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리퍼블릭 - Orange Republic
노희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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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란 것도 빈익빈부익부였다. 똑같은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열등감'에 젖어 있는 사람은 '자신감'을 소유한 살마을 이길 수 없는 법이었다. -49쪽

...밀가루 입힌 고기를 기름에 빠뜨리면 소나기 듣는 소리가 났다. -61쪽

좋은 교육을 받는다는 건 별게 아니다. 남들은 죽도록 노력해야 얻는 것을, 어떤 이들은 놀면서 터득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게 노는 물이 좋다는 말의 진짜 의미였다.
X고에는 미국 시민권자가 꽤 많았다. 시민권을 유지하려면 방학 때마다 미국에 다녀와야 했다. 그 애들은 나갔다 올 때마다 한국에서는 들을 수 없는 음악을 사오거나 녹음해왔다. 시민권자와 친하고 소형 카세트 레코더가 있는 애들만이 그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환경은 선천적인 재능이었다. 90년대 초반에 한국 최초의 힙합 그룹을 결성한 가수와 이십대에 한국의 음반 시장을 좌지우지하게 된 엔터테인먼트 계의 큰손이 모두 강남 8학군에서 나온 건 우연이 아니었다. -102쪽

...성공하면 평생 든든한 깡패 친구 하느 두는 거고, 실패하면 이 기회에 내세울 만한 사연 하나 챙겨 가지는 거다. 목숨을 건 투쟁. 불꽃같은 젊음. 이 몸이 이래 봬도 소싯적엔 이름 석 자면 다 알 만한 조폭 두목과 맞장 떴던 놈이올시다, 몇 년 뒤 어느 어촌에서 소주잔을 가우르며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창녀에게 말하고 있으리라. 어차피 스물 아홉까지만 살다 죽을 거였다. 진정으로 무서운 건 비운의 죽음이 아니라,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다 늙어 죽는 삶이었다.-120쪽

첫사랑이란 가슴에 모양틀을 뚫는 일이었다. 삼각형으로 뚫리면 삼각형으로, 동그라미로 뚫리면 동그라미로, 별 모양으로 뚫리면 별 모양으로, 평생 동안 감정일나 반죽을 잘라내게 되는 거였다.-143쪽

...부모가 반대한다고 해서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당신의 꿈을 더 오래 기억할 사람은 부모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기 때문이다.-147쪽

상처는 상처가 아니었다. 진짜 상처는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이었다. 잘못 아문 상처의 흔적이야말로 진짜 상처였다. 어ㄸ사람한테는 술이고,어떤 사람한테는 잠수고, 또 어떤 사람한테는 섹스이거나 자해이거나 폭력일 수도 있는 그것. 어떻게든 상처는 낫게 마련이지만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은 일생을 두고 반복될 수도 있다.-2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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