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벼른 김에 오늘 풀코스 어떠냐니까."

"하는 거 봐서."

"나 지금 작업 거는 건데 넘어가 주면 안 돼?"

준섭이 예쁘게 웃었지만, 아영은 코웃음을 쳤다.

"언제는 작업 안 걸었어? 맨날 숨 쉬듯 작업 걸잖아."

준섭은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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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젠장, 너라도 잘 먹고 잘 살아야 할 거 아니냐고! 그래야 김아영 마음이 편하니까! 누가 네 생각 해서 그런 줄 알아?! 애초에 여기 온 것도 김아영이……!"

준섭은 뒷말을 삼켰다. 대신 지윤을 노려보았다. 지윤은 의구심에 가득 찬 얼굴로, 멍한 목소리로 준섭에게 물었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나도 이딴 거 알고 싶지 않았거든!"

알고 싶지도 않았고,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고, 휘둘리는 건 더더욱 질색이었다.

그러니까 안시혁 놈이, 에카차크라가 만든 결계만 아니었어도 김아영이 어떤 인간인지 본질을 알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일은 이렇게 되어버렸고 신준섭은 김아영을 이해할 순 없어도, 알 수는 있었다.

"아무튼, 나는 네가 아주 평범하게! 그냥 평범도 아니고 행복하게! 잘 살게 만들 거니까, 그렇게 알아."

"하……."

지윤이 실소를 흘렸다.

"그러니까 저를 위해서가 아니고 원장님 때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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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지 말고 같이 가자."

"무하, 조용히 해."

"같이 가는 게 어때서."

"어른들 이야기하는 데 끼어들지 마라."

"나이를 권력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무기로 사람의 입을 막는 건 옳지 못해."

"그럼 인격체 대 인격체로서, 조용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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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야 이런 것에 별 감흥이 없지만 하계 사람들에게는 큰 흥밋거리인 듯하여 안내해드렸습니다. 자자, 이쪽으로 오시면 저희 방앗간이 금방 나올 겁니다."

뭔가 인간의 한 구성원으로서 몹시 패배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과거 미국과 소련이 서로 치고받으며 우주로 인간을 쏘아 보냈거늘. 나는 그냥 가족 문안 인사나 하러 오라고 불러서는 자고 일어났더니 달이었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내 우주에 대한 로망은 이렇게 허망하게 끝이 나도 되는 것인가? 미국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여섯 번이나 달에 사람을 보내는 동안 간신히 얻은 성과를 나는 이렇게 무일푼으로 얻어도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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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접경지역의 동물병원 03 접경지역의 동물병원 3
에시라 / 나비노블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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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으면 나 없는 데서 죽어. 그리고 죽기 전에 보험금 수령인 내 이름으로 하고 죽어."

"당신이 나한테 죽으라고 말할 때마다 사람이 한 명씩 죽었다면 지금쯤 남한이 괴멸했을 거야."

"그럼 오늘이 끝나면 지구인의 절반이 사라져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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