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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에 살다 - 조선 지식인 24인의 서재 이야기
박철상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평점 :
전통시대의 서재는 학문과 아치를 상징하는 특별한 장소로 지식인으로서의 삶은 서재에서 시작되었고, 마무리 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서재는 조선문화를 탐색하는 하나의 실마리이며 지금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매개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저자 '박철상' 이 2년 반 동안 "국회도서관보" 의 '서재이야기' 에 매월 연재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식인의 모든 것은 서재에서 시작되었다. 서재에 담긴 이야기를 중심으로 북학과 개혁의 시대였던 19세기 지식인의 면모를 생동감 넘치게 그린 책이 나왔다. 추사 연구로 학계마저 놀라게 했던 "세한도" 의 저자 '박철상' 이 약 5년에 걸쳐 고문을 읽고 자료를 조사해 심혈을 기울인 끝에 펴낸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을 몇가지로 요약해 소개해드리면
"북학" "서재이름" 그리고 "간서치전" 으로 나누어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먼저 "북학" 은
소개된 24명의 지식인들의 서재는 출판 문화와 교역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19세기를 배경으로 책을 통해 지식을 교류했기에 주로 북학파 인물들이 주로 등장합니다.
연암 박지원, 여유당 정약용, 그리고 완당 김정희까지 당대를 호령했던 지식인들을 만나 볼 수 있으며, 그들에게 또 다른 세계였던 서재이름 역시 흥미를 갖게 만듭니다.
그래서 "서재 이름" 은
자신의 호 처럼 독특한 인상과도 같은데 개인적으론 "일속산방" 이 가장 인상깊게 다가옵니다.
"좁쌀만한 집" 이란 뜻으로 집이 아주 작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 조그마한 방 안에 책들로 인해 온 세상이 다 들어있다는 역설적인 표현이라고 하며, 집은 작으나 작은 방안에 온 세상이 다 들어가 있으므로 세상에서 가장 큰 집이라는 설명이 들어 있습니다.
조선시대 지식인의 모든 이름은 사실 그들이 책을 읽고 친구를 만나 교류하던 서재의 이름이다. 그들의 서재는 또하나의 세계였다. 조선시대 지식인은 서재의 이름을 호로 삼아 그 안에 평생을 기억하고자 했던 삶의 방향과 가치관을 담았다.
끝으로 "간서치전" 은
'이덕무' 가 지은 책의 이름인데 "간서치" 는 "책만 보는 바보" 라는 뜻으로 책에 대한 지식인들의 열정을 드러내고 있는 단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책에만 빠져있는 '이덕무' 를 조롱하는 뜻으로 사람들이 붙인 별명이지만 오히려 그는 아랑곳않고 그 별명을 자신의 호로 삼으면서 후손들에게 위대함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책을 통해 자신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려 했던 진정한 지식인이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