼식 장례식을 그만둬야 해."-333쪽

"색정광은 또 뭐냐? 이건 로맨틱하다고 하는 거야. 나이 칠팔십 되어 아직 낭만이 살아 있으니 얼마나 훌륭하냐. 뭐가 아쉬워 손자, 증손자나 보고 있으라는 거냐? 사랑이니 연애니 찾고 있을 새가 없는 것은 너희들 같이 한참 일할 나이들이야. 너희들은 열심히 일이나 하면 돼. 그래서 늙은이들한테 노령연금이나 열심히 벌어주면 되는거야. 칠팔십 되어서 연애를 못하면 대체 언제 하란 거냐?"-356쪽

사실 여자아이라 해도 서른이 가까워지면 아이디어 풍부하고, 행동력 있고, 의욕과 근성이 있어 옆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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