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을 묻는 너에게
허영선 지음 / 서해문집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3은 이념전쟁으로 인해 일어난 아픈 사건이다. 미군정과 남한 단선 반대를 이유로 무장봉기에 나선 남로당 무장대, 이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토벌군과의 싸움 속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민중의 것이 되었다. 남녀노소, 심지어 임산부까지 가리지 않고 총탄이 날아들었다. 좌익이 뭔지, 우익이 뭔지도 모른채 그들은 살기 위해 어딘가에 붙어야 했다. 당시 국가는 국민보호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아니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죄없는 국민을 빨갱이로 매도함으로써 독재와 공권력 사용을 정당화하는 빌미로 삼았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4.3사건을 국가의 잘못으로 공식인정 했다. 그러나 아직도 이 사건을 빨갱이 폭동을 막은 일로 아는 사람이 많다. 역사의 평가는 "살암시민 살아진다"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피해자와 유족들의 증언을 듣고, 기록을 파헤치고, 무엇보다 세상에 알려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4.3은 현재진행형이다.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고 4.3의 목소리에 귀기울였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적 예수
게르트 타이센 지음, 손성현 옮김 / 다산글방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독일 신약학자의 진득한 연구서다. 2성전기 문헌, 사해문서, 쿰란, 정경과 외경, 교부문헌, 역사기록과 고고학까지 꼼꼼히 살핌으로써 한 인물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19세기부터 20세기 중후반까지 학자들의 연구서 분석은 덤이다. 심지어 성서학자와 대척점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조직신학자와도 대화한다.

역사적 예수 연구는 기독교인에게 필요한가? 나는 필요하다고 본다. 신앙에 대한 역사적 도전은 기독교인의 믿음을 무력화 하는게 아니라 겸손케 한다. 우리의 지식이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 진리를 이미 소유하고 있는게 아니라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이 책은 1996년에 나왔다. 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들어가는 책이기도 하다. 전문서적이며 뚜꺼운 책이지만, 인내를 갖고 끝까지 읽다보면 어느덧 성경과 예수에 대한 새로운 이해해 도달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담론과 진실 미셸 푸코 미공개 선집 2
미셸 푸코 지음, 오트르망 옮김 / 동녘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레시아라는 단어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본다. 푸코는 이 단어를 명확하게 정의하기 보단, 고대 그리스-로마 문헌을 풍부하게 인용하며 여러 함의들을 도출해낸다. 그러나 푸코는 파레시아가 우리 시대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는 제시하지 않는다. 방법과 규범은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자연스레 방법과 규범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 이것이 푸코의 강의전략 아니었을까? 파레시아는 누군가가 강요해서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주체의 자유로운 실천이기 때문이다.
푸코는 자신에게 철학자라는 딱지가 붙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덕후'라는 딱지를 붙여본다. 그의 진득한 덕질은 항상 새로운 사유 가능성,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복음 전도를 빙자한 폭력과 수탈의 역사
루이스 N. 리베라 지음, 이용중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일 이 책이 신대륙에 대한 제국주의 팽창과 그에 부여된 신학적 정당화만을 다뤘다면,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식의 서술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담론의 지루한 반복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류의 식상한 이야기가 아니다. 제국주의 국가의 양가성에 대한 이야기다. 즉 폭력적 수탈에 대한 기괴한 신학적 정당화와, 그에 대한 강력한 비판 모두 제국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라스 카사스라는 인물이 있다.
프란츠 파농, 에드워드 사이드 등의 탈식민비평 없이도 제국주의를 정직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길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 책이 공헌한 바가 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숫자가 된 사람들 -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구술기록집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24
형제복지원구술프로젝트 지음 / 오월의봄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1년 3월 11일, 대법원 형제복지원 비상상고 기각'.
형제복지원 사건은 대한민국의 아우슈비츠로 불린다. 1987년 복지원장 박인근의 비리가 밝혀짐으로써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그러나 박인근의 대법원 판결은 무죄. 복지원이 폐쇄된것 이외에 그는 법에 의해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사회는 법이라는 테두리로 수많은 국민을 부랑민으로 만들어 강제수용하고, 군부의 군화발로 이를 정당화 했다. 그러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이 기괴한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피해자들이 원하는건 금전적 보상이 아니다. 진상이 명백히 밝혀지고, 관련자들이 온당한 처벌을 받는 것. 그뿐이다. 2021년이 됐는데도 아무것도 진행된게 없다는 사실 앞에 법이란 무엇인가? 국가와 사회란 무엇인가를 되묻게 된다. 부조리한 생명정치로 인해 피해자들이 더 이상 호모 사케르로 남지 않도록 우리가 그들의 목소리를 기억해야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