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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4집
김현철 노래 / 예당엔터테인먼트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1993년 3번째 정규앨범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 이후 2년만인 1995년 자신의 4번째 정규앨범 "Who Stepped On It" 을 발표하며 그간 들려주었던 팝이 가미된 퓨전 재즈에서 한층 진일보한 재즈 음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정상의 인기를 달린 R&B 트리오 '솔리드' 그리고 여배우 '고소영' 이 앨범에 참여해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 앨범의 타이틀 곡 "달의 몰락" 의 성공으로 인해 재즈음악에 대한 높아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번 앨범에선 본격적인 재즈음악에 도전하게 되는데 펑키한 리듬와 소울풀한 멜로디를 곁들인 스윙재즈 스타일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에선 좀처럼 듣기 힘든 음악이라 하겠습니다.
그럼 앨범을 플레이하면
현란한 퍼커션 연주로 시작해 디스코 리듬을 기반으로 한 펑키한 연주곡 "Street Performer" 로 출발합니다. 마치 Jam 연주가 펼쳐지는 브라스와 밴드간의 하모니가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습니다.
톱 여배우 '고소영' 이 나레이션에 참가한 "왜 그래" 는 소프라노 색소폰의 감미로운 연주가 브라스 밴드를 이끄는 미디템포 재즈 곡으로서 앨범의 히트 트랙이기도 합니다. 소울풀한 멜로디가 브라스 연주와 함께 만나면서 폭발하는 시너지가 대단합니다.
앨범의 베스트 트랙이자 백미라 할 수 있는 "나를..." 은 '김현철' 만의 시그니처 멜로디를 가진 팝발라드로서 팝음악의 히트메이커 'David Foster' 의 영향이 짙게 드리워진 곡이기도 합니다. 장엄한 인스트로를 지나 영롱하게 울려퍼지는 건반연주가 그러한 느낌을 갖게 만듭니다. 차이점이라 한다면 애절함이 깃든 남자의 심경을 고백하는 가사를 들 수 있는데 멜로디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스네어 드럼 연주로 시작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건반연주가 돋보이는 미디템포 "그럼에도 불구하고" 는 비슷한 가사내용이 마치 앞선 곡 들려준 "나를..." 의 후속곡 같은 느낌을 들 게 합니다. '양희은' 의 곡을 리메이크 한 "물망초" 는 '한상원' 의 기타연주가 일품인 블루스 & 재즈로 변화를 주었으며, '솔리드' 의 래퍼 '이준' 이 랩 피처링한 앨범 타이틀곡 "Who Stepped On It" 은 힙합 스타일이 가미된 스윙재즈 연주곡으로서 간주부에 펼쳐지는 Jam 연주는 마치 라이브 공연에서 들을 수 있는 것처럼 리얼함이 인상깊게 다가옵니다.
계속해서 '솔리드' 가 보컬에 참여한 "그지" 는 R&B 리듬이 가미된 발라드인데 '이준' 의 중저음 나레이션과 더불어 R&B 대디 '김조한' 의 감미로운 보이스가 달콤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트럼펫 연주로 시작하는 스탠다드 재즈 곡 "아주 오래전 일이지" 그리고 보사노바 리듬의 "늘 그렇지" 는 피아노, 더블베이스 그리고 테너 색소폰에 이은 스캣보컬으로 재즈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It’s Raining Ⅱ" 는 1집 앨범에 수록된 자신의 곡을 다시금 리메이크한 연주곡으로서 비소리 효과음과 처연한 느낌의 기타 그리고 색소폰 연주가 매력적이라 하겠습니다.
끝으로 앨범을 들은 느낌을 말하자면
"다채로운 재즈 음악을 들려주다" 라고 하겠습니다.
그간 퓨전스타일의 재즈 음악으로 시도했던 재즈음악은 이번 앨범을 통해 비로소 그 정점을 찍었다고 보여지는 데 스탠다드 재즈를 비롯하여 스윙, 펑키 그리고 R&B 리듬까지 가미된 다채로운 재즈음악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야 진정으로 '김현철' 그가 재즈 뮤지션임을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 널리 알리게 된 앨범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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