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기에 최적화된 시기같은 건 누구에게도 없어요.
남자주인공이 아이돌가수라고 해서 가볍고 유치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진지하고 독특한 세계관이어서 좋았어요. 정치적인 내용도 제법 있는데 술술 잘 읽히네요. 주인공은 지나치게 융통성없고 모든 것을 서류로 남기려고 하는 강박증을 가진 인물입니다.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도 믿지 못하는 뿌리깊은 불신에서 유발된 성향이죠. 그러면서도 항상 자신의 안위를 우선시하고 그것만 보장된다면 역사적 사건이든 거대한 음모든 상관하고싶지 않아하는 소시민적 면모도 보입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나름대로 투철한 직업의식이 돋보입니다. 깐깐하고 원리원칙만을 고집하는 그녀가 사랑을 위해 '담당자의 재량'껏 일을 처리하는 후반부의 모습은 주인공으로서의 매력도 드러냅니다. 공화파와 왕당파의 갈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그러한 배경이 단순한 시대적 배경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메인 커플의 만남과 갈등, 시련의 해소까지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주인공의 융통성없는 공무원적 습성이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된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게 아닐까요?여러모로 신선한 캐릭터와 설정이었습니다.
"아까 동기들 말은 신경쓰지마. ......다 부러워서 하는 소리니까.""괜찮아, 뭐. 다 틀린 말도 아닌데.""맞든 틀리든....... 뭐, 대다수는 별로 관심도 없어. 나도 관심 없고."
살아보니 남자는 얼굴말고 다른 게 필요없더라고요.
나는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지만, 라리에트가 원하니까 그녀의 패밀리어로 살아갈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