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라이프
허안화 감독, 유덕화 외 출연 / 이오스엔터 / 2013년 5월
평점 :
일시품절


영화 "심플 라이프"(桃姐, A Simple Life, 2011)는 홍콩 느와르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반항아 '유덕화' 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영화 제작자 '로저 리' 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서 죽음을 맞이하는 슬픔을 따뜻한 시각으로 그려낸 여성감독 '허안화' 감독의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우리들에게도 닥쳐온 고령화 시대의 문제를 그려내고 있는 데 60년대 가정부의 마지막 일생을 통해 마치 어머니와 아들간의 관계를 묘사하고 있는 듯한 '엽덕한' 과 '유덕화' 의 따뜻한 교감이 시종일관 스크린위를 누비고 있습니다.

 

 

 

영화를 Keyword로 요약하면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 "유덕화" 그리고 "홍콩영화의 향수" 으로 나누어 말씀 드릴 있습니다.

 

먼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는 고령화 시대의 단편인 요양병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죽음을 맞이하는 주인공을 바라보며 문득 죽음을 다시한번 떠올리게 됩니다. 예전 산파 스타일처럼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절절한 이별의 아픔을 그려내는 대신 마치 일상처럼 진행되는 두 사람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걷는 모습을 통해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 를 색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다큐멘터리와도 같은 덤덤한 시각에서의 관찰을 통해 오랜동안 어머니처럼 지내온 가정부의 죽음을 따스한 눈빛과 시선으로 담아냄으로써 그동안 헌신과 배려에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는데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감성이 돋보인다 하겠습니다.

홍콩영화의 대모라 불리우는 '허안화'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서 과거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홍콩 느와르" 의 대표주자인 "유덕화" 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반항아 이미지를 내려놓고 수수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연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과거처럼 액션연기를 펼칠 수 없는 한계는 있으나, 아직도 왕성하게 액션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그이기에 이러한 연기의 변신은 실로 색다르게 다가오는 데 죽음이라는 이별을 맞이하는 가슴속 깊은 슬픔을 눈물없이 덤덤하게 표현해내는 그의 모습에서 오히려 더욱 아련하게 느껴지는 것은 오랜 연기경력에서 나오는 내공이 아닐까 싶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서극' 감독을 비롯해 '홍금보' '유위광' '황추생' 등이 까메오로 출연해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데 ​그야말로 "홍콩영화의 향수" 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처럼 총과 칼의 현란한 군무와도 같은 액션을 통해 비장미 넘치는 영화 대신 우리들의 일상과도 같은 이야기를 통해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내는 모습을 통해 우린 또다른 홍콩영화의 이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본 후 느낌을 담은 시는

'박형준' 의 "달 속에 두고 온 노트" 를 추천합니다.

달 속에 두고 온 노트

그녀는 이제 요양원 침대에 누워 있다

그녀의 머리맡에 두고 왔다
아무도 읽지 않는
시를 베낀 노트 한 권을

달에서 어머니의 빈 젖을 빠는
소리가 들린다 버스 창가
지나가는 달을 올려다보는 이여


―박형준(1966~ )('불탄 집', 천년의시작, 2013)

 

http://never0921.blog.me/221012709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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