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가 하는 행동에 의해 우리가 된다.
이것은 인간의 부조리한 행동에 관한 귀납적인 설명이다. 즉, 한 인물의 성격이 미리 정해져 있어 그 성격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하는 행동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의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적어도 금복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금복은 늪지대에 벽돌공장을 지음으로써 무모하고 어리석은 여자가 되었다.-188쪽
문명을 깊은 산속까지 끌고 오는 데에는 마을 앞을 가로지른 철도에 뒤이어 금복의 공이 누구보다도 크다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차 한대로 운영하던 운수회사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해 운행하는 차를 모두 열 대로 늘렸다.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평대로 유입되는 인구도 급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하는 일이 없어도 괜히 마음이 바빠 허둥거렸고 아무리 밥을 많이 먹어도 이유 없이 속이 헛헛해 다방을 찾아가 독한 커피라도 한 잔 들이부어야 겨우 속이 차는 듯싶었다. 또한 다방에 앉아 하릴없이 이 말 저 말 옮기다보니 사람들간의 관계는 더욱 번잡스러워졌고 시비는 늘어났으며 오해를 풀고 화해를 하느라 술값이, 혹은 커피 값이 더 많이 들어가 소비가 더욱 촉진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 마음속에 어느덧 공허가 가득 들어찼고 금복은 이를 차곡차곡 돈으로 바꾸어나갔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법칙이었다. -2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