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87가지 방법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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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명한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의 저자인 로버트 풀검이 2007년도에 출간한 에세이집.

로버트 풀검의 글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섬세한 눈으로 들여다 보며 그리듯 묘사해 준다. 물론 작가가 관찰만 하는건 아니다. 살짝 그 상황에 끼어들어 운을 떠 보기도 하고, 자신을 그 상황에 대입해서 생각해 보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여타 에세이나 산문집이랑 다를게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로버트 풀검의 글이 가장 다른점은 그 관점이 너무 따뜻하다고 할까.

그는 인생의 진리가 대단한 곳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상황에 대하여 서로 토론하는 모습에도 자기집에 피해를 주고 있는 수달들 에게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찾아내서 위트있게 알려 준다. 그 진리의 순간은 항상 따뜻하고 다정하고 재미있고 , 그래서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다.

이책의 아쉬움 이라면 기존에 글들 이랑 그다지 차이가 없다는 점이고 좋은점은 이 책을 읽으면서 기대하고 예상 내용이 잘 들어가 있다는점. 다시 말하면 로버트 풀검의 글을 읽고 싶다면 어느 책을 읽어도 무방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기왕이면 가장 최근 책을 읽으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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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괴물 백과
곽재식 지음, 이강훈 그림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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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가인 곽재식 작가가 오랜기간 문헌을 조사하여 만들어낸 한국의 괴물들의 백과사전.우리의 고유한 이(異)생물 따위는 없지 않을까 하는 선입관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니 그 선입관이 약간은 맞고 나머지는 틀렸다.아니 조선 반도에 뭐 이상한 생명체가 이리 많았단 말인가.

지적인 충족이나 한국형 크리쳐(?)가 등장하는 창작물을 생각해보고계시는 분이 있다면 읽어보시는것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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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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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의 작가 정세랑의 단편 작품집 . 2010년부터 2016년까지의 작품이 표제작을 포함해서 9작품이 들어있다.

정세랑 작가를 처음 만난건 이 작품집의 처음 작품인 웨딩드레스 44였는데, 그 단편을 읽고는 정말 홀딱 반해서 이 작가의작품은 그냥 뭐든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세랑 작가의 작품은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다. 재미있지만 그렇다고 코믹한건 아니고. 이야기의 배경이나 인물들은 어쩐지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이야기가 너무 구구절절 현실만 반영한것은 아니다.

정세랑작가가 묘사하는 여성들이나 그녀들은, 우리가 어쩐지 다들 한자락 겪었던 그런 현실속에 서 있다. 그리고 그녀들은 지난한 현실속에서 나름의 새로운 방식으로 상황을 비틀어 스스로 나아간다. 옥상에서 만나요, 에서는 애써 찾아낸 남편이라는 존재가 다른식으로 비틀려 구원이 되기도하고, ‘효진‘ 이라는 단편속의 화자 효진은 이땅에 딸이라면 한번이상은 느꼈을법한 현실에서 스스로 도망가서 자신의 현실을 이루고, 갑자기 음침한 우범지대에서 언데드가 되어버린 ‘영원히 77 사이즈‘ 속의 그녀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간직했다. 언니의 돌연사로 고통받았던 ‘보늬‘의 보윤도 친구들이랑다양한 방식의 돌연사에 대한 정보를 모으면서 언니와 작별하는 방법을 찾았고 ‘알다시피 은열‘의 화자도 조금은 다른 형태의 공동체속에서 자신의 위안과 위치를 찾는다.조금 결이 다른건 환타지인 ( 물론 다른 작품들 모두 어떤식으로든 환타지스럽다 ) 이마와 모래 정도일까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이야기속의 인물들은 스스로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나는 그 모습들을 보면서 뭔가 안심감 같은 것을 느꼈다. 이언희 영화감독이 정세랑 작가의 글에 위로를 받게 된다고 언급했었는데, 아마도 비슷한 감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은 인자하지 않아 사람따위는 우습게 여기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세랑 작가의 글을 읽고 있으면 사람은 웃을수는 있어도 우습지는 않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허망한 현실에 위로가 된다.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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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급행열차
제임스 설터 지음, 서창렬 옮김 / 마음산책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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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설터의 단편집. 순서적으로 최초의 단편집.

영미 작가에 대한 지식이 깊지 않아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시작했다. 표제작 포함하여 11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작품은 서로간에 (당연하지만)관련성은 없다

각 작품은 상당히 낯설다.일단 단편이라면 있을법한 극적인 사건 같은 것도 거의 없다.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은 평범하거나 그 이하다. 서사도 친절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읽고 나면 그 평범한 사람들의 그저 그런 일상과 그 속의 감정들의 묘사가 너무 우리의 일상 같다. 그래서 마치 내 하루 언저리에서 내속내를 들킨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읽는데도 마음이 불편하고 읽고 나서고 찜찜하다. 하지만 역으로 보면 엄청난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되는 것일지도.
좋은 소설집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내 속내를 들키는 불편한 경험을 이겨낼 자신이있다면 도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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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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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저자거리 한부분에 주머니를 파는 상점인 미시마야가 있다. 오치카는 이 오래되고 이름있는 상점의 주인인 이헤에와 오타미 부부의 조카로 집안에서 슬픈일을 당해 숙부의 집에 의탁하며 일을 돕고 있다. 하지만 이 조용하고 사연있는 오치카의 또하나의 소임은 사연이 있는 괴담을 ˝ 들어주고 ˝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위로해주는 또하나의 소임을 가지고 있다. 오치카는 그들의 사연을 듣고 공감해주면서 ,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이겨내 보려 한다.

이 책은 가운데 다양한 괴담을 가진 인물들이 나오는 옵니버스 형식이지만 주요한 등장인물- 이야기를 듣는 주인공인 오치카와 미시마야의 식구들, 직원들 - 들은 매 이야기마다 연속해서 등장해 큰 줄거리를 이어가는 형식이다.
미망의 여관은 영주의 아이가 상을 당했다는 이유로 입춘 봄등축제를 금지당안 소작인들이 궁여지책으로 버려진 집을 등으로 만들어태우려다가 열지 말아야 하는 문을 열어버린 사람들이야기였고, 두번째 식객 히가루가미는 이상하게 귀여운 기분이 드는 식신 이야기.
세번째 이야기 삼귀는 망해버린 영주의 무사였던 무라이 세이자에몬이 젊은 시절 버려진 산촌에 산지기로 축줄당했을때 조우했던 한이 서린 오니에 관한 것이고 마지막 오쿠라님은 항료가게의 가업을 보호하기 하기 위해 버려지는대대로 버려졌던 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오우메의 이야기다.

기본이 괴담이지만 무서운것이 주가 아니라 그 괴이한 일이 생겨난 원인과 결과에 대해 살피는것이 이 시리즈의 본질이므로 어떻게 보면 배경만 일본의 과거일뿐 사람들의 모습이란게 지금이랑 다르지 않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모습으로 마음아퍼 하는 세밀한 묘사나 나 귀신이지만 자신을 도와주는 식신을 챙겨주고 싶어하는 착한 도시락집 주인들, 인생의 마지막 결정을 하기 전 자신의 고통받은 과거를 털어놓는 모습등을 읽으면 공감이 가서 가슴이 저미곤 한다.

미미여사님의 에도시리즈는 정말 꼬옥 보시길. ( 하지만 ... 몇권을 봐도 일본 옛이름은 정말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이름이 그이름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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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스미스 2019-03-07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리즈 저도 너무 좋아해서 몇권 가지고 있어요! 이런 고전스러운 요소가 들어간 괴담을 좋아해서요.. 일본이 유독 이런류의 소설이 많지요? 교고쿠 나츠히코도 그렇고요. 반가워요 동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