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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투기 - 싸우는 청춘
엄태화 감독, 엄태구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영화 "잉투기"(INGtoogi: The Battle Of Surpluses, 2013)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잉여세대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이며, 독립영화 감독출신 '엄태화' 의 첫번째 장편 데뷔작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만들어진 아마추어 격투기 대회명을 영화 제목으로 삼았는데 "우리는 싸우고 있다" 란 뜻의 "잉투기" 는 인터넷 상에서 게시물, 댓글로 상대방에게 언어적 폭력을 가하는 키보드 워리어들을 통칭하는 "잉여인간" 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개인 방송과 같은 매체를 통해 표출하고 있는 삶, 미래, 행복 등의 가치들에 대한 고민을 경쾌하고 리드미컬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청춘들의 공통 관심사인 미래에 대한 고민 등 진정성이 담긴 주제를 독특한 유머코드로 버무려 아무렇지 않은 듯 툭 던진 뒤 영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관객들에게 B급 정서의 웃음 뒤에 가리워진 씁쓸한 현실을 느끼게 만듭니다.
영화를 Keyword로 요약하면
"엄태화" "인터넷 커뮤니티" 그리고 "신인배우" 로 나누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먼저 연출을 맡은 감독 "엄태화" 는
독립영화로 실력을 갈고 닦은 뒤 영화 "숲"(2012)으로 재능을 인정 받았으며, 독립영화 느낌의 장편영화 "잉투기" 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이후 '강동원' 주연의 "가려진 시간"(2016)을 연출한 바 있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가상 세계의 이야기를 현실로 끄집어 내 영화로 옮기고
싶었던 그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인물, 사건들을 그대로 불러왔고, 인터넷 세대인 20, 30대 청춘들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아냄으로써 풋풋하고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웹상의 싸움을 현실로 옮겨와 싸우는 것" 을 뜻하는 '현피' 장소로 인터넷 사용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간석오거리" 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알만한 키워드들을 담아내 익숙함과 동시에 젊고 신선한 감각의 외피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갈등을 구경거리로만 인식하는 익명의 군중들속에 보편적, 실존적 고민을 담아내고 있는 문제의식은 이 영화가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