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클래식 6
프란츠 카프카 지음, 홍성광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프카의 “성”을 완독 했다.

독후느낌을 쓰기전에 먼저 “아니 갑자기 왜 이런 얘기를...?”하는 얘기로 시작하겠다.
말하자면 필자의 꿈은 “느긋이 글자나 좀 끄적이는 한량”이 되는것인데 최근에 취직을 해버렸다.(가뭄에 콩나듯 책을 읽게 되었다는 이야기다.)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이런 정보를 강제주입하는 이유는 “성”의 주인공 K도 성으로 새롭게 파견된 측량사로 왠지 필자와 처지가 비슷해서 여느때보다 참을수 없이 몰입을 해버렸다는것이다.낯선 환경에 홀로 내던져진 K나 필자나...(이부분에서 눈물 찍고).그래서 예전에도 객관적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더더욱 객관적이지 않은 감상을 써보겠다.

K는 성의 부름을 받고 마을에 측량사로 취임하기 위해 먼길을 걸어 늦은시간에 마을에 도착하는데,호텔과 마을사람들의 심한 경계(와 호기심)를 받게 된다.게다가 성에서 왔다는 (말단)집사와 다투기도하고 (K가 온다는것을 보고받지 못했다는것이다)나중에는 그럭저럭 K의 존재를 인정했지만 K는 여전히 마을사람들에겐 이방인이며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존재였다.또한 마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K의 입장을 이해하지못하고 (호텔여주인은 K가 어떻게 그런 명확한것을 모르는지 알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K를 비난하고 무시한다.처음엔 K는 도통 마을의 분위기를 종잡을수 없어 몸부림치며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지만(성의 관리의 애인이라 자칭하는 호텔직원-프리다를 손에 넣는다) 점차 마을의 “규칙”들을 알아가면서 무기력해진다.자신이 과연 벗어날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에 점점 지쳐가는것이다.처음에 직접 성으로 걸어가려 시도 했던데로부터 관리가 호텔에서 나올때 그와 얘기를 하기위해서 마차 옆에서 죙일 기다리다가 나중에는 다만 편지심부름꾼,성과 연줄이 있다고 일컫는 자들에게나 매달렸다.

이야기의 전개로 보면,“소송”이나 “성”이나 굉장히 닮아 있다.부당하다 생각되는것들에 대한 분개로부터 지쳐 나가 떨어지는 과정.그래도 “소송”과 “성”이 다르다고 생각되는것은,“성”의 K는 점점 마을사람들을 자신도 모르게 닮아가는 반면 “소송”의 요제프K는 자기의 입장을 굽히지 않아 부러졌다는것이다.(물론 “성”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영원히 카프카 혼자만 알게됐지만.)그래서 어떤의미로는 요제프K는 이상적인 캐릭터이고 K는 현실적인 캐릭터이다.

이야기중 종종 K의 행동에 대해 호텔 여주인의 호된 비난이나 두사람의 치열한 공방전을 볼수있는데.그 주요원인은 항상 여주인이 K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데서 시작했다.예를 들자면 프리다를 손에 넣은일,성에 가려고 하는일,관리를 만나려고 하는일,만나려고 마차에서 기다린일,또한 관리의 수석비서의 부름에 그를 만나 심문을 받고 신속히(복도에 좀 남아있었다)사라지지 않은일...그외에도 K가 여주인의 말에 토를 달아서 더 화를 돋운일도 있겠다.읽는 내내 필자는 여주인의 분노를 이해할수 없었는데 하도 얘기를 빙빙돌려서 강력하게 주장하는바람에 내가 잘못되었는지 의심하게 되는지경에 이르렀다.대충 여주인이 성과 성에서 일하는 관리들을 얼마나 존중하고 극진히 대하는지 알겠고 그녀가 말하려는 느낌적인 느낌쓰~는 알듯하나 모든것이 왜 무조건적인 비난이 되어서 K한테 쏟아지는지를 이해하는건 힘들었다.그래서 필자는 K보다 더 갑갑해졌으며 여태껏 살아오면서 느꼇던 비슷한 감정들의 과거를 떠올리게 되었으며 더욱이 어린시절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일(비오는날 흙탕물에 참방참방,물가에서 놀다가 옷을 입은채 물에 들어간것 등등)에 부모님이 굉장히 화를 내셔서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던 먼~옛날의 일까지 떠올라버렸다.(그런 의미에서 카프카는 굉장한 작가다.)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K의 마인드는 점점 여주인을 닮아간다.단순 필자의 착각일수도 있지만 후반쯤에 K에게 자신의 안타까운 처지를 호소하는자들에게 (심부름꾼의 누나,호텔의 다른 여직원)거의 호텔 여주인스러운 말을 한다.물론 K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기때문에 부드럽고 우회적으로,또한 회유적인 말까지 추가하지만 주요의미는 “니들은 부정적인 생각만하고 남탓만하는것이여,사실은 그렇지 않아.”라는것이다.뭐가 같으냐고?K는 자신이 측량사로서 마을에 왔는데 아무것도 배정된것이 없음에 성으로 가려고하며 자신의 일을 담당하는 관리만 찾으면 다 해결이 될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보고 호텔 여주인이 “너는 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잘못을 저지르고 미안해 하지도 않는 뻔뻔한 인간이구나.”라고 말한다.하여 읽다가 데자뷰를 느꼈던것이다.

데자뷰는 마지막쯤에 또 한번 나타난다.새로운 등장인물이 갑자기 K에게 찾아와 그에게 일자리와 숙식을 제공하겠다고 그를 데려가려 하는데.그때 K는 그자에게 “나를 통해서 성과 연줄이 닿으려고 그러냐?”고 묻는다.그리고 그자는 그게 아니라면 왜 K를 데려가겠냐는 말을 한다.앞서 언급했던 K와 호텔직원-프리다의 관계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이야기는 거의 이쯤에서 끊어지는데 아쉽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다만 K를 찾아온 남자의 어머니가 K가 집에 들어서자 했던말이 궁금한데.그것은 전적으로 이야기가“그녀가 한말은.”이라고 끝나버렸기 때문이다.평생 처음으로 “To be continue...”보다 더 잔혹한 상황을 맞이한격이다.

그래서 “성”은 어땠냐고?
“성”은 현재에도 적용이 되는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쓸데없는 감상:
“변신·시골의사”로 카프카를 접하고 “소송”으로 조금 익숙해지고 “꿈”으로 멘붕하고 드디어 “성”은 약간의 면역체를 갖고 읽었는데,와중에 독특했던 체험을 슬쩍 얘기해보자면,읽는중에 정신이 혼미해져버린 순간이 있었는데,그때 뭔가 책에서 얘기한 느낌을 알것같은 기분이 잠깐 스쳐지나갔다는 것이다.그 기분이 느껴지는 동시에 또 다시 혼란속으로 빠져버리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생각됐다.(그러니까 카프카가 이렇게 위험합니다.여러분.)

-끝-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03-0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 공감합니다. 카프카의 장편소설은 다시 읽고 싶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