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그림자가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82
황선미 지음, 이윤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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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나는 그림자가> 책 제목만 보고는 '그림자가 빛난다? 뭔가 흥미롭군. 눈에 잘 띄지 않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인가?' 생각했었다. 물론 그렇기도 했지만 언어유희가 숨어있었다. 읽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제목, 의미 있어 참 좋다.

 

빛나는 그림자가/황선미 글/이윤희 그림/시공주니어


이 책의 주인공들은 12살 초등학교 5학년이다. 가족들보다 친구들과 더 깊은 얘기를 나누면서 우정을 우선순위 0순위에 두면서도 비밀 한두 가지는 깊숙한 곳에 묻어두는 시기이다. 그리고 이성에 대한 관심이 새록새록 솟아나는 풋풋한 시기이기도 하다.

삶의 범위가 '가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학교'로 확장되면서 인간관계가 다양해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친구'라는 이름의 끈끈한 조직이 형성된다. 존재 자체로 큰 힘이 되어주는 친구! 그 소중함을 알기에 좋은 친구를 사귀고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기를 다들 소망한다.

 

장빛나라는 은재와 유리와 친구 사이이다. 전학 와 모든 게 낯설었던 5학년 1학기 초, 눈에 띄었던 은재가 먼저 말을 걸어주고 자연스레 친구가 되어서 기뻤다. 그리고 그들과 자물쇠로 잠그는 비밀 공책을 공유하게 되면서 갑자기 성숙해진 것 같고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낄 수 없는 우리만의 것. 특별한 사이가 되었다는 기쁨은 빛나라에게 결핍되어 있는 무언가를 충족시켜주었다. 너무나 행복한 지금, 반에 새로운 친구 '허윤'이 전학 온다. 그리고 특별하고 단단했다고 생각했던 빛나라와 은재, 유리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른에게도 어렵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기도 하고, 외면하기도 한다. 이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잘 풀어나갈 수 있는 힘도 처음부터 갖추고 태어나는 게 아니라 연습을 통해 길러지는 것 같다. 난 잘못한 게 없다고 외면하면 한순간은 편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관계들이 단절되어가면 결국에는 혼자가 될 것이다. 소중한 인연이 오해로 멀어지게 된다면 두고두고 후회로 남는다. '내가 먼저 사과할걸.' 물론 어렵지만 용기를 내봄직한 일이다. 그 이후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빛나라도 힘들었지만 소중한 우정을 위해 사과를 한다. 은재와 유리 또한 마음이 편하지 않았을 거다. 마음과는 다르게 딱딱한 어조와 아픈 몸, 다 삐거덕 거리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다시 이어졌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다시 모인 3인방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지금은 지금 중요한 걸 하는 거다.



빛나라는 남모른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한 아픔도 겪었다. 그래서 꼭꼭 숨기고 싶은데 거짓말을 하게 되고 친한 친구들과 오해도 생기게 된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까운 친구면, 가만있지 마." 엄마의 한마디가 큰 힘이 되었으리라. 갈등이 없이 평화롭기만 바라지만 그렇다면 성장할 기회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오해로 인한 갈등을 겪으면서 소중함을 다시금 새기고 관계가 단단해져 가는 게 삶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허윤이 길고양이 '눈썹이'에게 한 행동이 큰 의미로 다가온다. 눈썹이(삼식이)가 길에서 방황하면서 병을 앓아 고생하다가 윤의 도움으로 동물 병원에서 치료받고 주인에게 다시 돌아가게 되는 치유의 과정이 빛나라와 윤에게도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윤의 용기 있는 행동이 빛나라가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싸웠어도 한 번도 떠났던 적이 없던 애처럼 빛나라를 붙잡아주는 친구가 있기에, 하고 싶을 때 이야기하자는 대범한 친구가 있기에 빛나라는 용기를 내지 않을까, 언젠가는.

 

공소에 산다는 윤. 그 아이의 이야기를 알고 싶다. 12살 같지 않아. 햇빛을 받아야 멀쩡해지는 애. 자꾸 사라지는 애. 그림자처럼 숨어버리는 애가 가져간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다시 돌아올 날이 기다려진다.


 

빛나는 그림자가 보고 싶습니다. 알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만나겠지요.

첫 번째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좀 더 풍성하게 해주는 이윤희 작가님의 그림도 기다려집니다.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공북클럽 10월 한/달/한/권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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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을 헤매고, 해내고 - 오늘을 포기하지 않는 우리들의 이야기
임현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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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주' 아나운서

TV를 즐겨 보는 편이 아니라서 그녀를 스쳐 지나가듯 보고 얼굴을 알고 있는 정도였다. 내가 그녀를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된 계기는 작년에 방영된 MBC 다큐멘터리 '시리즈 M'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민감한 주제를 생방송을 통해 경험해 보고 이를 인터뷰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어떤 연유로 임현주 아나운서가 출연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체험과 소감은 신선하고 솔직했으며 그녀의 호감도를 상승시켰다. 그 이후 '안경 아나운서'로 남다른 행보를 이어가는 그녀를 응원하게 되었다.

출판사에서 북토크 소식을 받게 되면 종종 그녀의 이름 석 자가 진행자로 등장하여 방송국 외 종횡무진하는 그녀를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오늘도 찜한 작가님의 첫 에세이 첫 번째 북토크를 그녀가 진행한다. 책을 사랑하고 곁에 두는 사람으로서 부럽고 눈길이 간다.

 

임현주 아나운서가 쓴 <우리는 매일을 헤매고, 해내고> 에세이를 하니포터 1기 활동 시작으로 만나게 되어 나와 그녀의 접점이 또 하나 생긴 것 같아 설레고 기쁘다. 산업공학과 졸업(학교는 T.T)과 동향인 점을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자꾸 공통점을 찾게 되는 건 그냥 그녀가 좋아서이다. 그래서 이 서평 또한 균형감을 잃은 채 적게 될 듯싶다.

 


우리는 매일을 헤매고, 해내고/임현주/한겨레출판


이 책은 6가지 주제에 대해서 솔직 담백한 문체로 풀어낸다. 그녀의 음성으로 오디오북이 나와도 좋을 듯.

일에 대한 열정이 드러나는 글을 읽으면서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한 그간의 고민한 흔적과 해답을 찾기 위한 시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계속해서 자기 안에 용기와 다정함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성장'이라 말하는 그녀 덕분에 오늘도 힘을 내본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해서 좋아하는 만큼 할 수 있는 삶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매일을 헤매고 해내고 주연처럼 때론 조연처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나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부딪히고, 사랑하며

- 인간관계에 대하여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를 쓴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님과 인터뷰 중 질문이다.



 

그렇다. 사람 관계에서 완전무결한 관계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상처받더라도 행복해지기 위해 소중한 이들과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서로 존중하고 노력하는, 다정한 마음이 필요하다. 상처는 두렵지만 외로움은 더 서글프다. 마음과 마음이 닿는, 벅찬 순간을 놓칠 수 없는 우리는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대해야 할 것이다.

 

관계는 조건부가 아니었다.(65쪽)

우리는 관계를 이어갈 때 특히 가까운 사이일 때 '내가 잘되면, 돈 많이 벌면, 나중에 잘 해야지.'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관계는,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나중에 해야지 하는 일을 살펴보면 거의 지금 가능한 일이다. ~하면 없이 지금 소중한 관계를 위해 행동으로 옮겨야겠다.

 

프로의 세계에서 배운 것

- 노련함에 대해

 

사고로 여겨질 방송을 마치고 신경 쓰이는 마음에 시청자 게시판을 살펴보던 중 고마운 글을 올리신 분을 그날 대리기사님으로 만났다는 일화. 일할 때의 마음을 잊지 않게 해주셔서 책 선물과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다.

 


 

신기하고도 귀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무뎌지면 잊어버릴 마음가짐을 되새길 수 있게 해준 만남도, 그 인연을 귀하게 여겨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숙한 시선을 지닌 임현주 아나운서도 감동적이다.

 

증명이 모여 성장한 사람은 탄탄하다. (165쪽)

처음부터 성공하는 이들은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차근차근 기회를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있다. 자신의 실력과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버텨내는 힘이 필요하다. 그렇게 견딜 수 있는 힘을 근육처럼 단단하게 키워 무너지지 않도록 성장해야 한다.

 

고유한 내 모습으로 일한다는 것

- 편안함에 대해


잘하고 싶어서 힘든 우리들을 위해 건네는 위로다.

잘하고 싶어서 쌓이는 스트레스는 포기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끌어안아야 한다. 너무 지쳐 무기력할 때는 이를 인정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충전을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끊어내고 무사히 하루를 보내고 나면 다시 의지가 생기고 지금보다 홀가분한 내일이 찾아온다는 긍정의 힘을 믿어보자.

 

살아가면서 '때'라는 말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무슨 일을 할 '적기'는 과연 있을까? 있다면 이 세상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일까? 공부할 적기, 결혼할 적기, 아이를 낳을 적기...... 이 많은 일정표들은 누가 짜서 우리에게 강요하는 것일까? 의문이 든다. 나 또한 살아가면서 적기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혼'을 했지만 알콩달콩 우리 네 식구가 재밌게 살고 있어서 후회는 없다. 하지만 출산을 하면서 퇴사하고, 다시 재택근무를 하다가 또 출산을 하면서 퇴사하며 적기와 선택에 대해 고민이 생겼다. 세월이 10여 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여전히 육아는 여성 커리어의 최대 걸림돌이다. 하지만 자기가 살고 싶은 삶, 원하는 삶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아는 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신중하게 선택해 결정하자. 임현주 아나운서 말처럼 결정하고 나면 불안하게만 느껴졌던 내일에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나 또한 결정하기 까자의 과정이 힘들지 결정한 이후에는 앞으로 돌진하는 성향으로 기대되고 재밌게 즐기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즐기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용기를 내어 보자.

 


 

책 중간중간 나오는 적절한 비유와 예시는 관심을 깨우고 흥미를 유발한다. 그리고 공감대를 형성해 그녀의 이야기에 힘을 싣는다. 좋아하는 책과 영화, 음악을 통해 확장된 이야기는 마음 깊숙한 곳, 미처 열지 못한 문에 똑, 똑, 똑 노크한다. 내가 만난 오로르와 고흐를, 즐겨 듣는 자우림 밴드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을 그녀도 인생 어느 지점에 만나 삶의 위안을 얻었다는 글은 각자 떠난 여행지에서 우연히 마주친 듯한 반가움을 준다. 내가 느낀 감동, 깨달음, 생각을 나누는 기쁨이다.

 

다 한때야(260쪽)

고통스러운 시간도, 행복한 시간도, 힘겨운 시간도, 즐거운 시간도 영원하지 않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의 긴장과 주름이 펴진다고 한다. 수많은 기복 속에서 잘 버텨냈고, 잘 해내고 있다고 격려해 주는 자신과 주위 사람을 떠올리며 오늘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 매일을 헤매고, 해내면서 시간을 쌓아 좋아하는 일을 한다.

 

임현주 아나운서의 잔잔하고도 묵직한 위로에 오늘도 긍정하며 내일을 기대한다.

감사합니다.

 

<한겨레출판 서평단 하니포터1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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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꼬까언니
김정아 지음 / 풍백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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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M 소울싱어즈 리더로 알려진 김정아가 작가 김정아로 돌아왔다.

 <잘나가는 꼬까언니 - 자존감이 돌아왔다> 

 

음악이 아닌 글과 그림으로 완전히 무장하고 아니 완전무장해제하고 날것의 느낌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에세이다. 무교이기에 그녀의 음악을 잘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을 계기로 그녀 자체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 책은 16년 전 작성한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본인이 밝힌 대로 짜증이 많은 시기에 쓴 글이라 그런지 상당히 과격하게 시작한다. 그럼에도 꿋꿋이 넘겨 한 장 한 장 읽다 보면 한 장 한 장 그림을 보다 보면 어느새 그녀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 그녀의 세상이 낯설면서도 친근하고 황량하고 건조하면서도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게 느껴지는 건 다 그녀 특유의 색채와 매력일 것이다. 글도 그렇지만 그림으로 표현하는 바가 크다. 노련하지 않은 그림체가 오히려 더 마음을 건드려 찬찬히 보게 한다. 뭐든 찬찬히 오래 보아야 예쁘고 기억에 남는 법이니까. 꼬까 언니는 다 아나 보다.

 

날개 꺾인 새 - 날개 꺾인 새, 깁스를 하다 - 날라리, 진짜 새되어 날다 - 날라리, 바람을 타다

4개의 큰 주제로 묶여진 이 책은 그 장마다 꼬까언니의 생각이 꾹꾹 눌려 담겨 있다.

그녀의 인생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프롤로그와 책 속 어린 시절 기억들은 그녀의 고통과 결핍을 드러내고 있다.

낳아주신 부모님, 키워주신 부모님이 따로인 꼬까언니.

낳아주신 부모님과 살지 못하고 이층 엄마, 아빠랑 같이 살았다는 그녀는 그때가 너무 행복하고 평탄하고 좋았다고 한다. 자신이 더없이 귀한 시절이었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11살이 되고 친부모님과 살게 된 순간부터 그녀의 삶은 아수라장, 지옥이 되었다. 끝도 없이 추락하던 그녀의 삶에 들어온 소중한 존재들이 있다. '들꽃'과 '지미' 그리고 하나님이다.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변화가 크다.

 


 

▷날개 꺾인 새

: 뻔히 아는 사실인데도 멀리서 보면 모를 때도 있고 사람들이 아니라고 하면 나의 믿음이 사라질 때가 있습니다.

 

자신을 날개 꺾인 새로 비유한 꼬까언니는 사랑에 목말라하고, 그리움에 목말라한다.

쥐 잡는 법을 모르고 쥐가 내게 해를 끼치는 동물이라는 것도 몰라서 쥐 2마리와 무려 일 년을 함께 살았다고 한다.

사람들과 이야기하기 싫어서 사탕을 물고 있는 꼬까언니. 사탕을 물고 있는 데 자꾸 말을 걸면 일부러 침을 흘려버렸다고 한다. "말 걸지 마." 경고 차원에서 말이다. 자진해서 외톨이다.

그런 그녀가 사무친 외로움에 대해 글을 썼다. 괜스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한없이 자신을 사랑해 주고 그리워해주는 이를 갈구하는 그녀는 과거의 기억 속 대답 없는 이의 이름을 부르던 자신의 모습을 지워버리듯 세상을 향해 이름을 이름을 외치고 대답을 듣는다.

 

요술 지팡이가 생겨 소원 하나 들어준다고 하면 한결같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지지 않고 한집에서 사는 것'이 그녀의 대답이다. 헤어짐으로부터 해방되지 못하는 꼬까언니. 그리움으로부터 적응하지 못하는 꼬까언니. 시간이 흘러 많은 것이 변해도 쉽게 변하지 않는 그녀의 슬픔이다.

 


 

▷날개 꺾인 새, 깁스를 하다

: 그럴 때 저는 제 눈에게 말합니다. "매번 보는 것처럼 안 봐도 돼. 새롭게 보는 건 참 좋은 거야. 그러니 부정적인 남의 말처럼 정말 네가 이상한 건 아니야. 안심해,"

 

날개 꺾인 새인 꼬까 언니를 꼭 안아주는 사람, 같이 고민해 주는 사람, 기도해 주는 사람, 울어주는 사람들을 만나 그녀는 달라지고 있다.

"꼬까야, 괜찮아. 내가 옆에 함께 있어 줄게."

발톱을 피가 나도록 바짝 깎는 꼬까언니, 어느 해 수련회를 갔을 때 갑자기 들려오는 울음소리. "얼마나 아팠을까?" 꼬까언니 발에 후시딘을 발라주시며 현정 간사님은 그렇게 울고 계셨다고 한다.

발보다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꼬까언니의 마음을 읽고 안타까워하셨던 것 같다. 그게 사랑이라고 느낀 꼬까언니는 사랑하려면 먼저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깨닫는다. 나를 더 사랑해서 발을 아프지 않게 만들 때가 오면 남의 발을 붙들고 눈물을 흘릴 것이라고. 관계를 맺으면서 상처도 받지만 이렇게 사랑을 받아 치유되기도 한다. 그래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사람이다.

 

친아빠, 김 씨 아빠에 대한 기억과 느낌, 기대가 잘 드러나 있다.

자신을 억누르고 폭력으로 대하던 아빠. 철모르던 시절 넓은 품에 안기려다 별안간 한낮에 반짝이는 별을 봤다는 꼬까언니는 이제는 김 씨 아빠를 용서해 드렸다. 그 아픔을 겪고도 너무 늦은 용서를 후회하는 언니는 참 용감한 사람이다.

"아버지는 예전에... 나보다 더 아픈 일이 있었을 거야." 이해할 순 없지만, 용서할 거야.

 

집단 상담 경험 에피소드를 보면서 역시 인간은 학습하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전에 다른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데 "꼬까는 치약을 중간부터 짜요. 이불도 물론 안 개고요. 남의 물건을 맘대로 씁니다."라는 고민을 상담 중 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치약은 끝에부터 짜야 한다는 것, 자고 난 이불은 개야 한다는 것, 남의 물건은 함부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 미안함을 느끼고 기본을 모르는 사람처럼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발전해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글을 보고 마음이 찡해졌다. 가혹한 그녀의 지난 삶이 그려지면서 먹먹해졌다.

 


 

▷날라리, 진짜 새되어 날다

: 누구의 말처럼 남의 말은 저의 삶이 될 수 없습니다. 뻔히 아는 사실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거 우리 인정해 보도록 하죠!

 

친아빠 김 씨 아빠에게 "아빠, 사랑해요."라고 하면 아빠는 기분 좋게 "어~이 고맙다." 하신다고 한다. 꿈에서!!!

친부모에 대한 애증은 그녀를 그렇게 지탱해 줄 것이다. 고통을 준 부모님이지만 이제는 용서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진 꼬까언니이기에 다 감싸 안고 두발로 땅을 딛고 서서 오늘도 사랑을 노래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아픔이 있는 그녀이기에 힘겨워하는 약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의 것을 내어줄 수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 마음이 닿아 방황하던 영혼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아 나 또한 기쁘다.

 

"너도 매우 아팠겠구나. 난 안다. 난 알아."

"얘야, 다른 아이들도 너처럼 이런 신발을 신고 사니?" (p.102,3 고 녀석 중)

 


 

▷날라리, 바람을 타다

하나님을 만나 CCM 소울싱어즈 그룹 활동을 하고 자존감을 되찾은 꼬까언니.

이단에서 고통받던 시절과는 달리 진정한 벗, 하나님을 만나 구원받은 모습이 무교인 나의 눈에는 신기하다. 상처 입은 이들을 감싸 세상에서 연대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게 종교라고 생각하기에 꼬까언니의 삶에 지금처럼 은총이 항상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종교적인 메시지가 녹아있지만,

굴곡 있는 인생길을 걸어온 꼬까언니의 말 한마디, 그림 한 장이 진심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힘이 있는 글이다.

자존감이 돌아왔다.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건 큰 힘이 된다. 삶의 기둥이 바로 세워져야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이제 잘나가는 언니로 돌아온 김정아. 그녀의 벅찬 인생 또 다른 이야기를 기다려본다. 꼬까언니, 언니는 정말 멋진 언니에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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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 - 육아에 지친 당신에게 드리는 현실 처방전
함진아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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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

이 책은 각종 처방전으로 채워졌다. 마음 - 감정 - 하루 - 성장 - 관계 처방전이다. 아이들이 십대에 접어든 나에게도 고마운 처방전들이 있어서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육아는 내가 엄마로 존재하는 한 끝이 없는 일이라 내가 나를 사랑하는, 존중하는 배려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또다시 느낄 수 있었다.

 

이미 겪은 일이지만 그 당시 기억과 감정이 다시 소환되어 깊은 공감을 하면서 읽었다. 결혼하고 울 가족만 타지로 이사 온 경우라 두 살 터울의 아이들을 가까운 곳에 도움을 청할 가족 없이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은 나에게 힘이 되기도 하고 짓누르기도 했다. 육아서를 읽으면서 처음인 엄마에 도전하는 나와 세상이 처음인 아이들의 우여곡절, 소통 불가, 난리 법석 시간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울 가족의 소중한 성장사를 되돌아보면서 엄마로서의 내 점수를 매겨보았다. 좀 뻔뻔하게 80점 엄마라 평해본다. 그렇게 나 자신을 다독이며 삶의 균형을 맞추는 나름의 요령이다.

 

함콩 작가님의 다양한 처방전들이 맘에 들지만 특히 나한테 알맞은 처방전 3가지를 골라보았다.

♡ 가까운 사이일수록 보이지 않는 '감정의 선'을 잘 챙기기

♡ 세상의 소리보다는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 엄마와 아이, 마음의 균형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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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참다 터지지 말고 평소 감정을 잘 풀어서 내 감정 주머니를 잘 관리해야겠다. 지나고 나면 후회가 되고, 풀어내면 좋은 자양분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 중심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학교 학부모, 동네 친구 등 원치 않더라도 갖가지 정보들이 쏟아진다. 학원을 보내지 않고 독서와 다양한 체험, 스스로 푸는 문제집으로 남매들을 교육하고 있는데 불안할 때가 있다. 그럴 때 훅~ 들어오는 정보에 흔들리지만 아직까지는 남편과 나의 교육관을 잘 지키고 있다. 달라도 괜찮아. 우리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무리하지 말아야겠다.

아이들이 커가니 엄마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성취를 더 생각하게 된다. 아이와 나, 마음의 균형을 잘 맞추면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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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 지친 엄마들에게 필요한 현실 처방전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

아이와 함께 속도를 맞추어 같은 곳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여유 있는 육아가 될 수 있도록 적절한 자신만의 처방전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끄는 이 책은 내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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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가락국 여행 - 해동이와 함께 떠나는 신비한 가야 역사 여행
강담마 외 지음, 강길수 그림, 양희일 사진 / 고래책빵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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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국? 다소 생소한 나라이다. 가락국은 AD 42년에 김해 지역에 건국된 나라로 잘 알려진 왕, 김수로왕이 세웠다고 한다. 왕비는 아유타국(인도)에서 온 허황옥, 허왕후라고 한다. 금관가야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나라이다.

 


김해는 가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유려한 문화유산을 자랑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위주로 역사를 다루어 가야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현실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김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동화 작가들이 모여 가야사를 쉽고 흥미롭게 들려주기 위해 '글잣는가락바퀴'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어쩌다 가락국 여행>이다.


 


김해의 마스코트 '해동이'가 주인공이 되어 신석기 시대 유물과 유적지가 있는 가락국을 배경으로 6편의 동화가 수록되어 있다.

- 범방 아이야 안녕? (부산 범방동 신석기 시대 조개 무덤 - 범방패총)

- 고인돌 하트 (경남 김해시 율하동 율하 유적지구 B-12호 고인돌)

- 파사 돌을 찾아서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 227호 가야 시대 석탑 - 파사 석탑)

- 순장자를 구하라 (경남 김해시 가야의길 126 일대 - 대성동 고분군)

- 알까기왕 해동이 (경남 김해시 안동 초선대)

- 조개더미의 비밀 (경남 김해시 봉황동 253번지 - 회현동 조개더미)



위 6편의 동화 속에서 해동이는 호위무사 '부길'과 말 '바람'을 타고 과거 가락국으로 여행을 떠나 다양한 일들을 겪는다. 해동이를 따라 가야 시간 여행을 다니다 보니 어느새 가야에 대한 정보도 늘고 그만큼 흥미도 생기게 되었다.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생활했던 곳임을 알게 되고 고인돌이 의미하는 바와 계급 사회에 대한 이해도 생기게 된다. 김수로왕과 왕비 허황옥 왕후에 대한 일화도 신비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순장자를 구하라> 이야기 속 순장 풍습과 가야 여전사 이야기는 생각할 거리가 풍성해 아이들과 얘기나눠보면 좋겠다. 지배자(왕이나 귀족)가 죽었을 때 산 사람을 함께 묻는 장례법인 순장은 옛사람들의 내세 사상이 잘 드러난다. 죽어서도 삶이 이어진다고 믿어 신하, 호위 무사, 시녀, 후궁 등이 순장자로 결정되어 지배자의 저승길에 함께 한다고 한다. 저항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똑바로 누운 자세를 취한 채 발견된 순장자들의 유골을 통해 먼저 죽임을 당해 매장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참으로 끔찍하다. 자신이 모시는 이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아야 했던 이들은 죽는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지...... <순장자를 구하라>는 거기서 시작한 이야기일 것이다.

 

<알까기왕 해동이> 편에서는 일본, 중국과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가야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철 생산뿐만 아니라 철을 다루는 제련 기술까지 뛰어나 일본, 중국 마한, 낙랑과 대방 멀리 동예까지 가야의 철을 구해갔다고 한다.

 

<조개더미의 비밀> 편에서는 일제에 의해 발굴된 회현리 조개더미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 조개더미에서 출토된 유물, 유적이 상당히 흥미롭다. 선사시대 생활 도구에서부터 여러 형식의 무덤까지 발견되었다. 출토된 유물을 통해 그 당시 사람들의 생활을 유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귀한 문화 유적지이다.

 

 해동이를 따라 떠나는 아슬아슬 흥미진진한 가야 여행!!! 

비록 가야는 신라, 고구려, 백제 삼국의 위력에 눌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지만, 알면 알수록 놀라운 문화를 이룩한 나라이다. '글잣는가락바퀴' 모임을 통해 어린이, 청소년, 성인 두루두루 쉽고 재밌게 가야사를 알 수 있는 기회를 늘려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교육 현장에서도 가야에 대한 관심과 비중을 늘려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코로나19로 침체되어 있는 국내 관광산업이 좀 더 활성화되면 김해를 가족 여행지로 정해 가야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싶다. '해동이'와 호위무사 '부길'과 '바람' 동상도 만나보고 책에서 접한 다양한 유적지 중심으로 미처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자랑스러운 가야의 자취를 느껴보고 싶다.

 

여러분도 숨겨진 가야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D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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