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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시대 - 생존을 위한 통찰과 해법
기디언 래치먼 지음, 안세민 옮김 / 아카이브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저자는 1991년부터 2008년 까지를 낙관의 시대로 보고, 세계 경제 위기 이후인 2008년 이후를 불안의 시대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불안과 낙관은 종이 한 장 차이일 수도 있는데,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로 불안이 낙관으로 바뀔 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당장은 그럴 가능성이 없어뵙니다. 이 불안의 시대에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저는 내일을 생각할 때면 아이가 가슴에 돌덩이처럼 걸리곤 합니다. 아이에게 내가 살아왔던 시절의 희망을 물려줄 수 없게 될까봐 진정 불안한 시대입니다. 불안의 시대를 이해하려면 오늘이 있기까지 지나온 자취인 전환과 낙관의 시대를 간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이 필요하네요."

<불안의 시대>를 6월에 읽고 싶은 신간으로 고르면서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위와 같이 정리했었는데, 아뿔사! 이 얼마나 쥐뿔도 모르는 개소리였던지! 인터넷 서점을 통해 출판서 소개글만 대충 훑고, 책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로 어림짐작해, 성장과 개발, 경쟁만을 지상과제로 삼는 제로섬 게임인 신자유주의를 벗어나 어떤 대안을 소개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만의 대단한 착각이었다.  

저자는 1978년부터 현재까지를 각각 전환의 시대, 낙관의 시대, 불안의 시대로 구분하고 그 시기에 있었던 굵직한 사건들을 인물 위주로 소개하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들의 생각, 믿음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선택은 옳았는지를 묻는다. 그러나 저자는 시장과 자유주의, 자본주의 등등의 서구세계 우월론적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불안의 시대인 현재, 미국이 세계무대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로 패권을 장악하고, 최고의 지위를 누리며, 이에 대한 위협세력도 별로 없었던 좋은 시절이었던 낙관의 시대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곳곳에서 불만을 표하고 있는데, 그것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저자는 결국 책의 마무리에 자신의 희망을 노골적으로 표하고 있다.  대공황이 일어난 지 80년이 지났다. 강하고 성공적이며, 자신감 넘치는 미국의 모습이 안정과 번영을 약속하는 세계를 위한 최선의 희망이다.(374쪽) 

책은 대단히 불편했고,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읽은 보람이라고 억지로 꼽자면, 지난 30년간의 세계사의 흐름을 한 눈에 정리해 볼 수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저자가 이미 사건과 흐름을 보는 균형감각을 잃고 있으니 읽는 나도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지만, 경제사나 세계사의 흐름에 둔했던 나로서는 이렇게라도 신자유주의의 흐름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라고 자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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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대학에서 추방된 인문학은 교양강좌를 통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학문적으로 연구될 필요성은 잃어가는 반면에 실용의 덧옷을 입고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는 인문학을 기쁘게만 볼 수 없는 이유는 그 대중성의 겉옷이 값싸게 치장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CEO를 위한 인문학 강좌에서의 인문학은 '수천년간 강대국과 지배계급이 권력과 부를 누리기 위해 소수에게만 전해온 학습 비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인문학을 공부하는데 해석은 받아들이기 편한 방식으로 풀이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 권위를 높이기 위한 인문학이 아닌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높이는 인문학으로 CEO들과 함께 공부한다면, 세상이 훨씬 더 살 만해질 텐데 말이죠. '인문학의 불온성을 회복하자'는 이 책의 저자 6인의 주장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죠.  

 

  

 무엇보다 사회과학에 관심있는 나로서는 문화비평가 이택광의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서 있는 이땅의 정치와 사회 이야기는 그 어떤 소설보다도 흥미롭고, 관심이 가는 이야기 이니까요. 가끔은 나도 이해할 수 없는 내 행동을 사회학적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최소한 내가 못나서, 내가 부족해서라는 자책은 벗어날 수 있으려나 하는 희망에서 말입니다. 나는 소비자로서만이 아니라 사유자로서 이 땅에 존재하고 싶습니다.     

 

 

 

한 권으로 읽는 루쉰 문학 선집,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이보다 더 매력적인 신간을 꼽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죠.....

 

 출판평론가 최성일씨가 2일오후 뇌종양으로 별세했다. 향년 44세.(경향신문, 7월 3일자) 바로 오늘 아침 신문에서 본 기사입니다. 1997년부터 13년간 218명의 동서양 사상가들의 책을 리뷰해 전 5권 짜리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을 펴냈다고 하는데요, 2004년부터 뇌죄양으로 투병해온 그를 돕기 위해 최근 단권을 재출간 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5권짜리를 1권으로 펴내려면 많은 부분 생략되고, 요약되어 전권을 읽는 것과는 또다른 아쉬움이 남겠지만, 이 한 권으로 사상의 인명 사전 정도의 도움은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유족으로 부인과 12살, 7살 자녀가 있다는데요... 마음이 짠해져 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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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운명 (반양장)
문재인 지음 / 가교(가교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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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앞 표지와 뒷 표지를 돌려가며 꼼꼼하게 살피고, 날개도 펼쳐 읽었다. 들어가는 글을 읽고, 목차를 하나하나 마음에 새기듯 읽었다. 초록색 안지를 넘기며 나란히 선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비서실장을 잠시 바라보고 첫 장을 넘겼다. 손이 떨렸다. 마침내 시작되는 '그날 아침'. 

그날 아침 늦잠을 잤다. TV가 없는 우리 집에선 정오가 다되도록 그일을 몰랐다. 슈퍼에 라면을 사러갔던 아들 아이가 뉴스를 보고 달려와, "노 대통령이 죽었데." 라고 호들갑을 떨었을때, 엉뚱하게도 나는 노태우 대통령을 생각했다. 연세가 있으시니 지병이려니 하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친구의 전화를 받고서야 헐레벌떡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았다. 누구나 그랬겠지만, 나 역시 믿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그분이 세상을 떠난 방식과 그 분을 그렇게 가시게 한 세상을 이해할 수도, 믿을 수도 없었다.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랬어도, 여전히 그분이 떠난 날의 기억은 비통함이고, 서러움이고, 아픔이다. 무엇이 그렇게 서러웠는가 가만히 생각해본다. '사람 사는 세상'이란 말을 좋아하고, 자주 썼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재임기간 내내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간들이었기에 그 서러움의 폭이 컸을 것이다. 그분이 홀로 외로운 길을 떠나기 까지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상상할 수 있었기에 더더욱 서글펐을 것이다. 사람의 존엄함을 무엇보다 귀한 가치로 여겼다는 그분이 원했던 것은 권력도, 명예도, 재산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사람다운 대접을 받으며 사는 세상, 누구나 존엄함을 인정받는 세상이 아니었을까. 어쨌거나 그날 이후 개인적으로 나는, 내가 살아오던 방식을 뒤돌아보게 되었다. 나, 개인의 문제가 결코 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사람사는 세상이란 물질적인 '부'만을 추구하는 세상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분이 나에게 남기신 것은 그것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재임 시절에도, 퇴임 후 검찰의 조사를 받던 때에도, 그리고 그분이 마지막 길을 가시던 그 순간에도 변함없는 차분함으로 노대통령을 지키던 문재인 비서실장은 무던히도 듬직한 모습이었다. 흔들림 없는 냉철함으로 노 대통령의 운명을 지키고 있던 그분이 언젠가는 자신의 위치에서 바라본 노대통령의 모습과, 노대통령의 고뇌와, 고통을 진술해 줄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이 책이 나왔을 때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책은 문 이사장의 평소 모습처럼 차분하고 간결하다. 그날 아침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두 분의 처음 만났던 눈부시게 젊었던 시절을 지나 노무현 정부 때, 문 수석의 시각으로 본 국정과 진실, 대통령의 고뇌 등을 진술하고 다시 그날 아침으로 돌아와 노무현재단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구구절절하지 않고, 그의 방식대로 요약된 것이 감정을 배재하고 책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책을 쓰기 전에 100% 솔직할 수 있을지 자신이 서지 않아 고민했다고 했는데, 나는 이 책의 내용이 문 이사장의 시각에서는 100% 진실이라고 믿는다. 보는 시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그가 절대로 없는 이야기를 지어낼 사람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열정적이고 저돌적인 노대통령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문재인 이사장은 그렇게 자신의 운명을 지키고 있었고, 지금도 지키고 있다.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려했고,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고자 했으며, 함께 세상을 바꿔보고 싶었다는 노 대통령과, 문 이사장의 꿈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엉뚱하게도 나는 두 분의 운명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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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자본주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인지자본주의 - 현대 세계의 거대한 전환과 사회적 삶의 재구성 아우또노미아총서 27
조정환 지음 / 갈무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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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체제나, 국가, 자본주의, 공동체 등에 관심이 생기면서 내가 속한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이 많아졌다. 어느 화장품을 써야 내가 더 빛나보일지, 어떤 옷을 입어야 더 날씬해 보일지, 어떤 책을 들어야 내가 더 폼나 보일지... 남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만을 고민해왔던 나는 자본주의 시대에 딱 맞게 개조되고 사육되어온 객체였다. 이런 내게, 내가 속한 사회나  내 자신을 생각해 보게 하는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책은 무던히도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지만, 의외로 재미있고, 한 번 빠져드니 빠져나가기 힘든 매력이 있다. 특히나 최근에는 자본주의에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두루 책을 읽고 있는데, 이 책 <인지자본주의>도 그런 맥락으로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자본주의는 다수의 노동력을 착취함으로써 소수가 쌓는 부로 이뤄진다. 일면 착취는 돈에 관한 것이겠으나, 차차 그것이 시간에 대한 착취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거의 자본주의는 육체 노동이 기계적으로 반복되던 시대였지만, 전자 혁명과 정보화를 통해 신체적 노동을 지나 인지영역을 침범하는 영혼의 노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노동시간 외에 살아 있는 모든 시간을 자본이 착취하는 시대로, 저자는 21세기의 자본주의를 '인지자본주의'로 명명한다. 이 책에서 인지는 지각, 느낌, 이해, 판단, 의지 등 정신적 활동의 총칭으로 감각, 지각, 추리, 정서, 지식, 기억, 결정, 소통 등을 포함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노동은 친절함과 같은 정서적 노동을 요구받고 있는데, 이는 점점 한 개인으로서의 특성과 특질을 상실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인간다운 면모 또한 잃어가게 한다. 뿐만 아니라 인지자본주의 시대의 생산은 공장 외의 사회전체에서 이루어진다. 교육, 정보, 지식과 같은 지적 활동이나 돌봄, 봉사, 소통과 같은 이전에는 자본과 상관없는 정동활동들이 자본 앞에 내몰린다. 요컨대 삶 전체가 생산과 유통, 분배와 소비의 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야 하는 것은 숙련집약적 노동이 주가 되었던 초기 자본주의 시대나 예술, 친교, 교육, 연구, 봉사 등이 자본 앞에 내몰린 현대나 다르지 않다. 고용·피고용의 관계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유지하기 위한 강제적 장치이다. 그러므로 먹고 사는 문제 외에도 여가와 소비, 휴일에 강제되는 레저 활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자본 앞에 바치고 있는 각 개인과 다중은 자본주의시대를 이겨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자본은 이제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몸집이 부풀려 졌고, 그로인해 스스로 스러지는 과정을 밟고 있다. 자본주의 선진국인 각국은 국가채무를 더이상 질 수 없을 정도로 짊어지고 있고, 자본 앞에 무차별적으로 파헤쳐지고, 이용당해온 지구 생태계는 곳곳에서 이상 현상을 보이며, 더이상 우리에게 안전한 행복을 보장해 줄 수 없게 되었으며,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다중들은 세계 곳곳에서 봉기하고 있다. 무한 성장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인류를 절멸시킬 위험까지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탈성장 또한 해법이 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인지를 이용해 축적을 일삼아 온 자본 시대를 끝내고, 인류의 삶을 지속시키고 행복을 보장할 인지 혁명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의 일례로 인지 혁명을 위한 비판적 고전읽기를 들 수 있겠다. 또한, 부패한 지배 권력들과 제도를 해체하기 위한 물리적이고 정치적인 노력들은 인지 혁명과 함께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 책은 상업자본주의, 산업자본주의, 인지자본주의를 포함한 자본주의의 역사와 자본을 연구한 학자들과 이론들, 그리고 최근 일련의 사태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든가, 오세훈 시장이 기치로 내건 창의도시 이야기 등등 자본주의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또한 인류를 좀 먹는 자본의 그늘을 벗어나,  지속가능을 위해 다중이 나아갈 바를 담고 있다. 그런 만큼 그 양이 무척이나 방대하고, 용어 또한 쉽지않아 책을 읽는 중에도 수시로 어질어질 할 정도였고,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정리하는 일 또한 내 능력 밖의 일이라 무척이나 의기소침해 지는 책이다. 읽었으되, 읽었는지 자신할 수 없고, 이해했으나 정말 이해한 것인지 조차도 모호하다. 그러나 지적으로 충만한 내공이 돋보이는 이 책을 읽어냈다는 것만으로도 나름 뿌듯하고,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무의식적으로 내면화 해 온 자본의 논리를 의심하고, 사유하며, 행동하는 개체로 거듭나는 기회의 책 읽기 였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보태자면, 각 장의 말미에 실린 예술 작품들과 사진들은 각장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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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eral 2011-08-31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웹진 <자율평론>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정연이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비의딸 님이 작성하신 <인지자본주의>에 대한 글을 오는 9월 초 발행 예정인 <자율평론> 36호 게재할 수 있을지 문의를 드립니다.

<자율평론>은 2002년부터 지금까지 총 35호의 웹진을 발행한 계간 정치철학 웹진이며,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자유로이 접근할 수 있는 copyleft 웹진입니다. 그간 <자율평론>에 게재되었던 모든 원고들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aam.net/xe/autonomous_review

<자율평론>은 인문학 강좌 공간인 다중지성의 정원, 독립 출판 활동을 하는 갈무리 출판사, 세미나 공간 다중지성 연구정원의 마디 단위로, 위 공간들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지적 활동들의 성과들을 모아내고, 우리들의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매체가 아니기 때문에 원고료를 드리기는 어렵지만, 게재를 허락해 주신다면 웹진이 발행되는 대로 PDF 파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모쪼록 긍정적인 검토를 부탁드리며, 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다면 아래 연락처로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자율평론> 편집위원회 김정연 드림
daziwon@waam.net / 02-325-2102

비의딸 2011-09-01 08:42   좋아요 0 | URL
제 개인적인 감상이 <자율평론>에 게재된다면 저로서야 개인적으로 작은 기쁨입니다.
다만, <자율평론>에 누가 되지 않을지 다소 걱정이 되구요..
그래도 괜찮다면, 기쁜 마음만 담아 기꺼이 보내드릴께요. 감사합니다.

esmeral 2011-09-01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재 허락 감사드립니다. ^^
PDF 파일을 보내드릴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자율평론} 36호가 발행되는 대로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비의딸 2011-09-01 11:44   좋아요 0 | URL
alsu000@naver.com
^^; 덕분에 신나게 9월을 시작합니다.
 
왜 학교는 불행한가 - 전 거창고 교장 전성은, 대한민국 교육을 말하다 전 거창고 교장 전성은 교육 3부작 시리즈 1
전성은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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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올해 우리 아이는 초딩5학년이 되었다. 지난 4년간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학부모 생활을 했다. 그렇다고 내가 치맛바람이 유별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 죄인이 되고 마는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서 그랬다. 저학년 때는 산만한 아이가 선생님 눈 밖에 날까봐 동동거렸고, 중학년이 되자 여리고 순한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상처받을까봐 종종거렸다. 그리고 이제 고학년이 되었다. 아이는 여린 성격에도 제법친구들과 잘 어울렸고, 학교가기를 싫어하지도 않는 것 같다. 다만 한가지 5학년이 되면서 몹시 꼼꼼하고 옹골진 선생님을 만나 아이는 고된 훈련중이다. 아이의 선생님은 학원선생님과 자신을 비교해달라는 주문을 하기도 하고, 자신을 믿고 그냥 맡기라고 하는데 나이로는 나보다 한참이나 어린 선생님의 그 당찬 모습이 왠지 너무나 믿음직 스럽다. 솔직히 그렇다. 
바로 어제도 밤 10시를 넘겨야 겨우 끝내는 양의 숙제를 내준 선생님을 옹호하며, 따로 시험공부 하지 않아도 얼마나 좋으냐고 호들갑을 떨었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너도 이제서야 숙제가 끝나는데, 학원다니는 아이들은 어떻겠냐며 걱정아닌 걱정도 한마디 덧붙이면서.
그러면서 한 편으론 이렇게 억세게 공부시키는 야무진 선생님에게 전혀 불만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매일매일 반복해야 하는 수학은 모르겠지만, 역사를 이해하고 즐기기보다 벌써 부터 토씨 하나까지 달달 외우게 하는 방식에 약간은 불만이다. 제도 안에서 공부를 시키려니, 어쩔수 없는 일이다 반은 포기하고 있지만 아, 글쎄 역사를 달달 외우는 과목으로 공부했던 나는 지금 그토록 달달 외웠던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갖고 있지도 못하다. 어느것이 진실이고, 어느것이 조작인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무능한 성인을 양성하는 것이 내가 받아온 역사 교육이고, 지금의 교육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아직은 초등학생이니까, 그 불만이 적지만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 그 불만을 어찌할까 싶다. 어차피 제도권을 벗어나서는 생존하기 힘든 것인 바에야 정규교육을 포기할 수도 없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아이가 혼자서만 튕겨져 궤도를 이탈한 별이 되게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아이를 튕겨져 나오게 하기보다는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처럼 입시 위주의, 입사 위주의 교육으로는 아이가 제대로 성인이 될 수 없다. 어려서는 엄마의 지시를 따르고, 커가면서는 학교의 지시를 따르며, 성인이 되어서는 직장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살아있는 로봇이 아이의 미래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학교의 불행은 결국 사회의 불행이고, 국가의 불행이다. 사회의 일반적인 통념을 벗어나는 가치를 학교에서 주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와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학교이기 때문이다. 알면서도 아이에게 사회가 요구하는 적합한 인간이 되라고 요구하는 부모의 이중성을 어떻게 다 설명할 수 있을까. 나 하나, 내 아이 하나 다르다고 세상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에 지레 포기하며, 대충 학교의 방침을 따라가게 된다. ’이게 아닌데’ 하는 불평불만 외에는 할 것이 없는 것 같아 절망이 앞서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획일적이고 권위적인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 안에서 전성은 선생님 같은 분들이 계시다는, 혹은 계셨다는 것을 몰랐다. 몹시 부럽다. 이런 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이. 내 아이가 이런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몇 퍼센트나 될까. 피해의식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아니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선생님을 만나지는 못한 것 같다. 제도보다, 권위보다 아이들이 우선인 교육관을 갖은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 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스승을 만나지 못했다는 얘기다. 경쟁이, 물질이 최고의 가치인 지금 이 시대에는 기교와 기술을 가르치는 선생님 보다는 인간을 목적으로 생각하는 스승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을 아이의 담임 선생님께 선물하고 싶다. 그리고 아이친구 부모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교사와 부모가 같이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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