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대관령에서
어제는 안목 바다에서,
오늘은 경포 바다와 호수에서...
침묵의 소리를 듣고자 했다.
고독했다. 눈이라도 쏟아지길 바랐지만,
파랗게 멍이 든 바다도 하늘도 시리기만 했다.
눈물이 나도록 아팠다.
새들은 깃을 모으고 바람이 오는 곳을 향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 바람을 등지고 서있었다...
그들이 어떻게 겨울밤을 건너는지 알 도리도 없었거니와
나 또한 어디로 가야할 지 알지 못했다.
끝내, 나는 겨울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고
침묵의 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러기엔 얼음장처럼 깨지는 심장소리가 너무 컸던 탓일까.
모르겠다.
돌아오는 길,
길바닥에 금빛을 토해놓고 막 산을 넘는 저녁 해가
피처럼 붉었다.
수도 없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