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고 여름, 가을, 겨울... 또 한 번의 봄이 가는 동안 나는,

어디 있었던가....

끈임없이 시간 밖으로 도망친 기억밖에 남은 건 없다

서가를 뒤지고 'dog-ear'를 펼쳐 밑줄친 부분을 확인하며

언제, 왜,를 더듬던 날들...

행복했던가, 아님 습기가 고갈되도록 슬펐던가...

모르겠다

어쨌거나 나는 또 다시 시간 너머로의 탈출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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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밖의 시간
제이 그리피스 지음, 박은주 옮김 / 당대 / 2002년 10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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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물, 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 원시의 자유를 찾아 떠난 7년간의 기록
제이 그리피스 지음, 전소영 옮김 / 알마 / 2011년 12월
19,800원 → 17,820원(10%할인) / 마일리지 9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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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레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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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세계- 개정3판
막스 피카르트 지음, 최승자 옮김 / 까치 / 2010년 7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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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참 편리하다.

화장하지 않은 얼굴이라도 상관없고 무릎 나온 추리닝 차림이라도 괜찮다.

햇볕이 부담스럽다면 모자 하나 눌러 쓰면 그뿐.

 

작정 없이 들길을 걸었다.

때로는 아카시아가 흘리는 향기에 젖어서, 때로는 목덜미가 뜨거워질 때까지 그늘 없는 흙길을 터벅터벅, 또 때로는 열기에 피어오르는 외양간 거름냄새에 코를 막다가도 싱그런 바람이 코끝에 스치면 '보리밭 사잇길로……' 콧노래 흘리며, 

멀리 보이는 길을 가늠하며 숲길을 걷다가 더는 갈 수 없는 길임을 알고서야 가던 길 되돌아오기도 하고……

그러다 문득, 지금 걷는 이 행위가 인생과 꼭 닮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 인생이 뭐, 별건가. 죄다 해석하기 나름인 것을.

 

멀리서 바라본 풍경은 한가롭다 못해 나른하기까지 하다.

그 삶을 들여다보면 저마다 짊어진 삶의 무게가 힘들고 고달플 수도 있겠으나

사람살이란 기껏해야 한 치의 차이일 뿐이라 여기면

다소 불만족스럽다 해도 적응하는 데 큰 지장은 없을 터이다.

 

지금은 비록 흐린 물에서 먹이를 찾아야 하는 외로운 날개 짓이 서럽다 해도……

 

새파란 앵두 알, 머지않아 구슬처럼 붉어지면, 그땐

아름드리 정자나무 짙푸른 그늘 아래 정든이들 불러모아 잔치라도 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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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창을 닫고 소설을 썼다. 

마침표를 찍고 창문을 열었다. 

먼지를 내보내고 바람을 담았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는 

겨우내 덮여 있던 책장을 펼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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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혜린 에세이 1
전혜린 지음 / 민서출판사 / 2004년 6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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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인리히 뵐 지음,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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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두르케
비톨트 곰브로비치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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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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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뼈 시리게 아팠던 기억에서 아직…
나는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눈이 쌓였던, 이제는 녹아 질펀해진 뜨락에 
연두빛이 돌고 목련의 봉우리가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게 확연한데…  
그러나…
베란다에 좀 더 머물고 있는 햇살의 길이만큼 두꺼워진 시간의 층에 갇힌 나는 
차라리,

봄이 오는 게 두렵다. 

스물아홉에 끝나리라 여겼던 한 생生이 
그 후로도 수 년 동안 여전히…
남루한 문장처럼 빛바래고, 갈증과 허기에 시달리다 끝내,
마침표를 찍지 못한 소설처럼 미완에 머물러 있다.
쓸쓸함에서 또 다른 쓸쓸함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절망하며 바라보았던
그 겨울새가 지금쯤 어느 바다를 건너고 있을지…
새가 되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오늘을 살아야지
살아서 미완의 소설에 기어이 마침표를 찍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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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는 대관령에서

어제는 안목 바다에서,

오늘은 경포 바다와 호수에서...

침묵의 소리를 듣고자 했다.

고독했다. 눈이라도 쏟아지길 바랐지만,

파랗게 멍이 든 바다도 하늘도 시리기만 했다.

눈물이 나도록 아팠다.

새들은 깃을 모으고 바람이 오는 곳을 향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 바람을 등지고 서있었다...

그들이 어떻게 겨울밤을 건너는지 알 도리도 없었거니와

나 또한 어디로 가야할 지 알지 못했다.

끝내, 나는 겨울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고

침묵의 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러기엔 얼음장처럼 깨지는 심장소리가 너무 컸던 탓일까.

모르겠다. 

 

돌아오는 길,

길바닥에 금빛을 토해놓고 막 산을 넘는 저녁 해가

피처럼 붉었다.

수도 없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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