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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게 권하는 법학 - 우리 사회에 법은 왜 필요한가요? ㅣ 10대에게 권하는 시리즈
전제철 지음 / 글담출판 / 2022년 10월
평점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열풍이 불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변호사가 로펌 동료들과 협력하여 여러 소송들을 해결해나가면서 성장하는 드라마였다. 이상한? 수식어를 당당히 달고 나온 우영우 변호사에게 시청자들은 빠져들었다. 그녀의 개인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변호사로서 고민하고 성숙해져가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진실과 의뢰인 이익 앞에서 인간적인 고민하는 그를 통해 거대 로펌 속에서 깎아지고 다듬어지는 고통과 다짐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요즘에는 드라마 <천 원짜리 변호사>를 시청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변호사도 독특하다. 이상한? 수식어를 이어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그는 우영우와는 다른 결을 지닌 변호사이다. 초입 변호사였던 우영우와는 다르게 검사를 하다 본인의 의지에 따라 '수임료 단돈 천 원' 변호사 길을 걷는 인물이다.
변호사니까 법으로만 해결하겠다는 게 아니라, 의뢰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데 목표가 있는 천지훈 변호사.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해 대신 싸워주는 것이다.'라는 신념으로 법 테두리 안에서만이 아니라 본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의뢰인에게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상의 변호사라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무죄 추정의 원칙' &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원칙을 잘 풀어낸 일화로, '법'의 가치와 의미를 일반인들에게 친절하고 강렬하게 조명하였다 생각된다.
변호사 관련 드라마를 계속 접하다 보니 '법'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겼다.
살다 보면 작든 크든 '법'과 관련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우선이겠지만, 우리 스스로가 어느 정도 법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과 정의가 확립되어 있다면 좀 더 수월하게 접근하지 않을까 싶다.
10대에게 ★권하는 법학/전제철 지음/글담출판
『10대에게 ★권하는 법학』
<우리 사회에 법은 왜 필요한가?> 주제의식으로 접근하여 법에 대한 총괄적인 내용을 망라한 책이다. 주된 독자층을 십 대로 정하여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법'을 상세하고 알기 쉽게 풀어썼다. 법의 유래, 법의 역사, 법의 역할 등 꼭지별로 나누어 방대한 정보를 핵심적인 내용 중심으로 간략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법'과 관련된 진로를 고민하는 십 대 청소년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
1. 법이란 무엇일까요
2. 법을 왜 공부해야 하나요
3. 법은 어떻게 발전되어 왔을까요
4. 법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요
5. 법으로는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까요
6.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책은 이렇게 총 6개의 챕터로 꾸려져 있다.
이 꾸러미 속에 차곡차곡 담겨있는 '법'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법'과 '사회'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의미부터 적용, 유연성까지 톺아보는 '법'의 총체라고 볼 수 있는 『10대에게 ★권하는 법학』 은 법학에 관해 잘 알려진 사례와 역사적 사실을 들어 설명하고 있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10대 청소년들과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다. 법학 입문서로 적당한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법은 문명의 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고대 이집트, 함무라비 법전, 고조선의 8조법 등 인류의 역사와 함께 법도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법은 사회 구성원의 생활을 규율하기 때문에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변해왔다. 오늘날 법치주의는 역사적 과오와 실수를 바탕으로 갖춰져 왔다. 왕이나 일부 귀족이 법을 만들고 일반 국민이 지켜야 한다는 전근대적 의미의 법치주의에서 계몽주의에 의해 국민의 대표자가 법을 만들며 일반 국민뿐 아니라 통치자도 지켜야 한다는 근대적 의미의 법치주의로 바뀌었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당시에는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몽테스키외의 저서가 교회의 금서로 지정될 정도였다고 한다.
이렇게 몽테스키외의 계몽주의에 의해 구축된 근대적 의미의 법치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나치 독일의 사례에서 법률이 의회에서 다수결로 통과되어야 한다는 형식적인 합법성뿐 아니라, 법률의 목적과 내용도 정의와 헌법의 이념에 합치되어야 한다는 '실질적 법치주의'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리하여 오늘날 법을 통해 진정한 정의를 실현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추구하며 실질적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고자 하는 현대의 법치주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법의 세 가지 이념
법은 정의를 세우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한편으로는 사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그래서 독일의 법철학자 라드부르흐는 법의 이념을 정의, 합목적성, 법적 안정성 세 가지로 정리하였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하는 '정의'
우리가 원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합목적성'
현재 상태를 존중하는 '법적 안정성'
"정의만이 통치의 기초이다."(정의) Vs
"국민이 원하는 것이 법이다."(합목적성) Vs
"악법도 법이다."(법적 안정성)
이 세 가지 이념은 상호 모순되면서도 협력과 보완이 요구되는 관계이다. 세 가지 이념을 어떻게 조화롭게 해석해서 적용하느냐 하는 균형잡기 과제의 중요성은 국사와 세계사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논리적인 흐름과 질문으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법' 속으로 파고들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이 무엇이며, 법의 이념과 가치를 알아본 다음, 법의 역할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이 마땅히 지켜야 하는 의무임을 강조한다. 그 후, 사람들이 법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에 아무런 의문을 가지지 않은 이유 - 강제력을 행사하는 정당성을 가지게 된 이유 -가 무엇인지를 <생각 더하기+> 코너에서 다룬다. 사고의 확장과 단계별 지식·정보 제시가 적절해서 마음에 들었다. 법의 정당성은 '왕권신수설'과 '사회계약설'에 의해 뒷받침된다는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의식하고 생활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영역에 법들이 존재한다.
자연법 - 실정법의 대분류부터 시작해서 실정법을 공법 - 사법 - 사회법으로 구분하고 그 이후 우리가 익숙한 명칭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헌법 - 행정법 - 형법 - 민사 소송법 - ...... - 노동법 - 경제법 - 사회보장기본법 등 법의 종류는 다양했다. 분쟁이 일어났을 때 어떤 법에 규율되느냐에 따라 재판 절차가 달라지기 때문에 법을 분류해놓았다고 한다.
"법률의 부지는 용서받지 못한다."라는 유명한 법언이 있다. 범죄를 저지른 후 몰랐다고 하더라도 처벌을 면할 수 없으니 일반인들 또한 법의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도 반드시 법을 알아야 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법은 삼권분립에 의해, 입법부는 법을 만들고 행정부는 법을 집행하고 사법부는 법을 도구로 재판을 한다. 그런데 입법부인 국회에서 '법률'을 제정해도 위계질서에 의해 그 상위법인 '헌법'에 반하면 그 법률은 위헌 무효가 된다. 단순하게 본다면 권력분립의 정신에 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미국의 건국 초기에 있었던 <마버리 대 매디슨> 사건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사건을 사법부가 행정부에 예속되는 것을 막고 입법부가 만든 법률의 위헌성을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을 모두가 인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늘날 사법부 우위의 미국식 삼권분립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단언컨대 무엇이 법인지 결정하는 것은
사법부의 영역이자 의무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법'에 관해 가지고 있던 일반적인 생각들의 한계를 인식하고, '법'과 '사회'에 관한 생각들을 정리해 보고 확장시킬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지키지 않으면 처벌을 받느냐 안 받느냐 '법'과 '도덕'의 일반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법'을 통해 정의롭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사회를 인지하게 되었다. 법은 처벌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이미 분쟁이 일어났다면 다툼을 공정하게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은 중요하고 지켜야 할 가치와 이념이 명확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을 대표해서 국회에서 만드는 '법'에 대해 국민인 우리 스스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인의식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함께 변화해온 '법'
법은 국가가 개인의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가 발전하면 법도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절차상 정당하게 제정, 개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법의 내용과 목적이 헌법의 이념에 합치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세계사를 통해 현대의 법치주의 국가 체제를 구축하기까지 얼마나 힘겨운 투쟁과 희생이 있었는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법학'에 관한 관심과 공부는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이 깊어졌다.
"법률의 부지는 용서받지 못한다." &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법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10대에게 ★권하는 법학』이라는 지름길을 소개한다. 10대 & 성인에게도 알차고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특히 <생각 더하기 +> 코너에 제기된 질문은 토론 주제로 안성맞춤이다. 『10대에게 ★권하는 법학』은 사고력의 깊이를 넓혀주고 세상의 시야를 트이게 해줄 것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