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셜록 홈즈 18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혜영 그림 / 국일아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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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

 

 

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 - 명탐정 셜록 홈즈 18/ 아서 코난 도일 지음/ 국일아이



 

셜록 홈즈 시리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국일아이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 - 18번째 작품으로 만나게 되었다.

 

야생동물 중 인간에게 가장 먼저 길들여진 늑대는 시간이 흐르면서 개가 되었고, 사냥을 도우며 인간과 함께 생활하였다. 지금은 친숙한 반려동물로 귀여운 이미지지만, 사냥감을 압박하면서 몰면서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고 맹렬하게 달리는 사냥개는 공포 그 자체다. 이번 [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는 동물의 야생성과 이를 범죄에 이용하는 인간의 뒤틀린 탐욕을 잘 그려내 공포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셜록 홈즈의 능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 매혹적인 작품이다.

 

 


 

 


 

찰스 바스커빌 경

: 바스커빌 저택의 주인으로, 부자이나 소박한 생활을 한다. 재산을 지역사회와 자선단체에 기부하여 마을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

 

헨리 바스커빌 경

: 찰스 바스커빌의 조카로 가문의 마지막 상속인이다. 찰스 경이 죽고 가문의 저택을 방문하게 되고, 가문에 전해내려오는 기이한 전설을 경험한다.

 

존 배리모어

: 바스커빌 저택의 집사로 아내와 함께 오랫동안 바스커빌 가문에서 일해온 충직한 인물이다.

 

잭 스태플턴

: 그림펜 마을의 메리핏 저택에서 살고 있는 박물학자로 여동생 베릴과 함께 살고 있다. 황야에 대해서 제일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인물이다.

 

베릴

: 스태플턴의 동생으로 헨리 경에게 황야를 떠나라고 조언한다.

 

제임스 모티머

: 찰스 바스커빌 경의 주치의이자 친구로 찰스 경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 상속자인 헨리 경에게 어떤 조언을 해야 할지 몰라 셜록 홈즈를 찾는다.

 

 


 

 

 


 

바스커빌 가문에는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선조 '휴고 바스커빌'은 아주 난폭하고 잔인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그는 마을 농가의 한 여인을 마음에 품었으나, 그녀는 거부했다. 이에 분노한 휴고는 친구들과 함께 그녀를 납치하여 감금하였다. 두려움에 떨던 여인은 창문으로 탈출하였으나, 이를 알아챈 휴고와 친구들은 사냥개를 풀어 그녀를 쫓게 하였다. 먼저 휴고가 말을 탈고 달려갔고 뒤이어 친구 13명이 따라 쫓아 나섰다. 휴고의 말은 휴고도 없이 입에 거품을 문 채 저택으로 달려가고, 사납고 용맹스러운 사냥개들마저 계곡 한쪽에서 낑낑거리고 있었다.

이를 본 친구들 중 3명이 용기를 내어 계곡 아래로 내려갔으나, 무시무시한 광경에 놀라 세 친구 모두 죽거나 미치광이가 되었다고 한다.

계곡 아래에는 여인과 휴고가 죽어 있었다. 그런데 휴고의 몸을 억센 발로 짓누른 채 피 묻은 이빨을 드러낸 검고 거대한 짐승이 있었다.

이것이 바스커빌 가문에 전해내려오는 저주, 악마개에 대한 전설이었다.

 

 


 

 

이 전설을 두려워 황야 근처에는 가지 않았던 찰스 바스커빌 경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의 주치의이자 친구인 모티머 선생은 미국에서 건너오는 새로운 상속인 헨리 경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 몰라 셜록 홈즈의 지혜를 빌리고자 방문하였다.

 

 


 

 

젊고 용감한 헨리 경은 전설은 괴이치 않고, 삼촌 찰스의 뜻을 이어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바스커빌 저택으로 향한다.

 

런던에서부터 미행을 당하고 신발을 잃어버리는 등 기이한 일들을 겪은 헨리 경은 왓슨과 함께 가문의 집인 바스커빌 저택에 내려가서도 경계를 풀지 않는다. 더욱이 마을은 탈옥한 흉악범 소식에 술렁이고 있었다.

헨리 경은 마을에서 스태플턴과 그의 동생인 베릴을 만나 서로 왕래하는 친한 사이가 되었다. 그사이 아름다운 베릴에 흠뻑 빠진 헨리 경은 청혼을 하나, 오빠 스태플턴의 강한 반대에 부딪치게 된다.

 

어느 날 비명이 어둠을 뚫고 터져 나오고, 시체가 발견된다. 셜록과 왓슨은 옷차림을 보고 헨리 경이라 착각하는데……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고, 탐욕은 끝이 없다는 사실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엄청난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서 인간으로서의 도리마저 팽개쳐버리는 범인의 행태는 참으로 비열하고 잔인하다. 자신이 원하는 결말을 위해 거짓 정체로 위장하고, 주위의 모든 것을 통제했던 그는 자만 때문에 결국 삼켜지고 말았다.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를 좋아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악인에 대한 결말이다. 열린 결말이 아닌 꽉 닫힌 결말로, 죗값을 꼭 치르게 한다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의 의뭉스러운 행동과 사냥개에 대한 목격담 그리고 탈옥수까지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고 흡입력 있게 끌고 오는 플롯이 탄탄하다. 그리고 괴기스러운 울음소리와 기이한 외양으로 공포심을 자극하는 사냥개 소재도 흥미롭다. 상상의 동물처럼 몸이 빛나는 커다란 개의 모습은 그림이래도 끔찍했다. 눈으로 직접 보았다고 해서 다 진실이 아니다. 이를 밝혀내야 하는 셜록과 왓슨의 고군분투가 멋지게 그려진다.

 


 

 

경이로운 자연을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인간의 탐욕에 맞서 싸우는 셜록과 왓슨의 활약을 숨죽이면서 지켜보았다. 자신들이 위험에 처할 때는 간혹 있었지만, 의뢰인을 위험하게 한 경우는 드물어 긴박감이 넘쳤다.

 

셜록 홈즈의 명석한 두뇌처럼 빠르게 판단하지 못하는 범인으로서 왓슨을 애정 한다. 책 서두에 나오는 지팡이에 대해 왓슨이 추리를 하고 셜록이 평가하는 대목을 눈여겨보았다. 독자인 우리도 해봄직할 추리이다. 주의를 기울여 주변을 관찰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르는 것을 미루어 생각해 보는 자세를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의뢰인의 설명만 듣고 셜록 홈즈처럼 추리해나갈 수 있을까? 저 멀리서 왓슨이 고개를 젓는 게 보인다. 아마도 왓슨이 맞겠지 싶다가도 주먹을 불끈 쥐어본다. 이제 곧 셜록 홈즈를 떠나보내야 하기에 셜록 홈즈처럼 생각하고 따라 하는 데 더 집중하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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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17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혜영 그림 / 국일아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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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국일아이 서포터즈 활동 도서로 받은 책은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 17번째 이야기 『네 사람의 서명』이다.

 

 

네 사람의 서명 - 명탐정 셜록 홈즈 17. 아서 코난 도일/ 국일아이


 


'주홍색 연구'에 이어 왓슨과 함께 해결해나가는 기괴한 사건이 담겼다. 장편으로 하나의 이야기로 한 권이 채워질 만큼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단편보다 사건의 규모가 크고 복잡하기에 집중해서 읽게 되고, 다양한 줄기로 받쳐진 탄탄한 플롯이 한층 더 큰 재미를 선사한다. 또 이번 사건은 영국에서 일어났지만, 발단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세계지리와 세계사 부문까지 아이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다.

 

 


 

 


 

메리 모스턴

: 아서 모스턴 대위의 딸로, 세실 포레스터 부인의 저택에서 가정 교사로 일하고 있다. 매년 커다란 진주가 하나씩 배달되었다. '보상을 하고 싶으니 만나자'는 편지를 받고는 셜록을 찾아간다.

 

존 숄토 소령

: 영국의 육군 장교로 아서 모스턴 대위와 함께 안다만 제도의 교도소에서 근무하였다. 인도에 있는 동안 손에 넣게 된 '아그라의 보물'을 혼자 가로챈 뒤 호의호식하지만 두려움에 떨다 죽고 만다.

 

바솔로뮤 숄토

: 존 숄토 소령의 쌍둥이 아들 중 첫째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보물을 찾아냈다. 하지만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만다.

 

새디어스 숄토

: 존 숄토 소령의 쌍둥이 아들 중 둘째로, 심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강 염려증 환자이다. 모스턴 양에게 그녀의 몫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편지를 보낸 장본인이다.

 

조너선 스몰

: 악어에게 물려 오른쪽 다리에 나무 의족을 하고 있지만 민첩한 사람이다. 숄토 소령이 가로챈 '아그라의 보물'과 관련된 과거의 인물이다.

 

애설니 존스 경감

: 바솔로뮤 숄토 살인사건을 담당하는 경찰로 과거 셜록의 도움으로 사건을 해결한 적이 있다. 그러나 셜록의 추리를 인정하려 들지 않고 운이 좋아서라고 말한다.

 

 

 

 


 

메리 모스턴은 '보상을 하고 싶으니 만나자'는 편지를 받고 셜록 홈즈를 방문한다. 몇 년 전부터 커다란 진주가 하나씩 배송되다가 온 편지였다. 친구 2명과 함께 오라는 글에 따라 셜록과 왓슨 그리고 메리는 새디오스 숄토를 찾아간다.

 


 

 

새디오스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말씀해 주셔서 아버지와 메리의 아버지 아서 대위의 과거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새디오스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저택에서 찾은 보물의 일부분을 메리에게 나눠주고자 하였다. 형 바솔로뮤의 저택을 다 같이 방문했는데 바솔로뮤가 기이한 표정을 지은 채 숨져 있었고 보물도 사라졌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형이 죽었을 때도 '네 사람의 서명'이라는 글이 적힌 쪽지가 발견되었다. 사라진 보물과 이 쪽지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명탐정 셜록 홈즈는 날카로운 추리력과 정확한 판단력으로 도무지 답을 알 수 없는 문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해나간다. 그는 그 시대의 다양한 방법들로 정보들을 취합한다. 전보, 소년 탐정단 위긴스와 아이들, 광고 등 그의 적절하고 발 빠른 반응은 시선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에 셜록이 직접 변장하고 현장에 뛰어드는 것만큼 짜릿한 것도 없다. 이번에도 그의 멋지고 완벽한 변장 덕분에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되고, 사건 해결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역시 주인공은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바, 그의 능력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가장 중요한 핵심인 '네 사람의 서명'은 조너선 스몰의 입을 통해 밝혀진다. 영국의 식민지 인도에 파견된 군인들, 교도소, 인도 독립운동 등 역사적 배경이 무겁게 깔린 이 이야기는 난리 속 참혹한 무법천지를 보여주고 있다. 난리를 틈타 무분별한 살인과 강도를 모의하고 속고 속이는 참상에서 인간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 책에 드디어 왓슨은 운명의 상대, 메리 모스턴을 만났다. 보물 때문에 맘 졸였던 왓슨이 드디어 고백을 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보기 드문 로맨틱한 장면이 그려진 작품으로 길게 여운이 남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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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알러지
박한솔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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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한줄평

사랑은 좋은 모습이 아니라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꺼이 상대에게 상처받을 준비가 된 이가 두려움에 거리를 두는 이에게

똑똑똑!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다가가는 사랑 이야기다.

 

 

"회피하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아."

 

 

◑ 서평

봄이구나 설레었는데 갑자기 흐려진 하늘과 쌀쌀해진 바람에 움츠려든 오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소설을 만났다.

『러브 알러지』 박한솔 장편소설, 팩토리나인

 


러브 알러지/ 박한솔/ 팩토리나인/ 쌤앤파커스

 


 

"거리 두지 말고 누군가에게 깊게 들어가면

더 아름다운 걸 보게 될 거야."

 

 

러브 알러지? 제목부터 색다른 느낌인 이 소설은

진실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거리를 두고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길 원하는

회피형 인간인 한휘현이

다정하고 따뜻한 안정형 인간인 이든을 만나

'러브 알러지'를 극복해나가면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다.

 


 

버림받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성인으로 자란 휘현,

버림받았으나 다른 둥지에서 사랑과 보살핌 속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성인으로 자란 이든.

 

 

 


 

휘현은 캘리포니아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오게 되었다.

우연한 계기로 한 집에서 생활하게 되고

같은 수업을 듣게 되는 등

휘현과 이든의 인연은 깊어져간다.

광고제 수업에서 한 팀이 되어 아이디에이션 과정에서

이든이 하는 말 중 특정 단어들이 불편하게 느껴지고,

목이 갑갑해졌다.

그리고 이든과의 식사 도중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그녀는 '인간 알레르기'라는 진단을 받고,

알레르겐은 바로 '이든'이었다.

치료를 위해 이든과 함께 임상시험을 받게 되는데……

 

 

 

아이는 세상에 나와 '가족'이라는 이름의 울타리를

만나게 된다.

처음으로 관계를 맺는 가족인 부모에게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어떻게 될까?

그런 두 아이 아니 여러 아이들이 등장한다.

 

어렸을 때부터 잦은 부부 싸움으로 방치되거나

화풀이 대상이 된 휘현,

보육원에 버려져 6살에 미국인 부부에게 입양된 이서 - 이든,

여러 번 파양을 겪고서야 입양된 베카,

존경받는 도예가지만 폭력적이고 돈만

밝히는 속물인 아버지를 증오하는 도하.

 

 

입양아 이든은 친모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면서도

양부모 제이와 사라에게 받은 애정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신뢰할 줄 아는,

다정한 사람으로 성장하였다.

자신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휘현을 위해

기꺼이 임상시험을 함께해 주고

세심하게 마음과 몸을 보살펴준다.

 

 

따스한 봄 햇살 같은 그의 곁에서

자신과 타인을 믿지 못하고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던 휘현이

조금씩 마음을 열어나갔다.

얼어붙은 심장이 스르르 녹아

콩닥콩닥 

따뜻한 피가 온몸의 혈관을 흐르고 흘러

입가에 밝은 미소가 머무르는 아름다운 청춘의

치유 이야기에

괜스레 설레고 몽글몽글해졌다.

 

 

 

 

이 소설의 배경은 캘리포니아로,

한국에서는 아무렇지 않았던 휘현이

이역만리 미국에서 이든의 입에서 나온 '용기', '친밀감', '진짜' 같은 단어나 다정한 배려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설정이 눈에 띄었다.

 

 

이는 한국에서는 이든처럼 휘현에게 가깝게 다가오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아마 한국인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걸 조심스러워해서

서로 감정을 나누고 받아들이는 일 자체를 꺼리거나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는 이든, 사라, 크리스 목사가

낯설게 느껴지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을 것 같아 안타까웠다.

 

 

"솔직하게 네 감정을 말해줘."

이든이 휘현에게 임상시험을 같이 하기 위해 말한 약속 p.119

 

 


 

 

'내가 보는 나' & '타인이 보는 나'

소설 속 휘현이 쓴 에세이 2편이 기억에 남는다.

담담하게 적어내려간 내용은 아프고 슬펐다.

하지만, 이 두 편의 글을 통해 휘현의 성장이, 치유가, 용서가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든이 휘현에게 내민 손을 휘현이 잡고, 휘현이 내민 손을 지민이 잡았다.

사랑에 상처받고, 사람에 상처받은 이들이 서로에게 온기를 전하는

다정한 힐링 소설 『러브 알러지』를 만나

더할 나위 없이 따스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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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절에 버리러 트리플 17
이서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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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시리즈 17

신진작가의 단편소설을 만날 수 있어 애정 하는 이 시리즈 최신작은 『엄마를 절에 버리러』다. 심상치 않은 제목을 앞세우고 나온 작품인지라 주제의식, 작가의 의도가 매우 궁금하였다.

 


 

엄마를 절에 버리러/ 이서수 소설/ 트리플 17/ 자음과모음


 

 

모녀, 엄마와 딸은 참 묘한 관계이다.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고, 미워하면서도 애틋하다. 싸우고 헤어지고 또 만난다. 서로의 모습에서 자신이 보여도 마냥 기쁘지 않지만, 돌아서면 마냥 그립고 아련하다. 이런 끈끈한 감정적 유대관계가 '엄마와 딸'을 대표하는 수식어다. 하지만 이서수 작가는 발칙한 제목부터 시선을 잡아끄는 <엄마를 절에 버리러>를 통해 '모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관계를 재정립하고 있다.

세 편 모두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남성인 아버지, 아들, 남편은 희미한 존재들이다. 아파서 가족을 경제적 곤란에 처하게 하거나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에 있을 뿐이다.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하고자 하는 주체는 엄마와 딸이다. 그리고 그들은 끈끈한 경제적 유대관계를 이룬다. 절대 도망칠 수 없는, 도망쳐서도 안되는 경제 공동체를 그리고 있다.

 

 

『엄마를 절에 버리러』에는 경제적 주체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딸'과 딸의 경제적 보살핌 아래서 살아가는 육십 대 '엄마'의 이야기 세 편이 수록되어 있다.

 

 


 

 

"엄마는 종일 아버지한테 붙잡혀서 어미 귀신같은 몰골로 살고, 나도 종일 일하느라 새끼 귀신같은 몰골로 살았잖아.

 

근데 엄마, 이게 다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래.

내가 이 모든 걸 받아들여야 하는 게 당연한 거래.

 

아무도 우리를 몰라.

아무도 우리를 알려고 하지 않아.

아무도 우리의 삶이 당연하지 않은 거라고 말해주지 않아. 이건 오로지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일인 거야."

'엄마를 절에 버리러' 中

 

- 엄마를 절에 버리러 

덜컥 임신이 되어 결혼한 엄마는 딸을 낳자마자 난관결찰술을 받았다. 딸은 십대 시절 반 친구들에게 콘돔을 팔았다. 그리고 딸을 대학에 보내줄 돈은 없다는 아버지에게 대항하여 그 돈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결혼보다 아파트를 원한 딸은 열심히 돈을 모았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쓰러졌다. 모든 게 이그러지기 시작했다.  

 

"혹시 내가 많이 아프면, 도망가.

원망하지 않을 테니까 멀리 도망가.

어쩌려고? 혼자 죽으려고?

몰라. 일단 너부터 살리고 나서 생각해 볼 거야."

'엄마를 절에 버리러' - 엄마와 딸

 

 


 

 

- 암 늑대 김수련의 사랑 

엄마와 딸은 작은 다가구 주택 1층으로 이사했다. 딸은 퇴근한 후에도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써서 사이트에 올렸다. 정식으로 작품 계약을 하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낮은 학력이 콤플렉스였던 엄마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성실히 배웠다. 엄마는 자신감만 부족했다. 그런 엄마가 소설을 썼다며 보여주었다. 암 늑대로 변하는 여성의 사랑 이야기였다.

 

"은빛 털을 휘날리는 암 늑대로 변한 엄마를 상상했다.

그 등에 올라타 털을 꼭 쥐고 있는 어린 나의 모습도….

엄마가 달릴 때마다 나는 위아래로 들썩이고,

엄마의 털을 더욱 세게 거머쥔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어떻게든 함께 가려고 바람을 가르며

우리는 함께 달린다."

'암 늑대 김수련의 사랑' 中

 

 


 

 

-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사위가 코로나 확진이 됐다. 엄마와 딸은 집을 나와 싼 모텔에서 지내게 되었다.

딸은 엄마를 정신장애인으로 등록하려고 한다. 지금은 같이 살지만, 이제 엄마가 분가하면 그 집의 월세와 생활비, 각종 보험료 등을 계속 책임져야 했기에. 하지만 엄마는 충분히 아프지 않아 정신장애인이 될 수 없었다.

일주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낮 동안 모텔 방에 혼자 있는 동안 엄마는 무얼 하며 시간을 보냈을지 궁금해진 딸은 물었다. 엄마는 그냥 생각했다고 했다. 그리고 카프카의 「변신」 속 벌레로 변한 남자가 꼭 자기 같다고 했다.

 

"사람이 벌레처럼 산다고 욕먹을 일은 아니야.

다 이유가 있는 거지. 이유가 있는 거야."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 엄마 김월희

 

"자꾸 벌레 먹은 밤만 집어 들어서

속상해도 웃어넘기고 마는 것처럼,

그냥 그런 마음으로 살면 돼.

대단해지려고 하지 마.

남들하고 비교하느라 엄마가 그렇게 속이 아픈 거야.

엄마는 엄마의 길을 묵묵히 가면 돼.

그것이 초라한 길이어도."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 딸 서한지

 

 

 

딸에게 부담이 되기 싫은 엄마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자 하나 녹록지 않고 딸은 엄마의 노력을 외면하지 않고 응원한다. 엄마를 만류하지는 못하는 경제적 유대관계의 딸이 느끼는 씁쓸함과 텁텁함을 뛰어넘는 모녀의 사랑과 연민이 녹아든 결말이 나는 마음에 쏙 들었다.

 

퍽퍽한 우리네 삶이 현실적으로 그려진 작품이라 문장이 감정의 찌꺼기까지 다 긁어 토해내다가도 다소 엉뚱하고 귀여운 반전 요소들이 튀어나와 피식 웃게 만든다.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딸에게 부담주기 싫어 절에 들어가겠다는 엄마와 누구보다 그 마음을 알기에 기꺼이 동행하는 딸. 그리고 딸의 배낭에는 불꽃놀이 폭죽 세트가 가득하다. 피융! 파앙! 피시시이익.

소설을 쓰는 딸을 보면서 자신만의 로맨스 소설을 쓰는 엄마, 그런데 암 늑대로 변하는 여인과 그가 마음에 두는 남성은 여자로 변한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엄마의 소설이지만, 딸은 계속 써보라고 응원하고 엄마는 행복한 결말을 써냈다. 그리고 딸은 영원히 함께 하는 둘을 상상한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한다고 밝히지 못하는 두 모녀가 쓰는 소설을 많은 이들이 읽고 행복했으면 빌게 된다.

 

짧고 굵게 주제를 전달하는 단편소설 추천

트리플 17. 『엄마를 절에 버리러』

이서수 소설 - 자음과 모음

 

 

『엄마를 절에 버리러』를 읽으면서 청년들이 떠올랐다.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시작부터 많은 부담을 짊어진 이 시대의 청년들의 모습이지 않나 싶다.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지극히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흡입력 있게 풀어낸 『엄마를 절에 버리러』, 20대 청춘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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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 발견의 첫걸음 4
이고은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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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이 흥미로운 질문이 책 제목이다. 정말 궁금한 주제이다. 명확한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어려운 질문이지만, 누구나 한 번쯤 스쳐 지나가듯 아니면 골머리 앓을 정도로 고민했을 것이다.

 

 

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이고은 저/창비


 


'나라는 존재'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깊어지는 청소년기 친구들을 위한 시리즈 [발견의 첫걸음] 4번째 책 <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가 출간되었다.

 

저자 이고은은 생명과학적 접근으로 청소년기의 고민을 풀어내고자 하였다. 1부에서는 나의 정체성과 시작, 기원 등을 알아보며 나를 탐색하고, 2부에서는 차이와 평등, 존재의 가치에 대해 다루며 우리를 탐색하였다.

 

총 10가지 질문을 던지고 생명과학적 시선으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청소년 독자들의 사고 영역을 확장시켰다. 철학적인 질문을 과학의 개념과 원리 그리고 일상의 예를 곁들어 이해하기 쉽도록 인도한다. 이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개인으로서의 자신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신을 인식하게 되고, 딱딱하고 원리원칙에 머무르는 이론의 과학이 아닌 나에서부터 우리를 거쳐 세상을 아우르는 과학을 만나게 된다. 학문으로서 분리되어 지식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삶 곳곳에 생생하게 존재하는 과학을 만나는 재미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1부. 나는 누구일까?> 나에 대한 탐색은 '내 몸의 주인은 누구일까?'로 시작한다. 황당한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어지는 요구사항들을 직접 해보니 내 몸인데 왜 내 맘대로 안되지? 좌절하게 된다.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게 많았다. 그 예로 몸을 조종하는 뇌, 호르몬, 유전자, 세균을 들어 설명을 이어간다.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내 몸의 주인은 진짜 누구지? 싶어질 때쯤 무릎을 딱 치게 하는 결말로 우리를 이끈다. 자동차에 비유하여 그 의미를 확실하게 전한다. 자신의 인생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지 결정짓는 것은 자아만이 할 수 있는 일로, 내 몸의 주인은 나 자신이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언제부터 내가 나일까?'와 '어디까지 바뀌어도 내가 나일까?'라는 질문을 던져 '생명'의 본질적인 의미를 고찰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어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고자 사유하는 사이 논리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정자와 난자, 수정란과 세포분열, 심장, 뇌, 얼굴 이식, 뇌 이식, 복제, 기억 이식, 두뇌 임플란트 등 과학과 기술이 발달할수록 '생명', '인간'의 기준은 명확해져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무겁게 다가왔다.

 

'나는 어디서 왔을까?' 꼭지가 가장 흥미로웠다.

"1598년 노량 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이 숨을 거두기 전 내쉰 마지막 숨에 들어 있던 질소 분자 1개를 지금 우리가 1회 호흡할 때 들이마실 확률을 구하시오."

이고은 저자의 대학교 시험문제와 '내 엄지손가락은 티라노사우루스였다' 이야기는 참신했다.

 


 

 

 

<2부. 우리는 누구일까?> 우리에 대한 탐색은 1부보다 더 깊어진 철학적 사색이 함께 한다. '같은 세상을 본다는 착각', '순수하다는 착각', '정상이라는 환상'이라는 꼭지를 통해 다름과 다양성은 당연하다는 사실을 살펴본다. 인간 동물원, 피그미족의 비극적인 역사를 통해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기준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통감하였다.

 

유명한 개념인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인 유전자'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이타적인 행위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인간이 자기 유전자에 각인된 최선을 위해서 행동한다는 의미로, '이기적인' 표현 때문에 오해를 사고 있어 억울했을 '이기적인 유전자' 이론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이 책은 내 몸으로 시작해서 우리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하나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나'라는 존재는 사회에서 협력하고 상호 의존하여 '우리'를 이루게 된다. 생명과학을 기반으로 한 신선한 설명으로 이끌어낸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청소년 독자는 '자아와 사회'를 향한 자신만의 발견을 향해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다.

어려운 과학과 철학을 우리 곁으로 친숙하게 끌어당겨준 <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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