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제임스 미치너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누군가의 추천을 받고 보게 되었다.
˝다 읽고 나면 `아...소설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돼.˝라는 서평(?)을 듣고 구매해서 책장에 삭혀 두다 이제야 정독을 완료했다.

책장을 넘겨 목차를 보면 네명의 서로 다른 신분의 인물들로 나누어 이야기를 전개하려는게 보인다.

작가,편집자,비평가,독자.

책과 출판과 출판업계와 연관되는 사람들이다.

굳이 너저분하게 나열하는것은 필자에게 ˝책˝이라는 명사는 ˝순수문학˝이라는 이미지를 안기는 반면 ˝출판˝이라는 명사는 ˝자본경제시장˝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풍기기때문이다.(그래서 책을 넘기면서 예술과 자본사이의 딜레마에 대해 얘기를 하려나 하는 기대를 했다.)

실제로 책의 인물들을 보면
˝시장수요에 부합되는 베스트셀러 작가˝,
˝출판업계에서 인정받는 대단한 편집자˝,
˝소설보다는 문학비평서가 잘 팔리는 비평가˝,
˝잘 읽히는 책을 선호하는 독자˝
로 정의를 내릴수가 있었다.

그래서 처음 2장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책이 출판되기까지의 우예곡절이 다루어져 있어서 ˝나도 글쓰기 참 좋아하는데요,제가 한번...˝하는 생각을 가졌던 필자에게 ˝책이란건 번뜩이는 소재만 갖고 쓸수있는것이 아니고 굉장한 열의와 끈기와 수많은 수정을 거쳐 탄생시키는 제품이지요.˝라고 면박을 주는것 같은 기분이 들게했다.실제 편집자이야기중에 나오는 ˝똑똑하고 열정넘치고 강인하지만 게으르고 자기 변명만 늘어놓는˝ 편집자 남자친구(작가가 되려한다)에 대한 묘사에서 필자는 굉장히 많이 찔리고 안절부절 못했었다.

그러다가 전개는 3장에서 새로운 길로 접어든다.틀에 박히고 아무의미도 없는 시장형 작품을 혐오하고 진정한 문학과 예술을 하려하는 비평가의 이야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비평가는 옛 소설가들에 대한 재평가를 시작하면서 비평가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하게되지만 자신의 열의를 다해 써낸 소설이 참혹히 매도를 당하게 된다.독자들이 그의 책을 이해할수 없기 때문이다.현실에서의 타격을 받은 비평가는 자신이 작가가 될수 없음을 깨닫는다.그러면서 은연중에 이웃으로 지내는 ˝진부한 베스트셀러˝작가를 시기하게 된다.

이 대목에서 소설이라는 작품이 필자가 은연중에 기대했던 ˝예술성이냐 아니면 쉽게 읽히는 가독성이냐˝하는 논쟁으로 전면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갈줄 알았지만 잔뜩 기대에 부푼 필자를 실망하게 한것은 ˝예술을 하는 괴짜˝가 되어야하는 비평가가 ˝말 안 듣던 탕아가 따뜻한 이웃사촌들에게 감화되어 뉘우치˝는 사람으로 끝나버렸기 때문이다.순간 흥이 픽- 죽어버렸다.

허나 흥이란건 항상 잇달아 죽게 되는법(?)이다.독자의 이야기를 펼치는 장에서 갑자기 주목받는 신예 천재작가가 살해당하는 전개가 나타나더니 그 사건에 충격을 받은 ˝진부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각성을 하는것이다.˝난 이제 케케묵은 옛 이야기를 쓰지 않고 현재 상황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쓸꺼야.˝하면서 새로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은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글들에 높은 평가를 하지만 그들은 아직 너무 어려서 문장들이 깊지 않기에 그 두가지를 다 겸비한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설은 끝이 났다.

한동안 눈만 껌뻑거리다가 책을 덮고
˝아,제임스 미치너가 소설은 상업성과 예술성을 고루 갖춰야한다는 정의를 내린것인가?˝...
˝아,제임스 미치너가 비평가라는 캐릭터를 개인적으로 싫어하는가?˝...
˝아,제임스 미치너가 3,4장을 쓰면서 귀찮았나?˝...
˝아,제임스 미치너가 소설은 이런것이라는것을 돌려 돌려 풍자하는것인가?˝...
˝아,제임스 미치너가...˝...
라는 오만가지 추측만 난무했다.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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