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최초의 여성 노동 운동가 강주룡 여성 인물 도서관 7
김미승 지음, 클로이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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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최초의 여성 노동 운동가 강주룡/

김미승 글/ 클로이 그림/ 청어람주니어




유구한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암흑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기는 '일제 강점기'다. 나라 잃은 민족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퍽퍽하고 고달팠을지 오늘의 우리가 감히 가늠할 수 없다. 

그 시기에 많은 여성들이 노동자가 되었다. 신발 ·양말 ·방적 ㆍ 방직공장 등에 취직해서 여공이 되었지만, 제대로 된 대우를 받기 어려웠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다는, 여성이라는,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괴롭힘과 차별을 당했다. 점차 여성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여성 노동 운동이 활발해졌다. 









체공녀 강주룡. 여성 노동 운동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로, 그녀의 강단 있는 여정은 깊은 울림을 준다. 이번에 청어람주니어 출판사에서는 역사의 책갈피에 숨어있는 옛 여성들의 이야기, '여성 인물 도서관' 시리즈 일곱 번째 도서로, 일제 강점기 최초의 여성 노동 운동가 <강주룡>을 출간하였다. 



1901년 조선에서 태어났지만, 일제에 의해 나라를 빼앗기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1932년 젊디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강주룡'을 통해 여성 노동과 여성 노동의 역사를 살피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고무공장 여공,

을밀대 지붕 위에 올라

높고 푸른 권리를 외치다.




표지 그림은 을밀대 지붕에 올라가 꼿꼿이 서있는 강주룡으로, 다부진 입매에 비장함이 서려 있다. 그녀의 눈빛은 죽음도 불사르는 각오로 당당하게 빛나게 있다. 



일제 강점기 최초의 여성 노동 운동가 <강주룡>

인물 소개 - 인물 관계도와 연표 - 인물 이야기 - 그때 그 사건 - 인물 키워드 - 한눈에 살펴보기

로 구성되었다. 








간략한 인물 소개는 '강주룡'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강주룡이 굶주림과 가족이 가장 큰 관심사였던 아이에서 나라의 독립을 열망하는 독립투사로, 여성 노동자의 권리를 부르짖는 노동운동가로 변모하게 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지난 윤희순 의병장 이야기에서 체감했던 일제 강점기 시대에 우리 민족의 설움과 한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해진 차별과 괴롭힘, 무시는 활자를 뛰어넘어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주룡의 가족이 고향을 등지고 만주 서간도에 정착하기까지의 고단한 생활은 우리 민족의 아픔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열네 살 어린 나이에 가족을 위해 최부자 댁에 허드렛일을 나가는 주룡,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아버지보다 나이 많은 이와 혼인하게 된 친구 덕이.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먹는 입을 덜기 위해 시집보내고 시집가는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참담하기 그지없다. 모던 걸이 되고 싶어 했던 덕이는 그렇게 떠났다.








주룡은 자신보다 훨씬 어린 최전빈과 혼인하였다. 서로를 지극히 아끼는 부부였던지라 그녀는 독립운동에 뜻을 품은 남편을 따라나섰다. 나라에 대한 생각을 거의 해본 적 없던 그녀는 독립운동까지 하게 되었지만 여자인 주룡이 나서서 하는 것을 전빈이 탐탁지 하지 않아 홀로 돌아왔다. 그러나 남편 전빈은 독립운동 중 죽고 말았다. 



시댁에서 쫓겨나 부모님과 함께 조선으로 돌아온 주룡은 가장으로서 평양의 고무공장에 취직한다. 헤어졌던 친구 덕이를 극적으로 다시 만나게 되고, 공장에서 마음 맞는 동료들을 사귀게 되면서 고된 공장생활에 서서히 익숙해져간다. 하지만 감독의 횡포는 점점 심해지고, 주룡은 덕이와 함께 '노동자의 권리'를 공부하게 된다. 









일제 강점기에 많은 여성 노동자들은 부당한 대우와 횡포를 감내해야 했다. 감독이라는 지위로 여공들을 희롱하려 하거나 벌금 제도를 이용해 노예처럼 부리는 작태에 울분이 터졌다. 당장 먹고 살 일을 걱정해야 하는 여공들은 아이를 업고 일을 했고, 그 아이가 아파도 병원에 갈 여유도 없이 일을 했다. 이토록 비참한 작업환경이라니 말할 수 없이 비통했다.








대공황의 여파로 어려워진 경기를 이유로 고무공장 사장은 임금 삭감을 일방적으로 통보한다. 강주룡과 그의 동료들은 공장을 점거하고 아사 동맹을 맺고 단식 투쟁까지 벌였다. 이들이 보여준 용기가 얼마나 무겁고 뜨거웠을까. 그들이 배고픔을 잊고자 더 크게 외치는 "임금 삭감 철회"가 지금 내 귓가에도 들리는 듯하다. 가슴이 뜨거워진다. 살아오면서 제일 행복했던 때를 서로 이야기 나누며 마음을 가득 채운 그들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우를 바라는 여성 노동자들이었다. 여자라는 이유로,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감독 마음대로인 벌금 제도로 깎이는 월급 대신 일한 만큼 받기를 바라는 노동자들이었다. 





아이 낳기 전후 삼 주간 휴식과 생활을 보장하라!

아이 젖 먹이는 시간을 자유롭게 보장하라!

비인간적인 벌금 제도를 없애라!





여성 노동자들의 굳은 연대와 단합을 무참히 짓밟은 조선인 사장의 만행은 일제 강점기의 쓰라린 고통이다. 일본인보다 더 악랄하게 조선인을 괴롭혀 자신의 부와 안위를 지키려는 그들은 인면수심의 파렴치였다. 강주룡이 을밀대 지붕에 오를 수밖에 없을 만큼 상황은 절박하게 돌아갔다. 과연 그녀의 이야기에 세상은 귀 기울여주었을까? 여공에 대한 대우는 달라졌을까?









오늘날 우리가 강주룡이 고공 시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절실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제 강점기 여공들이 왜 많아졌는지 그리고 강주룡을 비롯한 수많은 여공들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일제 강점기 최초의 여성 노동 운동가 <강주룡>에서 찾을 수 있다. 






 

'그때 그 사건', '인물 키워드', '한눈에 살펴보기'는 강주룡이 주도한 '평양 고무공장 총파업'을 비롯한 여성 노동 운동의 역사와 노동운동가에 대한 정보를 잘 정리해 주고 있어서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한 학기 한 권 읽기] 독후 활동지를 활용하여 책을 더 깊게 만날 수 있다. 인물 관계도, 가로세로 낱말 퍼즐, 독서 퀴즈, 독서 토의 ·토론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다. 눈으로 읽는 독서에 그치지 않고, 다채로운 활동으로 생각의 깊이를 키워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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