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의 핵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
조셉 콘라드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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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본지는 좀 됐지만 책을 모티브로 제작한 영화는 며칠전에 봤다.

책을 읽을때 상상했던 풍경과 영화는 매우 다르다.(책을 읽으면서 상상했 모습과 영화가 만들어낸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로 영화도 가끔 찾아본다.)그도 그럴것이 책은 아프리카대륙에 대한 약탈을 배경으로 하는 반면 영화는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한다.말하자면 책은 지극히도 원초적인 땅에서 일어난 일인데 영화는 그래도 그나마 근대적인 땅에서 일어난일이라고 할수있다.그래서 책에서 묘사한 ˝커츠와 야만인˝이라는 설정은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대신 영화에서는 뭔가 뜬금없는 기분마저 들게 한다.한마디로 필자는 원작의 설정을 더 편애한다.고로 지극히 주관적인 결론으로:˝영화는 순수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려는 원작의 의도와는 차이가 있다.˝가 되겠다.
하여 이 책을 논하면서 영화는 접어두는걸로 하겠다.

암흑의 핵심은 고요하고 지루하고 삭막한,감정이 결여된 소설이다.행복도 슬픔도 없이 다만 주인공의 공허한 이야기로 진행된다.

주인공이 먼길떠나 도착한 아프리카땅에서 이루어지는일은 ˝야만인˝들에 대한 착취뿐이었다.유럽땅에서 권태를 느껴 아프리카로 흘러들어온 주인공에겐 1차적으로 일종의 희망을 상실하는 부분이기도 한것같다.물론 주인공 자신도 큰 기대를 했다거나 명예와 부를 얻으려 했다거나하는 ˝상투적인˝목적이나 그외 ˝더 고상한˝ 그어떤 목적도 없었지만,그래도 혹여나 무엇이든지 명확해질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졌었는데,대체적이로 실망적이였을것이다.그러다가 주인공이 커츠라는 사람에대한 소문을 접하면서 어찌어찌 데려오라는 임무까지 받고 그에 대해 알면알수록 어쩌면 이미 자신이 원하는바를 얻은 사람일수도 있다는 희망으로 부풀게 되고 그를 만나러가는 멀고도 긴 여정을 ˝교화된˝ 현지인과 몇몇 동료들과 함께 떠나게 된다.

주인공은 아마 커츠라는 본적도 없는 인물의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동질감 같은것이나 자신도 추구 했었던것들을 느꼈을것이다.인간이란 원체 혼자인지라(필자 혼자만의 생각이다)살아가는 동안은 고립되고 외롭다.그러니까 말하자면 이미 구축된 인간관계속에서도 온전히 스스로에게만 속하는 자아가 있으며 그런 스스로의 자아는 생활속에서 지극히 작은 부분을 차지하여 얼핏 중요하지 않은것같이 느껴지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본인에게는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것은 없을것이다.왜냐면 필자는 그것이 한 인간의 본질이나 성질을 결정하는 요소같은것이라 생각하기때문이다.그래서 인간은 그 ˝중요한˝자아의 외로움을 채우려 평생 안간힘을 쓰게 되는데 그런 행위들이 대체적으로 결혼을 한다거나 취미를 만든다거나 어떤것의 의미를 찾아간다거나...므튼 온전히 몰두할수 있는 어떤것을 찾아가게되는것으로 표현된다.아마 필자의 생각으로는 주인공은 인간의 본질을 찾으려 했던것같다.현대화에 물들어가는 거짓으로 가려진 본질이 아닌,순수한 인간자체의 본질.그리고 커츠도 그것을 찾는다거나 이미 찾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우리의 주인공이 그렇게나 열성적으로 길을 떠났을것이다.그렇게 열대림 깊이 더 깊이 들어간곳엔 다만 원주민들의 ˝신˝이 되어버린 커츠가 말라비틀어진채 죽어가고 있었을뿐이었다.원주민들은 커츠를 누구보다도 믿으면서 누구보다도 두려워했다.말하자면 커츠는 삶의 탐구자인 동시에 폭군이 되었던것이다.본질에 대한 갈망과 절대적인 권력,그 사이에서 미쳐버렸다.그래서 우리의 주인공은 어떤 반응이었냐고?글쎄...커츠의 거점으로 가까워 지면 질수록 조급해지고 그외의 모든일에 무심해지던 주인공은 커츠를 만나고 나서 무서우리만치 더욱더 무심해졌다.주인공은 여느때보다 차분했다.실망도 아니고 희망도 아닌.....필자는 그것이 아마도 암흑이었을꺼라 추측한다.여러가지 의미로:희망의 상실,인간본질에 대한 깨달음,혹은 커츠속에 침식된 어둠...어떤것인지는 알수가 없다.그러다가 얼마 못가 커츠는 숨을 거둔다.어둠으로 가득찬 눈을 크게 뜨고 ˝무서워라...˝를 되뇌이다 언제 숨을거뒀는지 모르게 죽어있었다.

책속의 세계는 누가 더 암흑인지 모를정도로 어둠으로 가득 차있다.아프리카땅의 침략자들인지,원주민들의 신이 된 미치광이인지,그 모든것을 무심히 바라보는 ˝싸이코패스˝인지.
아니면...이 책을 읽으면서 평가와 분류로 자신을 분리시키는 필자인지.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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