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 열린책들 세계문학 52
A.스뜨루가쯔키 외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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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주저리 버전)--처음부터 독후감상을 두 편 써버려서
그냥 올리기로 합니다.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

제목을 봐라, 이 책이 대체 무슨 얘기를 할려는지 감도 안 잡힌다.
지구 멸망? 멸망하려면 멀었다는건가? 언젠간 멸망 한다는 건가?
얘기하려는게 뭐지? 여튼 러시아문학 답군(?)

여기까지가 내가 책 제목에 대한 첫 인상이다.

그리고 내용을 다 읽은 뒤엔, 더이상 머릿속에 제목이 남아 있지 않았다.
여느 비주류 작품들이 겪고 있는 오역(?)이나 익숙치 않은 문화권이라 발생하는 공감의 결여 현상으로 치부했다.

책을 절반정도 읽고는 ˝인간이 알지 못하는 외계 세력의 거대한 음모속에서, 그것을 밝혀내고 이겨내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 뒤로 갈 수록 아예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리면서 나의 예상은 ˝미천한 인간이 유한한 상상속에 갇혀 자기 자신을 속여버린 짓거리˝의 산물이 되어버렸다. 나는 책을 과소평가한 동시에 스스로를 과대평가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런 나를 콕- 집어내서 신랄하게 풍자했다.

음...어쨌든 이 책은 판타지 소설이 아니다.
외계인, 가이아, 자연...이런 존재의 미스터리한 능력을 과시하고 싶은게 아니라 그것들을 단지 상징적인 존재로 삽입했다 생각한다.
꿈을 쫓는 중에 봉착하게 되는 각가지 문제들을 상징한다고 말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가난한 소설가가 있다. 처와 자식 세 식구가 함께 사는데 수입이 변변치 않아 빚까지 졌다. 하지만 작가가 이번에 쓰는 작품은 정말 파격적이고 역대급이며 아무도 다루지 않았던 소재인것이다. (그리고 항상 이런 관건적인 시각에 안 좋은 일이 터지게 된다) 그러나 작가의 아이가 큰 병에 걸려 지금 당장 입원해야 한다. 이때, 작가는 극적으로 출판쪽 친구의 연락을 받으며 작품 계약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지만 아이의 병원비를 지불해주는 대신 이번 소설의 전체적인 소유권을 넘기라고 한다. 앞으로의 문학사에 큰 전환점이 될 작품일거라 작가 자신은 확신하지만, 연락온 이 친구의 출판사는 전형적인 ˝상업적˝작품만 취급하는 회사라, 작품을 넘기면 ˝요즘 트렌드˝에 맞게 전부 뜯에 고칠게 뻔했다.
자, 이제 나 자신을 소설가라고 생각하고 선택을 해보자.
˝작품을 넘기고 아이를 살린다˝ & ˝문학을 살린다˝

현실 vs 꿈

물론 실제 책에서 얘기한건 이렇게 명확하지 않았다, 밝혀진건 하나도 없었다. 말하자면 ˝아이가 정말로 큰병에 걸린것˝이 아니라 그럴꺼라는 모호한 정보만 흘려준것 뿐이다.
어찌됐든 적어도 책 속 주인공은, 예로 든 소설가와 거의 비슷한 고통과 멘붕을 경험했을 것이다.

음...글이 길어졌지만...별로 중요한 얘기는 없다.
그냥...선택은 자신의 것일 뿐이고, 어떤 선택을 하든, 앞으로 살아갈 시간은 많다는 것.
그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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