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라는 게……, 더는 딜런의 첫 번째가 아니게 된다는 뜻인 줄, 난 정말로 몰랐다고요." 에밀리는 새된 숨결로 속삭였다. "하지만 딜런한테는 이런 말을 할 수가 없잖아요. 전부 다 유치한 내 투정에 불과하니까." "그렇게 생각하지는-" "전 그래요. 난 그렇게 생각한다고요. 불쌍할 만큼 유치해요! 그러니까 딜런한테는 말 못 하는 거예요. 딜런은 안 그래도 날 무슨 아기처럼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겠네요. 가르쳐 줄 분……. 제가 알고 있는 수도의 귀부인이 이베트 님 외에는 따로 계시지 않으니……." 딜런이 조심스럽게 말하며 슬쩍 이베트를 향해 시선을 올렸다. 이베트는 오색의 공작새가 된 기분으로 도도히 어깨를 부풀렸다. 말해. 어서 공손히 부탁하렴. "아, 물론 이베트 님을 귀찮게 만들고픈 저의는 전혀 없습니다. 바쁘신 분인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아닌데? 나 하나도 안 바쁜데. 요즘 아주 한가해!"
‘얼굴은 귀여워!’ 얼굴에 분노가 다분한 남편의 어머니가 초면에 그러한 말을 뱉었을 때, 며느리가 보여야 할 적절한 반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