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라, 아침 바다 민박 책 먹는 고래 44
정혜원 지음, 김지영 그림 / 고래책빵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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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바다 민박>으로 금빛 바다와 훈훈한 사람 사는 이야기로 우리를 촉촉이 적셔주었던 정혜원 작가가 <모여라, 아침 바다 민박>으로 다시 찾아왔네요.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우리를 온기로 감싸주고 웃게 만들지 기대감으로 부풀어 얼른 읽어봅니다.

 

 

 

모여라, 아침 바다 민박/ 정혜원 지음/ 김지영 그림/ 책먹는 고래44/ 고래책빵


 


이번에도 아침 바다 민박에 사연 많은 이들이 찾아오네요. 상처받고 닫힌 그들의 마음이 아침 바다 민박 생활을 통해 치유받고 위로받는, 소중한 시간이 그려집니다. 언제나 한결같이 따뜻하게 품어주는 기정이 엄마와 반짝이는 아름다운 바다 풍경 그리고 맛있는 음식과 좋은 사람들 덕분에 막막하고 깜깜했던 오늘의 어둠이 조금씩 걷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빛과 힘을 얻게 되죠.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맺어가는 다정한 이야기가 힘 있게 뻗어나가는 게 <모여라, 아침 바다 민박>의 강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의젓하고 생각깊은 기정이와 따뜻한 기정이 엄마는 언제 만나도 기분좋은 모자지요.

 

 


 

 

겨울바다로 시작하는 <모여라, 아침 바다 민박>

추워진 날씨에 머물던 손님들도 하나둘 떠나던 시기에 이상한 가족이 찾아옵니다. 기정이랑 비슷한 나이의 남자아이와 더 어린 여자아이 그리고 엄마 아빠. 여행 와서 신날 텐데 아이들과 엄마는 말이 없고 아빠만 대답하네요. 기정이는 비슷한 또래인 남자아이 우주에게 관심을 보이네요. 도시에서 살고 싶은 기정이는 도시 아이 우주가 부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처음 느낌대로 우주 가족은 끔찍한 결정을 하고 마네요. 우주가 큰 고비를 넘기고 가족 모두가 무사해서 다행이죠.

우주 가족의 회복에 누구보다 앞장선 이는 기정이 엄마네요. 기정이 엄마와 교장 선생님이 우주 부모에게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와닿아 마음이 먹먹해졌어요.

 

 

"다른 사람들도 다 어렵게 살지만 그렇다고 어린 자식 데리고 죽을 생각을 하지 않아요.

어떻게든 살 길을 찾아 나서지요. "

 

"풍족하게 사시던 분들이라 그런 것 같은데, 돈이 다 행복하게 해주는 건 아니에요.

어린 자식들의 꿈까지 꺾고 죽으려 한 건 누가 봐도 잘못된 거예요. "

 

 

 

 

교장 선생님과 우주 가족이 떠난 아침 바다 민박을 찾아온 이들은 자신의 꿈을 인정하지 않는 부모님이 야속해 가출한 고등학생과 공주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아빠였어요.

 

우주 부모도, 교준 학생 부모도, 기정이 엄마도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걱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건데 정작 우주와 교준 학생 그리고 기정이는 속상하고 힘드네요. 왜 그럴까요? 분명 잘 되라는 마음이겠지만 부모의 바람이고 욕심일 뿐인 일을 아이들에게 정답처럼 강요해서 그렇겠죠. 교준 학생에게 충고해 주는 낚시꾼 아저씨들 말처럼 대부분 하고 싶은 거보다 먹고 살 수 있는 일을 찾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일을 하면서도 꿈을 버리지 않고 이루는 사람들도 있죠.

아침 바다 민박에서는 '꿈'에 대한 이야기가 기저에 깔려 있어요. 살면서 꿈꾸는 일에 도전해 보는 용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뜨거운 피가 되어 온몸을 흐르네요. 그만큼 멋지고 설레는 일인 것 같아요.

 

 


 

 

그토록 기다리던 아빠를 만나 행복한 공주를 보면서 새삼 '가족이 뭘까?' 생각에 잠깁니다. 궂을 때나 맑을 때나 함께 먹고 생활하며 기뻐해 주고 걱정해 주고 위로해 주는 것이 가족이겠죠. 공주네 가족도 드디어 완성체가 되었네요. 이 새로운 시작이 기정이네와 헤어짐이 아니라 더 단단한 유대감으로 누님, 동생 하는 진짜 가족 같은 사이로 이어지다니 놀라웠어요. 정혜원 작가가 꿈꾸는 우리네 삶을 살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모여라, 아침 바다 민박>

각자의 사연을 들고 답답한 마음으로 바닷가 마을에 찾아온 사람들이 우연히 아침 바다 민박 문을 열고 들어서면 따뜻한 밥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다정한 온기와 관심에 어느새 치유받고 위로받게 된답니다. 어디서 '바다' 동요가 들려오는 듯하네요.

 

 

"아침 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배들은~ 노래를 싣고,

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 저어 가요.

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 저어 가요."

 

 

 

노랫소리가, 웃음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여라, 아침 바다 민박>으로 놀러 오세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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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6
하유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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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제 맘대로 세상을 초기화할 수가 있어요?

안 될 게 뭐가 있겠어요. 여름 양의 우주인 걸요."

 

 

모든 존재에게는 각자의 우주가 있고, 모두가 자신의 우주에서는 주인공이다. 그 주인공은 초기화 권한을 가진다.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인생의 의미를 화두로 던지는 흥미로운 청소년 소설을 만났다.

- 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 -

 


 

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 하유지 장편소설/ 자음과모음


 


<이번 생은 해피 어게인> 앤솔로지에서 「그 여름, 설아와 고양이」라는 단편으로 접한 이야기다. 짧은 이야기가 생명력을 얻어 더 풍성한 이야기로 찾아와 반가웠다. 참신한 소재라 더 깊이 있게 더 광범위하게 확장시켜 여름과 테리의 우주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 그리고 머스터드와 겨자, 설아와 윈터를 포함한 다정한 세상이라 더 기뻤다.

 

 


 

 

여름이는 12살에 코스모스 그룹을 알게 되어 다비드호에 승선을 한다. 그곳에서 꿀벌 선장을 만나 초기화 권한에 대해 듣게 된다.

처음이 어려웠던 초기화는 하다 보니 습관성 초기화가 되어버렸다. 입시 제도가 바뀐다든지 은따 노릇에 급 울화가 치솟는다든지, 나중에 가서는 새로 한 머리가 이상하기만 해도 역시 난 망했다고 초기화를 실행하였다. 좀비나 메뚜기 떼, 전염병 등으로 지구의 위기가 찾아오거나 여름이네 집에 불행이 찾아오는 등 세상은 초기화를 반복해도 달라지지 않았다.

여름이는 중고등학생 때마다 초기화를 해 세상에 보라색 구름을 불러들였다. 그러면 세상은 비눗방울이 터지듯이 톡! 하고 끝났다.

 

이 세상에는 신기하게도 초기화 권한자, 0의 제왕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60대의 테리 할머니다. 예전에는 초기화를 빈번하게 했지만 문득 삶의 끝이 궁금해진 그는 초기화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건강하고 행복한 할머니인 그는 동호회 사람들과 소풍 갔던 그날 뜻밖의 초기화를 경험한다. 내가 하지 않았는데? 누가? 내 우주인데? 보라색 구름은 그렇게 세상을 끝내버렸다. 그리고 다시 시작되었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초기화가 계속되자 테리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초기화를 할 수 있는 설원으로 향한다. 그리고 몇 번의 시도 끝에 진실을 알게 된다.

 

 


 

 

여름과 테리는 이 소설 속 우주 주인공으로 초기화를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설정이다. 이런 권한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여름이처럼 내 우주니까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고 실제 가능한 일인가 싶어 초기화를 해보고 싶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우주의 주인공이니 주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초기화는 가능하지만 세상은 결코 여름의 뜻대로, 테리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구성원들은 같으나 약간의 설정도 변경된 예측불가한 세상이 시작된다. 분명 매번 다른 단 한 번뿐인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여름은 중학생, 테리는 60대 할머니다. 여름은 초기화를 하려 하고, 테리는 이제는 끝까지 살아보려 한다. 둘의 차이점은 뭘까? 분명한 차이인 나이 말고도 삶의 태도가 다르다.

여름은 반복되는 세상의 미묘한 변화에 둔감해져 그저 살아갈 뿐이다. 가족과 생일 등 기본적인 설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제 중학생인 여름은 세상 다 살아본 노인처럼 의욕이 없다. 친구도 사귀지 않는다. 언제든 초기화를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왜 세상은 좋아지지 않을까?

테리는 이제는 삶의 끝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함께 하는 이들이 좋다. 무언가를 배우고 타인과 소통해가면서 삶의 소소한 행복과 잔잔한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이대로 끝까지 가고 싶다.

 

테리가 윈터와 관계를 맺어가면서 소중함을 느낀 것처럼 여름이가 고양이 머스터드(머쓱이)를 애틋하게 여겨 그와 함께 하고픈 욕망은 예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결국 여름은 초기화를 선택했다. 이번 생에 설아와 겨자를 만났다. 그리고 설아는 여름이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나한테 다이어리는 하루하루 완성해 가는 책 같은 거거든.

아쉬운 데가 있다고 뜯어내면 책 내용이 끊기잖아.

인생을 그런 식으로 편집하는 건 아닌 거 같아, 난."

- 설아가 여름이에게

 

 

고양이 겨자를 계기로 설아에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게 되면서 여름은 깨닫는다.

 

"어쩌면 이제까지 난 거꾸로 된 렌즈에 눈을 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안 보여, 세상이 고장 났어, 중얼거리면서."

- 여름

 

 

초기화는 답이 될 수 없었다. "난 다른 세상 말고 여기 있을래. 완벽하진 않지만 너랑 겨자도 있고, 지금이 좋아."라는 말처럼 자신의 속내까지 드러낼 수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귀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힘들어도 괴로워도 서로 사랑하고 믿고 함께 나아가려는 세상은 살아갈만하지 않은가. 자신을 기다려주고 웃어주는 이들이 곁에 있다면 충분히 아름답고 다정한 세상일 것이다.

 

남과 관계를 맺어 확장되어나가는 우리의 무한한 우주를 판타지하게 그려낸 청소년 소설 <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를 추천한다. 그리고 가장 궁금한 테리 할머니와 여름의 관계는 책을 통해 직접 알아보기를 바란다. 무더위에 지친 일상에 청량한 자극이 되어준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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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쉽고 맛있는 간식만 만들어 - 간식대통령의 초간단 간식 레시피 83
간식대통령 최보배 지음 / 북스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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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쉽고 맛있는 간식만 만들어/ 간식대통령 최보배 지음/북스고


 


인☆그램을 하지 않는 구석기인 나는 이제서야 북스고 신간으로 간식대통령 최보배를 알게 되었다. 인☆그램 누적 조회 수 3,100만 돌파라는 홍보문구가 그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나는 쉽고 맛있는 간식만 만들어 

간식대통령 레시피의 특징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단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맛있게 만들기다.

 

 

인☆그램에서 이미 선보인 레시피 외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히든 레시피까지 알차게 담은 이 책으로 방학 내 식구들에게 엄지 척! 간식대통령으로 인정받았다.

요알못인 우리 큰딸도 이 책을 보더니

"와~ 쉬운데요. 저도 만들 수 있겠어요."

도전정신이 샘솟는다고 평했다.

일단 간단한 재료와 단순한 조리법이 요리 초보에게 무한 자신감을 충전해 준다. 덕분에 몇 가지 간식도 맛볼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총 83가지 레시피가 수록된 이 책은 5가지 주제별 간식과 간식대통령의 각종 팁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쉽고 간결한 레시피처럼 핵심 내용이 눈에 잘 띄는 구성이 인상적이다.

 

 


 

먼저 간식대통령의 요리 철학을 읽어보는 일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특별한 도구 없이도 요리할 수 있어!

마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재료가 최고야!

집에 있는 재료로 대체하자!

설거지를 안 하려면 조리 순서와 방법이 중요해!

 

 



 

'맛잘알' 간식대통령이 알려주는 계량법은 정확하다. 간단할 건 간단하게 하지만 중요한 건 확실하게 짚어주는 센스가 돋보인다. 단순히 숟가락 몇 큰 술이 아니라 재료 상태(가루, 액체, 장류)에 따라 계량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니 너무 좋다.

 

 

책에 자주 등장하는 시판 재료를 정리해 줘서 같은 조리법 다른 맛이 날 수 있는 실패의 확률을 낮춰주었다. 시판 재료마다 맛 차이가 있으니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를 알면 맛을 조절하는 데 용이하다.

 


15분이면 완성되는 밥 대용 간식

- 굳모닝 샌드위치

- 청양 치즈 어묵가스

 

 

맛있는 거 + 맛있는 거 기성품의 반란

- 김피탕

- 아이스크림 목테일 3인방

 

 

난 꿀꿀할 때 달달한 걸 만들어 먹어

- 르뱅 쿠키

- 초간단 스콘

- 단호박 쿠키


 

 

술 한 잔을 부르는 안주용 간식

- 오코노미야키

- 소이갈릭 만두


 

 

맛있는 탄수화물은 언제나 옳아

- 단호박 크림치즈 파운드

- 떠먹는 베이컨 포테이토 치즈


 

 

 

주제가 여러 개니 취향껏 기분껏 고를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달달한 거 좋아하는 딸은 로투스 케이크와 흑당 치즈 토스트를 골랐다. 아들은 김피탕과 오레오 롤케이크, 소이갈릭 만두를 골랐다.

딱 한 장으로 구성된 레시피. 재료도 조리법도 간단하니 부담 없이 해줄 수 있어서 먹는 이도, 요리하는 이도 즐겁다. 폭염에 지쳐 입맛까지 날아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부작용은 다 알다시피 계속 먹게 된다는 것. 살이, 살이… 부르르. 청양고추를 활용한 간식들이 많은 점이 맘에 쏙 든다. 칼칼한 매콤함이 느끼함을 잡아줘서 입맛에 맞았다.

 

 

'맛알잘' 간식대통령의 팁대로 순서와 방법을 지키면서 따라만 하면

누구나 진짜! 맛있는 간식을 만들 수 있다.

요즘같이 혼자 사는 사람이 많은 시대에 밥 대용 간식은 활용도가 높을 듯싶다. 그리고 친구들과 간단한 파티를 즐길 때 안주용 간식을 준비한다면 센스 만점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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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 야만과 지상낙원이라는 편견에 갇힌 열대의 진짜 모습을 만나다, 2024 세종도서
이영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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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그 강렬한 생명력의 공간. 우리는 그곳을 편견과 선입견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그곳을 유럽 강대국이 발견한 미지의 공간으로 규정한 순간부터 열대는 왜곡되었다.

 

 

인류의 진원지인 열대를 단순히 '야만'과 '지상낙원'으로 대하는 우리들의 졸렬한 시선에 갇힌 열대를 지리학자 이영민의 진솔한 이야기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바로 <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이다.

 



 

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이영민 지음/ 아날로그/ 글담출판사


 


이영민 저자는 우리가 '열대성'에서 벗어나 열대를 본연의 모습을 바라보고 편견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우리는 열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열대성은 유럽과 완전히 다른 타자를 '발견'하여 객관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발명'하여 정형화된 개념이다. 단편적 경험과 상상이 만들어낸 '열대성'이 너무 탄탄하게 굳어져 허구를 걷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열대의 각 기후대에 관한 특징을 알기 쉽게 정리하여 색다른 자연현상을 알려준다. 독특한 지리적 현상들을 이해해 보는 값진 시간이 되었다. 열대우림 기후와 사바나 기후, 몬순 기후에 대한 차이점과 특징을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2부. 열대의 자연은 아름답고 풍요롭다

열대의 여행이 주제인 만큼 보르네오섬, 아마존, 빅토리아호,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열대 고산지대, 열대 바다 휴양지의 여섯 지역을 중심으로 매력 넘치는 열대의 자연을 소개해 주고 있다.

추천사를 쓴 <걸어서 세계 속으로>, <세계테마기행> 오성민 PD의 말처럼 글의 내용과 영상이 오버랩되면서 흥분되고 짜릿했다.

 

<세계테마기행> 애청자인 우리 집식구들에게 열대의 총천연색의 자연은 익숙하면서도 먼 세계였다. 저자도 밝히고 있듯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일반인들은 쉽게 여행 가기 쉽지 않은 지역들이 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점점 나아지는 추세이니 기다려보는 수밖에.

 

 

 

 

저자가 소개해 주는 인문여행 중 사바나 기차여행이 이색적이었다. 인도양 연안 도시 몸바사에서 나이로비까지 달리는 '마다라카 익스프레스'라는 고속철도이다. 이 노선은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 내륙의 자원을 항구로 수송해 유럽으로 반출하기 위해 개설된 철로였다고 한다. 이를 쾌적하게 현대화하여 다시 운영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 기차여행 중 만난 케냐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말을 맞아 가족을 만나러 가는 40대 아저씨와 방학이라 나이로비에서 일하는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케냐 초등학교 4학년인 11살 레비트였다.

여행 중 인연은 참 소중하고 의미 깊은 것 같다. 길 위에서의 예상치 못한 이 만남이 얼마나 커다란 의미인지…아직도 SNS 메신저로 소식을 주고받는다고 하니 말이다. 참으로 귀한 인연이다.

 

 

3부. 열대의 삶을 그들 입장에서 바라보다

유럽 중심의 식민제국주의 관점으로 재편성된 세계사는 열대를 '비어있던 암흑의 땅'이라 칭했다. 그래서 그들이 발견한 역사적 사건으로 정복과 착취를 정당화한다. 이영민 저자는 유럽 대항해 시대 이전의 자료를 통해 이를 꼼꼼하게 반박한다. 그리고 묻는다. 발전한 문명을 누려야만 행복한 삶일까?

 

 

아프리카는 분명 인류 탄생의 기원지다. 하지만 4대 문명 발생지에서 아프리카 대륙은 빠져있다. 열대 지역에서는 농경을 중심으로 하는 정착 문화가 자리 잡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열대 지역에서는 비록 문명에 다다르지는 못했을지언정 집단의 규모를 적절하게 제한하는 방식으로 개인과 공동체가 채워야 할 욕망의 그릇을 작게 빚음으로써 오히려 풍요와 행복을 취할 수 있었다. 이러한 '원초적 풍요 사회'는 자연환경과의 조화, 공동체 생존을 추구하는 평등의 정신 등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그저 다른 사회일 뿐 우열의 잣대로 위계화해서는 안된다. 인식 속 열대와 존재 속 열대를 제대로 구분해 내는 힘이 요구된다.

열대 지역은 대항해 이전부터 이미 다양한 교류를 통해 문화 인종 종교가 만나고 섞이고 있었다. 그리고 유럽 대항해 시대가 시작되면서 콜럼버스의 교환으로 자연 생태계를 바꾸고 사람들의 삶도 바뀌었다.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새로운 문화가 탄생한 문화 섞임 현상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차이가 항상 갈등과 대립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일상생활에서 얼마든지 평화롭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환경의 한계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뛰어넘은 열대의 글로벌 도시 '싱가포르'

열대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순응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이들의 삶의 지혜는 도시경관 곳곳에 배어 있다. 이런 '열대'스러움을 찾아내는 일은 여행객들에게 재미를 넘어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열대에 대한 애정 어린 글을 통해 떠나는 열대 인문여행이었다. 상상의 그림이 현실이 되는 신기한 현상이었다. 기차 차창지리를 통해 바라보는 생명력 넘치는 열대를 가슴 벅차게 만나는 시간이었다.

또, 열대 여행 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을 부록으로 상세하게 설명해 줘서 좋았다. 언제 가는 것이 좋은지, 감염병에 대비하는 방법, 열대 여행의 어려움과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열대 지역은 멀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다녀온 베트남 다낭과 바나힐도 열대지역이라고 한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가 이리도 미비한 지리적 소양 때문이었다. 덕분에 지리와 열대 지역 그리고 여행에 관해 정리해 보는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 안의 발명된 열대성을 희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분투,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

좋아하는 정신이다. 아프리카의 이런 공동체 정신은 성장과 경쟁에 지친 우리 현대인들이 되돌아봐야 할 정신이지 않을까. 열대 지역의 인문여행을 통해 심신을 돌볼 수 있는 여유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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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2 - 아르센 뤼팽 대 헐록 숌즈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모리스 르블랑 지음, 이혜영 옮김 / 국일아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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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뤼팽2, #아르센뤼팽대헐록숌즈, #괴도뤼팽, #추리소설, #어린이추천도서, #어린이신간도서, #국일아이, #모리스_르블랑, #이혜영

 

 


 

모리스 르블랑은 친구의 이 말에 '아르센 뤼팽'이라는 매력적인 괴도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아서 코난 도일의 불후의 캐릭터 '셜록 홈즈'를 자신의 소설 속에 등장시켜 뤼팽과 겨루게 한다. 그런데 아서 코난 도일이 캐릭터 사용을 거절하여 '헐록 숌즈'로 수정하여 등장시켰다고 한다.

 

국일아이의 어린이 신간도서 <아르센 뤼팽 2>가 바로 그 세기의 대결을 다루고 있다.

 

 

아르센 뤼팽 2 - 아르센 뤼팽 대 헐록 숌즈/ 모리스 르블랑 지음/ 이혜영 그림/ 국일아이
 


 

범죄를 저지르는 아르센 뤼팽과 범죄를 해결하는 헐록 숌즈는 서로 섞이려야 섞일 수 없는 관계지만, 비슷한 점이 많은 그들은 어느 누구보다 서로에 대해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셜록 홈즈에 뒤지지 않는 추리 소설'이라는 전제로 시작한 아르센 뤼팽 이야기이기에 셜록 홈즈에 대한 적절한 존경을 바탕으로 두 캐릭터가 펼치는 비상한 두뇌싸움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담대한 도둑과 냉철한 탐정의 밀고 당기는 숨 막히는 대결이 펼쳐지는 모험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셜록 홈즈'하면 '존 왓슨'이 바로 떠오르듯 이번 작품에서 '아르센 뤼팽'도 조력자가 있다. 바로 '금발 여인'이다.

 


 


 

 

아르센 뤼팽의 조력자인 금발 여인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아르센 뤼팽과 헐록 숌즈의 팽팽한 대결을 다루고 있다. 황제 나폴레옹의 책상 도난 사건과 푸른 다이아몬드 사건 모두 금발 여인이 주도하고 그 배후에 뤼팽이 있었다. 경찰청 가니마르 경감의 참패로 헐록 숌즈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로 오게 된다. 드디어 두 천재가 벌이는 세기의 대결을 목도하게 된 것이다.

 


 

 

 



 



 


별개의 두 사건이 '금발 여인'을 공통분모로 가지면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이야기의 규모를 키운다. '금발 여인'의 정체를 밝히는 일이 난제로 여겨지는 가운데 여러 장소에서 목격되는 뤼팽의 예사롭지 않은 등장과 퇴장도 의문투성이다. 경감 가니마르의 말대로 뤼팽이 사용하는 지능적인 미래형 수법을 알아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칠 줄 모르는 끈기의 사나이 헐록 숌즈 앞에서 아르센 뤼팽의 비밀스러운 수법은 하나둘 그 실체를 드러내고야 마는데… 절체절명의 순간,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던 뤼팽이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서사로 한껏 분위기는 고조된다. 과연 뤼팽은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마지막에는 뤼팽과 숌즈가 안녕 인사를 나누며 헤어지지만 읽는 내내 두 사람의 집요하고 지독한 설전에 고무되었다. 역시 라이벌이 있어야 추리 소설의 맛은 더 배가된다.

 

 


 

 

또다시 대면하게 된 아르센 뤼팽과 헐록 숌즈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뤼팽은 범죄자이기보다 도움을 주는 이로 등장한다. 탁월한 실력을 뽐내는 괴도로서의 모습뿐 아니라 도움을 청하는 이에게 기꺼이 힘을 보태주는 모습은 정말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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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에서는 여성 등장인물들이 많았다. 수동적인 모습보다 능동적인 모습과 의리와 사랑을 귀히 여기는, 현실과 양심 사이에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입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아르센 뤼팽과 헐록 숌즈의 대결은 마무리되었다. 승패가 중요할까 싶지만, 궁금하면 꼭 어린이 신간도서 <아르센 뤼팽 2 - 아르센 뤼팽 대 헐록 숌즈>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언제 뤼팽과 숌즈의 한 장면에서 만날 수 있으랴. 후회하지 않을 명승부다. 매번 왓슨이 다쳐서 안타까웠지만 말이다.

 


 

 


 

도둑이지만 자신만의 규칙을 지키는 아르센 뤼팽!

비상한 두뇌로 직관력과 사고력이 뛰어나고, 변신의 귀재로 다양한 인물로 자유로이 살아가면서 가끔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슬퍼하는, 인간미 물씬 풍기는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을 21세기에 다시 소환한 국일아이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르센 뤼팽>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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