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은 개구리 울음에 취하고 

또 어느 날 밤은 아카시아 향기에 취하여

정치니 경제니 하는 주위의 시끄러운 소음 따위는 잊고자 했다. 

이제 마감이 코 앞에 닥쳐서야 정신을 차리고  

읽어주기를 기다리다 지쳐버린 

책들이 뒤집어 쓰고 있는 먼지를(나는 꽃가루라고 우긴다)  

털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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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나나- 2010 제18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박형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5월
11,500원 → 10,350원(10%할인) / 마일리지 5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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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9년 3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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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드라운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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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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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피 중독자다. 마니아가 아니라 중독자!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아플 때도 약을 찾지 않고 커피를 마신다. 그러면 실제로 금세 머리가 맑아지곤 한다.

누군가의 말대로 내몸을 걸레처럼 비틀어 짠다면 붉은 피 대신 검은 커피가 주르륵 쏟아질 것이다.  

그래도 좋다. 커피 향은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설령 그로 인해 뭔가 치명적인 경우가 발생한다 해도 상관하지 않을 듯싶다.  

얼마 전 '소설 쓰는 쥐 퍼민'에서 '책은 커피 냄새가 나는 맛'이라는 표현이 반갑고 친근하게 와닿았던 것도 다 그런 연유에서일 터이다.

내게 있어 커피는 문학과 동일한 개념이다.  

커피는 지옥처럼 검고,  

죽음처럼 강하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 터키 속담 -
(소설 '커피 향기'의 epi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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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견문록- 에디오피아에서 브라질까지 어느 커피광이 5대륙을 누비며 쓴 커피의 문화사
스튜어트 리 앨런 지음, 이창신 옮김 / 이마고 / 2005년 10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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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커피'? 혹은 '창조적인 커피'?
노서아 가비-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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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향기- 어떤 기이한 음모 이야기
게르하르트 J. 레켈 지음, 김라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8월
10,500원 → 9,450원(10%할인) / 마일리지 5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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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지옥처럼 검고, 죽음처럼 강하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 터키 속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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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무시하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 가는 대로 거침없이 살 수 있다면 또 얼마나 좋을까. 만사가 마뜩치 않아서 어깃장을 놓거나 반박하면서도, 정작 겉으로는 아무런 제스처도 취하지 않은(못한) 채 속을 끓이며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가.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도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창조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의 삶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한 사진작가를 만났다. 입담이 유쾌한 사람이었다. 쉬지 않고 쏟아내는 그의 수다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우리는(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둘은 오랜 지기로 나이 차가 십년이라 했다. 물론 하는 일도 달랐다. 동일의 사고방식과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보였다) 식당에서 술집으로, 술집에서 식당으로 밤새도록 희희낙락 전전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그렇게 허물없이 시간을 보내 본 적도 없었을 뿐만아니라 예상치도 않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나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휩쓸렸다. 그는 정말 보기 드문 괴짜였다. 첫 대면부터 그는 세상이 요구하는 예의는 물론이거니와 약간의 허세 따위도 아예 관심 밖이란 태도였다. 그렇다고 뻔뻔해 보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지나치리만치 솔직하고 진솔하고 담백했다. 그건 아무도 두려울 게 없는 사람만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이다. 그가 어떤 말을 해도, 어떤 행동을 보여도 불구하고 그의 삶 속 깊이 녹아있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건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진 게 아님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 다니기에 어디 가시냐고 물었다. 그는 집을 나왔다고 대답했다. 아내에게 쫓겨났으니 '갱생'과 '요양'의 길을 가야한다며 낄낄낄 웃었다…(물론, 농담이다). 배낭 안에는 집에서 로스팅했다는 커피를, 볶은 정도에 따라, 따로 분리해 비닐봉지에 담은 알갱이 커피와 커피분쇄기, 거름종이, 커피 잔들 등이 잔뜩 들어있었다. 그는 누군가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할 때마다 아무데서나 분쇄기를 꺼내 커피를 갈았다. 진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들이 하던 대화 속에서 그가 남도 쪽으로 며칠 동안 취재 겸 작품여행을 떠나던 중이었음을 짐작으로 알게 되었다. 또한 그가 꽤나 실력 있는 유명한 사진작가라는 사실도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후에야 알았다

그럼에도 그의 행장 어디에서도 카메라 장비나 사진작가 연하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것 또한 내 눈에는 기이하게 비쳤다. 흔히들 자신이 종사하는 일의 특징을 은연중에라도 드러내게 되는 법이 아니던가. 그래서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진작가에게 카메라는 군인에게 있어 무기와 다름 아닐 텐데. 그래도 물어볼 수는 없었다. 왠지 멍청한 질문 같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유쾌한 경험이었다. 두고두고 되새겨 봐도 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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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밤 공기가 상큼하다. 

뜰 앞에 목련 나무가 가지마다 하얗게 꽃등을 밝히고 서있다. 

가로등이 없어도 좋겠다. 

잠이 올 것 같지 않다. 

이런 밤엔 몇 권의 책만으로도 잡다한 생각은 잊어도 되겠다. 

더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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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박종대 옮김 / 이레 / 2010년 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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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박성원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5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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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낙타
정도상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2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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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고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윤진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8,800원 → 7,920원(10%할인) / 마일리지 4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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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이 문제다. 서둘러 메모해 두지 않으면 금세 깡그리 지워지고 만다. 반짝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 순간 낚아채지 않으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만다. 잠시 후에는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안개속이다. 사라지는 건 항상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다. 하등 쓸모없는 허접한 것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까짓 자존심 구길 것 없이 떠나버리는 게 낫다 싶었을까. 내 머리의 한계를 진즉에 인정했기에 딴에는 이런저런 방법을 써보기는 한다. 하지만 그때  뿐이다. 필요할 땐 어디에 둔지 절대 찾을 수 없으니까.

오늘도 그랬다.

볼만 하겠다 싶은 책의 정보를 입수하면(어떤 경로로든) 그때그때 모아 한꺼번에 주문하려고 장바구니에 담아 두는데 이제는 그것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이거 원, 쓰레기통도 아닌데… 다 비워지고 말았다. 며칠 등한시 한 사이에 그런 사단이 났다. 다시 담으면 될 게 아닌가, 하겠지만 저자도 제목도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무엇을 탓하랴! 내 머리 용량이 문제인 것을.

이래저래 울적해져 하던 일 팽개치고 밖으로 나갔다. 휑하니 교외로 차를 몰아 언덕길에 올랐다. 사월의 세상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변해있었다. 내 집엔 아직 겨울이 웅크리고 있는데도… 뭔지 모르게 조롱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바람은 상쾌했고 다소 따가운 햇살이 쏟아졌다. 머리를 제쳐들고 눈을 감았다. 쏟아지는 빛의 알갱이들이 그대로 얼굴에 주근깨로 박힘을 느꼈으나 아랑곳 않고, 사방에서 환하게 깔깔대는 꽃들의 웃음소리 들었다.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그래, 인생 뭐 별건가. 이렇게 하루를 살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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