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생활자의 수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2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동현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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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는 읽다가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럼에도 주인공의 사회에 대한 울분, 분노, 부정과 자신을 열렬히 수호하는 이기주의를 잘 전달해줬다. 솔직히 중간중간 머리를 크게 끄덕거리게 만드는 주장도 많았다. 오오. 나도 웬만큼 삐뚤어먹은 놈이구나.하고 새삼 깨달았다. 모든것을 다 통달했노라 하면서도 정작 불똥이 튀면 울분을 참지못하고 폭발해버리는. 약간의 정신질환같이 발작하는 모습. 소름돋을 정도로 닮아있었다.

2부는 그런 사람의 사회생활을 서술했다. 불안, 초조, 고뇌, 감정 주체 불가. 파생된 감정을 분출하기 전까지 이어서 주렁주렁 메고 가는것. 그리고 언제든지 복수해줄 자세가 되어있는 모습. 그런데 사실상 자아파괴적인 행위라는것. 그리고 본인은 그것조차 알고 있으면서 하고싶은 대로 하며 스스로를 아끼고 미워하고 증오하고 사랑하는것...뭐 그런것 같다.

이런 사람(경험적인 얘기?)들은 보통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내세우기 보다는 타인의 주장을 비판하는 일을 더 잘한다. 그렇게 비판을 진행하고 누군가가 반박하기도 전에 스스로 부정을 해버린다. 말하자면 ˝그렇긴한데 나도 그게 잘못된건 알아. 아니까 굳이 얘기하지마. 아~ 나도 안다니까?˝ 이런 식이다. 왜냐하면 자존심이 너무 높아서(아니면 낮아서) 타인에게 반박할 기회 조차 주지 않는것이다. 예컨대 ˝나라는 인간은 스스로 장점도 단점도 다 깨닫고 있지.˝ 라는 또 다른 잘난척인 것이다. 그래서 항상 우월감을 갖고 사는데 말하자면 그것은 본인이 진짜 (무결점)해서가 아니라, 못나고 찌질하지만 본인은 그것을 잘 알고 인정하기 때문에 우월하다는 것이다. 하여 타인에 대한 비방은 항상 ˝너도 똑같애, 너도 사실은 못났는데 왜 인정을 하지 못해? 나는 적어도 인정하고 받아들이거든?˝인 것이다.

주저리주저리 ˝이사람 저사람˝ 얘기해봤자. 사실은 공감을 받고 쓴것이라, 결국 내 얘기다.
옙스키행님...왜 제얘길 쓰셨습니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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