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2022 -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사이언스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지음, 이한음.김아림 옮김, 맹승호 외 감수 / 비룡소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묵직한 책의 무게만큼 알차고 풍성한 정보가 가득한 책, <사이언스 2022>

National Geographic 어린이판 답게 올해의 과학 · 역사 · 교양 토픽을 다채롭게 담아냈다.


사이언스 2022/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비룡소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가 1888년 지리에 관계된 지식을 보급하기 위해 학습지 형태로 발간된 후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잡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뛰어난 사진 작품과 과학, 역사, 지리, 탐험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 기사들이 인정받은 결과이다. 그리고 어린이를 위해 2010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사이언스』는 우주, 생태, 역사 등 꼭 알아야 할 지식을 해마다 구성하여 선보이고 있는 어린이 종합 교양서이다. 반갑게도 드디어 올해부터 비룡소를 통해 한국어판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사이언스 2022』 또한 내셔널지오그래픽 특유의 노란색 테두리로 둘러싸여 우리를 찾아왔다. 그리고 그 명성에 걸맞게 다채롭고 풍성한 정보들은 어린이의 세계를 한층 더 확장시켰다. 500컷 이상의 흔치않은 사진들을 통해 접하는 찰나의 시간이 활자들을 통해 사실적이고 적확한 기사들로 재정리되면서 재밌고 알찬 시간을 선사한다.



2022년 올해의 토픽 - 2022년의 도전 - 동물의 세계 - 과학과 기술 - 문화와 생활 - 게임과 퍼즐 - 우주와 지구 - 탐험과 발견 - 생태와 자연 - 역사와 사실 - 세계의 지리




 

2022년을 중심으로 최신 정보들을 총망라해서 정리해 주니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어린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들을 융합하여 접할 수 있어서 관심사를 확장시킬 수 있다.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나라들, 사람들뿐만 아니라 생명체와 지구를 살펴볼 수 있어서 시야와 식견을 넓힐 수 있다.

 

생생한 사진과 함께 들려주는 친숙한 동물들의 색다른 이야기는 아이의 눈길을 끌었다. 베이비시터가 있는 고래 가족, 강을 건널 수 있게 도와주는 자원봉사자 하마, 길을 잃은 탐험가를 구조한 오랑우탄 이야기에 신기해하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하면서 빠져들어 읽는 아이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챕터마다 <더 알아보기> 잠깐 퀴즈! 코너를 통해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와 도전의식을 고취시킨다. 꼭 다 맞고 말 거야!!! 그리고 <이렇게 해 봐요!> 코너를 통해 각종 보고서 쓰는 법, 탐방 계획 세우기, 발표 잘하는 법 등 각종 팁들을 소개해 줘서 실속 있다. 그리고 아이의 손이 멈추고 눈과 입이 바빠지는 <게임과 퍼즐> 챕터가 잡지 중간에 배치되어서 영리하고 섬세한 구성이라고 생각했다.

 

'사이언스'가 큰 줄기이지만 역사, 문화, 지리, 탐험 그리고 기후 위기에 처한 지구를 위한 <플라스틱 제로>까지 가지친 기사들이 어른인 나에게도 알찬 정보였다. 『사이언스 2022』, 이 한 권의 책이 다양한 가능성의 내일을 꿈꿀 수 있는 마중물이 되어줄 것이다. 역사와 문화를 통해 어제를 돌아보고 지리, 생태, 동물, 과학을 통해 현재를 마주 보고 우주와 미래를 보여주고 예측하면서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멋진 책이다.

 

처음 선보이는 #비룡소 한국어판 『사이언스 2022』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사이언스를 한층 더 가깝게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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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해피 어게인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5
이은용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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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해피 어게인/자음과모음


이 책을 읽으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이번 생은 해피 어게인』 이번 생이 '어게인'인지는 모르겠지만 '해피'하다.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서 성장통을 절절히 끌어안지 않아도 되어서 가볍다. 그 가벼움에 담긴 의미가 온전히 내 몫이 되려면 쉽지 않겠지만, 이렇게 다정한 청소년 소설집이 고맙고 반갑다. 그래서 중간고사 기간인 딸에게 읽어보라고 권했다. 앤솔로지 작품집이라 아이 성향에 맞을 단편 둘을 꼭 집어 읽어보라 했다. 지금 당장!!! "시험기간에 책을 읽으라니 말이 돼?" 황당해하는 딸 손에 책을 쥐여줬다.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웃음꽃이 핀 얼굴에 덩달아 나도 미소가 피었다. 시험 끝나면 다 읽어본다는 딸, 과연 어떤 단편을 가장 맘에 들어 할지 궁금하다. 내가 추천한 단편이면 좋겠지만, 다섯 편 모두 맘에 들어서 어떤 작품을 골라도 수긍이 될 것 같다.

 

작가진을 들여다보면,

+ 재밌게 읽었던 [맹준열 외 8인] 이은용 작가님 : 북극곰의 사생활

+ 최근에 관심 있게 봤던 [3모둠의 용의자들] 하유지 작가님 : 그 여름, 설아와 고양이

+ 표지부터 시선을 잡아끌던 매력적인 [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 설재인 작가님 : 강의 대본

+ 상상력 넘치는 [일주일의 학교], [일곱 모자 이야기] 김혜진 작가님 : 저세상 탐정

+ 처음으로 들은 오디오북 [사쿠라코 이야기] 남세오 작가님 : 파란불이 켜지면

 

기존 작품과 비슷한 색감과 질감인 작품들도 있지만, 기억 속 이미지와는 결이 다른 작품으로 놀라기도 했다. 앤솔로지 작품집 자체도 하나의 주제에서 뻗아나가는 다양한 가지들을 만나는 재미가 가득한데 아는 작가의 새로운 면면을 발견하는 즐거움까지 더해지니 해피 어게인이다.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가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한 번뿐이라는 게 아닐까. 다시 '나'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을 지금을 이 순간을 집중해서 살아간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환생, 초기화, 분기점 등의 말들로 한 번의 인생이 아니라 'n차 인생'을 다루고 있다. 자신 마음대로 초기화시킬 수도 있고, 몇 겹일지 모르는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번 살아도 신처럼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수없이 반복된 n차 인생이라 해도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삶일 수는 없다.





0의 제왕으로 인생 초기화가 가능하지만 새로운 존재로 업그레이드되는 게 아닌 채여름. 가망 없는 지구를 위해 초기화, 좋아하는 고양이가 죽어서 초기화, 시험을 망쳐서 초기화. 이렇게 반복되는 인생이니 심드렁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여름이에게 설아가 말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면 좋겠어. 너랑 나랑 겨자랑 다 같이." 이 소박하고 다정한 소원이 여름이를 변하게 했다. 무의미한 n차 인생보다 소중한 게 무엇인지 이제서야 안 여름이는 과감한 선택을 한다. 곁을 내어주는 존재가 있다는 건 참 따스하다. 그 온기가 힘이 되어 미소 짓게 한다. 여름과 설아 그리고 고양이 겨자가 새로 써나갈 오늘을 응원한다. 지금 행복하자!

 

돌고래였던 기억을 간직한 북극곰이 소년으로 태어나 움직이는 모든 것들을 생명으로 귀히 여긴다. 그 소년을 만나 그를 알아가게 되면서 주위를 돌아보게 되고 사랑하게 될 것 같다는 한 소녀의 고백에 떨렸다. 자신의 전생이 뭐였는지 몰라서, 후생에 뭐가 될지 몰라서 그런다는 그 아이의 말에 먹먹해졌다.

 

작가의 연령대를 의심했던 [강의 대본], 현실에서 접해본 경험이 있는 선생님들과의 일화를 소재로 통쾌하게 복수해 줘서 시원했다. 좋은 선생님들이 더 많지만, 씁쓸하게도 책 속의 선생도 분명 존재한다. 그래서 더 치를 떨었고 더 고소했고 더 시원했다.

 

가장 맘에 들었던 단편은 [저세상 탐정]이다. 본디 추리소설 덕후라 이런 포맷을 좋아하고 끌린다. 15세 중학생이 교통사고로 죽어서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전생의 죄를 밝히는 거라니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을까. 저세상 재판하면 <신과 함께>가 떠오르는데 비슷하지만 묘하게 다르다. 정말 묘하다. 법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증거자료로 제시된 전생 영상을 보면서 피고인 스스로가 놓친 증거를 찾아가면서 전생의 '나'를 변호하는 과정이 몰입하게 만든다. 이소 학생과 허 변호사가 인연이 닿은 것 같은 암시가 단편에서 또 다른 작품의 씨를 뿌리는 듯해 역시 작가라고 감탄하면서 읽었다. 진실을 찾아내서 원한을 푸는 게 목적인 저세상 법정에서 냉혹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 박재표 씨의 사연은 환생도 미루고 이소를 40년 기다렸다는 배경까지 더해져 매우 안타까웠다.

 

오싹한 이야기로 먼저 만난 남세오 작가의 [파란불이 켜지면]은 n차 인생이라고 해서 찬란하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희와 수연의 반복되는 삶을 지켜보면서 의문이 뚜렷해졌다. 완벽한 삶이 존재하는가? 타인의 시선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닌가? 1시간 정도 앞선 미래만 볼 수 있는 다희가 완벽한 삶을 살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예전의 삶을 그대로 따라가려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미래를 본다는 게 족쇄가 되어버린 다희의 삶은 타인이 보기에 완벽하지만 진정 행복은 수연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우리 인생에 기분 좋은 파란불이 켜지는 순간, 열심히 살아보고 싶어진다.

 

나중 말고 바로 지금 행복한 오늘을 사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자꾸 잊어버리는 우리에게 다정하게 속삭여주는 소설집이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이번 생을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우리가 되기를.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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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게임 : Escape Room
크리스토퍼 엣지 지음, 최지원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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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로 우리를 놀라게 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작가 크리스토퍼 엣지가 모험 가득한 게임처럼 재밌지만 인류의 책임과 과제를 묻는 묵직하고 강렬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위험한 게임 ESCAPE ROOM/크리스토퍼 엣지/크레용하우스



아이들이 좋아하고 흥미로워할 만한 방 탈출 게임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의 시작은 모험심과 승부욕으로 가득하다. 에이미는 아빠가 예약해 준 ESCAPE 게임에 다른 아이들과 팀을 이루어 도전하게 된다.

에이미, 아쥬아, 오스카, 이브라힘, 민.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진 다섯 명의 아이들은 여러 사람이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는 의미의 '하이브 마인드'에서 착안한 'FIVE MIND'라는 팀명을 짓고 게임을 시작한다.

다락방, 도서관, 마야 붉은 여왕의 무덤, 쇼핑몰, 우주선, 해변가.

단순한 밀실 체험으로 시작했던 게임은 단계가 높아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다.



지구가 탄생하고 첫 생명체가 출현한 이후 수많은 종들이 지구상에 존재했으며, 그들은 진화하거나 멸종되었다. 지구의 유구한 역사 45억 년 중 인류가 존재하는 시기는 아주 짧다. 하지만 인류만큼 지구 생태계에 크나큰 영향력을 미친 종은 없다. 지구 전 지역에 걸쳐 군집을 이루어 나라를 형성하고 '개발'과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지구를 소모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우리 현대인들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지구가 우리 인간에게 주는 선물 같았던 자원들, 사실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었고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가져다 쓴 빚이었다. 눈과 귀를 틀어막은 채 외면했던 지구와 다른 종들의 목소리가 이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파리기후협약 등 국제적인 각성과 대안을 찾아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였다. 탄소제로를 향한 국가 중심의 국제적인 발돋움이 신재생 에너지원 개발과 산업의 탄소 중립 정책 등으로 이어지면서 변화의 물결이 퍼지고 있다. 자본의 힘이 강한 오늘날 시스템의 전반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많은 진통이 따르고 있지만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위험한 게임 ESCAPE ROOM>은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행위를 방 탈출 게임 포맷으로 다루고 있다. 개발과 편의를 위해 다른 종의 서식지와 산림을 파괴하고 전쟁을 일으켜 서로를 죽이고 약탈하기도 하고 풍요를 소비하다 지구를 병들게 하고 결국 돌아온 부메랑을 마주한 인류를 보여준다. 기후 위기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를 촉구하는 청소년 활동가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남의 일인 양 무관심하고 귀찮거나 번거로운 문제로 치부한다. 그렇기에 청소년들이 즐겨 하는 게임을 배경으로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는 점이 이 소설의 강점이다. 우리 집 십 대 아이들 또한 호평이다. 주인공이 비슷한 연령대이라 좋아하는 방 탈출 게임을 같이 풀어가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생생한 묘사와 주어진 문제들을 풀기 위한 긴박한 상황이 몰입도를 높인다. 영화를 보는 듯한 전개에 에이미를 비롯한 팀원들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작가가 세상에 던지는 질문에 답을 찾으려고 고민하게 된다.


우리의 책임으로부터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다. 오늘부터 바로잡아야 내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에서처럼 구원자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작은 습관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우리가 되어야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내일을 선물할 수 있다. 지금의 풍요를 내일의 지구를 위해 내려놓을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할 것이다. 


<위험한 게임 ESCAPE ROOM>은 청소년에게 인류가 살아온 역사를 되돌아보고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행동하게 환기시키는 책이다. 과학과 문학의 만남으로 위험천만한 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정신없이 풀어나가다 마지막 순간에 숨 막히는 반전!!! 을 만날 수 있다. 소설은 예상치 못한 결말 하지만 감당해야 하는 결말로 끝을 맺는다. 우리의 내일은 우리의 힘으로 쟁취할 수 있다. 이 희망을 나누기 위해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크리스토퍼 엣지가 선사하는, 매력 넘치는 모험의 세계에 호기롭게 발을 내디뎌 보기를.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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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프리카인가 -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아프리카!
나선영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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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하면 이글거리는 태양과 드넓게 펼쳐진 초원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온갖 야생 동물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생명의 땅에서 음악과 춤을 즐기는 흑인의 모습이 이어서 떠오른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이글거리는 생명력이다.

 

지금까지 연구결과 현생 인류의 기원은 '아프리카'이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인류가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 환경에 맞춰 진화하면서 오늘날 인류의 특징들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연구 결과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1871년 다윈이 『인류의 유래』라는 책에서 인류의 고향을 '아프리카'라고 밝혔으나 그 당시 유럽 사람들은 아프리카를 야만인의 땅이라 여겨 발굴 조사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인식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옅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그 매력에 흠뻑 빠져 아프리카 여행 에세이를 펴낸 이가 있어서 관심이 갔다. 『왜, 아프리카인가』 나선영 작가는 '지금까지의 아프리카는 잊어라'라며 독자에게 아프리카의 진정한 매력을 선보인다.


왜, 아프리카인가 / 나선영 글·사진 / 바른북스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아프리카의 유혹에 다리 힘이 풀려 주저앉은 작가는 아프리카를 다채로운 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1. I Love Africa : 아프리카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2. Rainbow Africa : 아프리카에게 바치는 헌시

3. Tour of Africa : 아프리카 여행기

4. Interior of Africa : 아프리카의 인테리어

5. Dream of Africa : 아프리카 여행의 매력

6. Movie of Africa :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영화

7. Why Africa : 왜, 아프리카인가?


 

아프리카에 대해서 정확히 전달하고 이해를 돕는 것이 이 글을 쓰는 목적이라 밝히고 있는 나선영 작가는 아프리카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선입견을 버리는 일부터 권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아프리카를 만날 수 있다. 킬리만자로 산, 세렝게티 국립공원, 빅토리아 폭포 등 이름만 들어도 웅장해지는 대자연을 만날 수 있는 아프리카. 이런 대자연을 있는 그대로 지키고 보존하고 유지해 온 아프리카의 노력과 사랑을 먼저 알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었다. 나선영 작가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이 첫 여행지여서 아프리카 적응은 빨랐을지 모르지만 아프리카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백인들이 아프리카의 전부인 줄 착각했으나 조금씩 아프리카 흑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그들을 제대로 마주 보게 되면서 어느새 Black People이 아닌 People로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진정한 아프리카 여행이 시작되었다.

 

저자는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물, 와인, 커피를 뽑고 있다. 식문화를 통해 생활습관을 파악하고 예절을 익히고 더 나아가 그들의 문화와 역사까지 체험할 수 있다. 물 부족 국가가 대부분인 아프리카에서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소비하는 물의 소중함을 여기 아프리카에서 처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작가의 글이 마음에 새겨진다. 아프리카 와인을 소개하는 글을 읽고 놀랐다. 와인을 즐기고 싶어도 너무 다양한 리스트에 움츠려들게 되어서 더 찾지 못하게 되는 듯하다. 그런데 와인 마니아 사이에서는 유명하다고 하니 아프리카 와인을 접하고 싶어졌다. 추천할 만큼 탁월하다고 하니 그 맛과 향이 궁금하다. 세 번째 커피, 아프리카는 너무나 유명한 원두 원산지이다. 아프리카만의 특화산업이지만 그 이면에는 가슴 아픈 현실이 있다. 어린이들의 값싼 노동력으로 유지되고 있는 이 산업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으니 씁쓸하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케냐산 원두커피를 마시고 있다. 끊을 수 없는 중독 그렇다면 정당한 노동의 가치가 그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우리의 일일 것이다.




 

『왜, 아프리카인가』를 읽으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선입견들이 스르르 무너졌다.

- 영어, 우리나라 국민들이 그렇게 잘 하고 싶은 외국어인 영어를 아프리카인들은 자유롭게 구사한다고 한다. 모국어가 있는 그들이 영어를 잘 하고자 하는 것은 경제적인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묘사된 학교의 교육 현장을 보면서 교육에 대한 열정과 희망을 느꼈다. 좀 더 나은 삶을 향한 그들의 의지가 배움의 현장 곳곳에서 강하게 뿜어져 나왔다.

 



- 인테리어 모델링을 하는 저자답게 아프리카의 인테리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화려하고 독특한 문양과 강렬한 색감이 주를 이룬다고 생각했는데 공간과 특색에 맞게 단순하게 또는 특별하게 작업된 인테리어들이 흥미로웠다. 타일과 그림 그리고 수공예품들에 대한 소개가 기억에 남는다.

 

- 작가가 소개한 아프리카 여행 -힐링여행, 은퇴여행, 신혼여행, 가족여행, 방학 여행, 봉사여행- 을 보면 남녀노소 전 연령대가 아프리카로 떠나야만 한다. 그만큼 볼거리, 느낄 거리, 생각거리가 많은 행복한 여행이었음을 알 수 있다. 사람과 대자연에 감화된 저자의 벅참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45개국, 지구 한 바퀴를 돌고 간 아프리카에 이렇게 마음을 빼앗긴 건 저자 말대로 운명이었을까?

 



 

사진과 글을 통해 아프리카의 순수한 생명력을 전해주는 『왜, 아프리카인가』

가장 낙후된 지역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아프리카인들은 행복했다. "현실의 불공평을 탓하기 전에 왜 그렇게 밝은 모습과 해맑은 미소를 하느냐?" 다소 무례한 저자의 질문에 아프리카인들은 이렇게 답한다.



까만 얼굴로 하얀 이를 드러내며 해맑게 웃고 있는 이들은 현실을 받아들이지만 좌절하지는 않는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해 걸어나간다. 그들의 '하쿠나 마타타.' 스와힐리어로 '모든 것이 다 잘 될 거야.'를 뜻하는 이 주문은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만날 때마다 '잠보' 인사하고 안부를 정성스럽게 묻는 그들의 일상이 그들을 말해주는 문화이다.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아프리카이다. 저자도 이런 따뜻하고 다정한 모습에 흠뻑 빠져 제2의 인생지로 아프리카를 선택한 게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의 아프리카 대신 알지 못했던 새로운 아프리카를 만날 수 있는 『왜, 아프리카인가』

다양한 주제로 아프리카를 진솔하게 풀어내고 생동감 넘치는 사진으로 이목을 집중시켜 아프리카를 빛나게 하는 책이다. 그녀처럼 일탈을 꿈꾸는 이들에게 '아프리카'라는 또 다른 선택지를 선보이고 있다.

자, 아프리카로 떠나봅시다! 하쿠나 마타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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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의 임금님 귀 책 먹는 고래 28
김문홍 지음, 어수현 그림 / 고래책빵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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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48대 왕 경문왕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는 잘 알고 있다. 그 임금님이 바로 경문왕이다. 47대 왕 헌안왕의 사위로 왕위를 물려받았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왕위에 오른 뒤에 갑자기 귀가 당나귀의 귀처럼 길어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두건을 만드는 복두장 한 사람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평생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있다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도림사의 대나무 숲에 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다. 그런 뒤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숲에서 그 소리가 들려왔고, 경문왕은 대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고 산수유나무를 심었다. 그러자 “임금님 귀는 길다"라는 소리만 났다고 한다.


이 설화를 각색하여 『대나무 숲의 임금님 귀』가 출간되었다. "사실 임금님 귀는 보통 사람들 귀와 똑같은 데 일부러 크다고 소문낸 것은 아닐까?"라는 김문홍 작가의 공상에서 이 이야기는 출발하였다.


 

대나무 숲의 임금님 귀/김문홍 글/어수현 그림/고래책빵

 


가실은 서라벌 최고의 복두장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시전에서 일하시는 아버지와 어머니랑 사는 열 살 여자아이다. 할아버지가 서라벌 최고의 복두장인 것 못지않게 완벽하고 정확한 눈썰미로 완성된 복두를 점검한다. 가실이 인정해야 복두 제작이 다 끝나는 것이다. 이렇게 할아버지와 손녀가 쿵작이 맞는 한조가 되어 생활하는 모습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도림사 주지스님의 말씀처럼 임금님이 할아버지와 가실을 궁으로 부르면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이 어디 '귀' 하나로만 나타날 수 있냐? 싶은데 유독 귀가 크다, 작다에 연연하는 임금님과 신하들의 모습에 화가 나고 분통 터졌다. 스스로 백성의 소리를 듣고 행복할 수 있게 다스려야 할 임금이 신하들에게, 백성들에게 자신의 귀가 크냐? 작냐? 지난번과 비교해서 어쩌냐? 묻고만 있으니 나라 곳곳에 흉흉한 소문이 도는 것은 당연하다. 귀로 비유되는 경청과 소통의 자세는 행동으로 나타나야 할 것인데 소문으로만 다스리려 하니 뿌리내릴 없는 말들만 허공을 떠돌고 있다.
 



 

임금은 임금의 자리에서
신하는 신하의 자리에서
백성은 백성의 자리에서
제각기 맡은 자리에서 제 실력을 갈고닦아 세상을 이롭게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데 임금은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신하는 자신의 권력과 자리를 키우기 위해 입맛에 맞게 헛된 소문만 내려 하니 가실네 가족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대찬 소녀 가실과 지혜롭고 의로운 할아버지가 풀꽃 이름 내기를 하면서 정겹게 걸어가는 모습을 기억한다. 길섭에 핀 풀꽃들에게도 관심을 보이며 이름을 불러주고 예쁘다 해주는 따뜻한 심성의 가실이 겪은 시련은 참으로 가슴 아프다. 짧은 동화라 백성들이 겪은 고난들이 상세하게 서술되지 않으나 가실네뿐만 아니라 긴 세월 있는 자들에게 협박당하고 농락당한 일들이 묘사되어 있다. 그 일들을 다 품어준 도림사 대숲의 영험함에 대한 고마움도 잘 드러나 있다. 대숲조차 아는 진실을 사람이 모른 체하며 거짓된 소문으로 하늘을 가리려고만 하는 임금과 신하들이 어리석게 느껴지고 답답하였다.

새로운 임금님이 백성과 소통하고자 하는 이야기로 끝맺음을 맺은 책에 담긴 쓴소리 바른 소리 잘 들어 세상을 평안하게 이끌어 나가주길 바라는 염원이 지금 우리에게도 닿았으면 좋겠다.

"좋은 나라님이라면 백성들이 언제나 걱정 없이 배불리 먹고 살아갈 수 있게 해야지요. 그게 바로 훌륭한 임금님이지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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