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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1집
김현철 노래 / 신나라뮤직 / 1989년 8월
평점 :
품절
지난 리뷰에서 소개해드린 영화 "그대안의 블루" OST를 통해 알게 된
두 명의 뮤지션은 그간 우리음악에 대한 편견을 갖고있던 저에게 커다란
반향을 남깁니다. 그것은 바로 팝음악 만큼 우리음악을 하는 뛰어난
뮤지션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는 점입니다.
최고의 여성보컬로 손꼽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는
'이소라' 와 더불어
최고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라고 생각하는
'김현철' 은 이후 저의 음악에
있어 늘 애정을 갖고 듣게 되는 뮤지션이기도
합니다.
그럼 혜성처럼 등장한 '김현철' 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드러낸 데뷔앨범
"김현철 Vol. 1"
을 플레이하면
경쾌한 분위기의 미디템포 멜로디를 가진 Fusion
Jazz "오랜만에" 가
첫 포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업 템포의 스윙리듬을
가진 흥겨움과
서정성이라는 서로 상반된 분위기를 함께 곁들여진
아름다운 곡이라
생각합니다.
이어서 나른한 느낌의 팝 발라드 "눈이
오는 날이면" 이 들려오는 데
곡 제목 그대로 겨울 눈 내리는 날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내려 노력하고
있으며, 일렉트릭 기타와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신디사이저 연주와 서로
교차하며 빚어내는 하모니는 우리를 그때 그곳으로
데려갈만큼 매혹적
이게 다가옵니다.
아마도 '최성원' 의 "제주도의 푸른
밤" 만큼이나 노래만 들어도 저절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감흥을 선사하는 그의 대표곡
"춘천가는 기차" 가
등장합니다. 플룻연주가 곡의 오프닝을 열어준 뒤 낮게
깔리는 보컬과
더불어 신디사이저 연주가 점차 마음을 두드립니다.
미람바 연주까지
곁들여지면서 노래를 듣는 우리들을 기차에 태워 그곳
춘천으로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 지금 들어도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명곡이라 생각됩니다.
'춘천가는 기차' 의 아련함을 뒤로 하고 들려오는
"아침향기" 는
전형적인 포크 음악으로서 어쿠스틱 기타, 플룻,
오보에가 빚어내는 영롱한
하모니는 우리들의 마음까지 깨끗하게 정화시켜 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늘날의 김현철을 있게 만든 곡은
"동네" 가 라디오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점차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당시로는 무척 색다른 장르였던 GRP
스타일의 Fusion Jazz
곡이라 할 수 있는데 피아노, 신디사이저, 퍼큐션,
일렉기타가 유기적
으로 연주를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코러스 하모니와 더불어 월드비트가 가득한
후렴구에선 보사노바
재즈 스타일까지 가미해 더욱 이 곡을 황홀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이어서 묵직한 Bass 기타연주 위로 울려퍼지는
'김현철' 의 읍조리는 듯한
보이스가 매력적인 발라드 "비가
와" 가 흘러 나옵니다. 후에 자신의 4집
앨범 "Who Stepped On It" 에서
리메이크해 블루스 느낌의 재즈 연주곡을
들려준 바 있습니다. Bridge 에서 들려오는
Double Bass Solo 또한 압권
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세련된 팝 음악인 "나의
그대는" 은 상큼한 느낌의 가사와 더불어 통통
튀는 듯한 일렉기타의 Tapping 연주에 이어 펑키한
Hammond Organ, 퍼커션이
빚어내는 리드미컬한 멜로디가 장점인
곡입니다.
대미를 장식하는 엔딩곡은
"형" 인데 '김현철' 에게 데뷔앨범을 내게해 준
'어떤날' 의 '조동익'
에게 바치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피아노 연주가 돋보
이는 마이너 발라드인데 담백하면서도 서정적인 리듬이
듣는 이로 하여금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혀 줍니다. 특히
Bridge 에 짧게 들려오는 일렉기타
프레이즈와 몽환적인 분위기의 신디사이저
연주가 압권입니다.
앨범을 들은 느낌을 말하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누구입니까?" 라고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주저하지 않고 "김현철
입니다" 라고 대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