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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마이크 니콜스 감독, 줄리아 로버츠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영화 "클로저(Closer, 2004)" 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가면속에 감추어진 인간의 변덕, 열정 그리고 진심을 다룬 영화로서 거장 '마이클 니콜스' 의 감독으로서의 커리어 후반 최고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에겐 영화내용보다는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던 삽입곡이 주는 감동과 아름다움이 더욱 기억에 남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영화를 Keyword로 요약하면
"마이클 니콜스" "사랑의 민낯" 그리고 "Damien Rice" 로 나누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먼저 연출을 맡은 감독 "마이클 니콜스" 는
먼 옛날 영화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1966) "졸업" (1967) 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뒤 영화 "워킹걸" (1988) "헨리의 이야기" (1991) "남아있는 나날" (1993) 등을 통해 로맨스 & 드라마 장르의 영화연출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연극출신의 감독답게 섬세한 감정선을 묘사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영화 역시 연극을 원작으로 하는 등 사건보다는 인물들간의 갈등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있는 연극적 연출이 돋보입니다.
이어서 "사랑의 민낯" 은
4명의 인물들이 4가지 색깔의 사랑을 관계적으로 펼쳐보이고 있는 데
사랑이 갖고있는 열정, 변덕 그리고 파괴적 속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빗나간 집착이 빚어내는 뒤틀린 욕망의 충돌속에서 오롯이 나만의 감정에 충실한 4명의 인물들은 거짓을 통해 사랑을 지속시키고 고백을 통해 사랑의 종지부를 찍는 지극히 순간의 감정에 충실한 캐릭터를 묘사합니다.
“거짓투성이예요.
남의 슬픔을 너무 아름답게 찍었어요.
사진은 세상을 아름답게 왜곡시키고
우습게도 사람들은 거짓에 열광하죠.”
“날 믿지 않는구나. 그냥 궁금할 뿐이야.
난 진실을 원해.
네가 뭐래도 난 변함없이 널 사랑할 거야.”
“이제 널 사랑하지 않아.
거짓말하기도 싫고 진실도 말할 수 없으니까.”
주인공들이 던지는 대사를 보더라도 사랑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에 보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아마도 자신의 감정표출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네 정서탓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네 정서와는 달라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정서는 같다고 생각됩니다.
'마이클 니콜스'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만든 영화들마다 음악의 비중이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영화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수미쌍관 형식으로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Damien Rice" 의 "The Blower's Daughter"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겨 둡니다.
어딘가 스산한 느낌을 전해주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더불어 가슴속 깊은 슬픔을 담아내고 있는 듯한 첼로의 그윽한 연주가 빚어내는 포크풍의 발라드 곡이 전해주는 감동이야 말야 영화가 말해주고 싶은 주제를 함축적으로 담아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본 후 영화내용이나 4명의 배우
보다는 오롯이 이 노래만이 떠오르는 것은 저만이 그런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전 영화 '클로저" 를 떠올리게 되면 조건반사적으로 'Damien Rice' 의 서정적인 음악이 먼저 생각나게 되었는데 그의 음악을 알게 된 것만으도 저에겐 이미 충분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