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세계적인 유행을 낳았던 해체된 올드 록밴드들의 재결합 붐은 그동안 망설여왔던 많은 뮤지션들과 음반관계자들에게 새로운 기폭제 역할을 하며 화제를 낳았는 데 1980년대 초반 혜성과 같이 나타나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바 있는 프로그레시브 록 슈퍼그룹 'Asia' 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세번째 앨범 "Astra" 이후 'Geoff Downes' 만이 홀로 남아 앨범 "Aqua"(1992) "Aria"(1994) "Arena"(1996) "Rare"(2000) "Aura"(2001) "Silent Nation"(2004) 을 발표하며 팀을 이끌어 오다가 드디어 원년멤버들이 모여 완전체로 11번째 스튜디오 앨범 "Phoenix" (2008) 를 공개하게 됩니다.
1983년 두번째 앨범 "Alpha" 이후 25년만에 완전체로 라인업을 구성했는데 흘러간 시간만큼이나 나이든 멤버들의 모습을 앨범 자켓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너무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그래도 그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많은 팬들이 기뻐했을 것입니다.
앨범을 플레이하면
전성기시절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Never Again" 으로 첫 포문을 열어줍니다. 웅장한 분위기의 전주에 이어 변함없이 묵직한 보컬을 들려주는 'John Wetton' 과 더불어 젊은 날의 칼날같은 프레이징은 사라졌으나 예리한 연주는 살아있는 'Steve Howe' 의 기타가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그룹의 보컬과 베이스 기타를 맡고있는 'John Wetton' 이 만든 곡 "Nothing's Forever" 로 이어집니다. 'Carl Palmer' 의 Snare Drum 이 화려하게 수놓는 전주를 지나 'Geoff Downes' 의 현란한 키보드 연주가 마치 프로그레시브 록 음악의 전형을 들려주고 있다 하겠습니다.
여기에 아름다운 록 발라드 "Heroine" 가 등장합니다. 'Geoff Downes' 의 건반 연주로 출발해 웅장한 느낌의 Charm Bell 효과음까지 가미한 노래인데 마치 지나간 시절을 추억하며 느껴지는 쓸쓸한 분위기가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특히 슈퍼그룹 'Asia' 의 록 발라드를 좋아했던 분들에겐 너무나 반가운 음악일텐데 저 역시도 "The Smile Has Left Your Eyes" 이후 다시 듣게된 그들의 록 발라드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동안 그들의 음악을 기다려왔던 팬들에게 한꺼번에 선물보따리를 풀어 내놓은 듯한 메들리 곡 "Sleeping Giant/ No Way Back / Reprise" 는 7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 음악을 재현하는 듯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멤버 전원이 작곡에 참여한 "Alibis" 는 듣는 순간 귀를 의심하게 됩니다. 마치 80년대 신스팝 스타일의 음악인데 좀처럼 그들이 하지않던 음악 스타일이라 더욱 그러합니다. 아무튼 시대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인지 몰라도 가볍고 경쾌한 팝 음악도 잘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위기를 바꾸어 심포니 록 스타일의 "I Will Remember You" 가 흐릅니다. 첼로와 플루겔 혼 연주로 시작한 뒤 애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간주에 등장하는 오르간과 플룻 연주가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Shadow Of A Doubt" 는 그들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보컬 코러스를 전면에 내세워 정겨운 느낌을 전해주고 있으며, 소담스러운 연주는 풋풋한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습니다.
'John Wetton' 이 만든 미디 발라드 "Parallel Worlds" 이 전해주는 애상적 분위기는 'Geoff Downes' 이 만든 연주곡 "Vortex" 와 메들리로 이어지며 점점 깊은 감정이입을 이끌어 내는 데 'Steve Howe' 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정점을 찍은 "Déyà" 에서 최고조에 달합니다.
특히 70년대 유럽영화 주제곡을 듣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Steve Howe' 의 기타연주는 음악연륜에 묻어나오는 관록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데 그가 만들어 낸 슬픈 분위기로 깊숙히 빠져들게 만듭니다.
이색적인 제3세계 멜로디를 담아내고 있는 "Wish I'd Known All Along" 를 지나 신디사이저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Orchard of Mines" 에 이어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블루스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Over And Over" 까지 듣고나면 어느덧 길었던 그들의 앨범은 끝으로 향하게 됩니다.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엔딩곡이자 백미라 부를 수 있는
"An Extraordinary Life" 가 등장합니다. 게스트 뮤지션 'Hugh McDowell' 의 첼로 연주를 가미한 곡으로서 경쾌한 느낌의 포크록 넘버인 데 마치 그들의 음악인생을 이야기하는 듯 합니다.
앨범을 들은 느낌을 말하자면
"슈퍼그룹 Asia 완전체로 돌아오다" 라고 하겠습니다.
25년이라는 길고긴 세월동안 그들을 잊지않고 기다려 준 팬들에게
다시한번 전성기시절을 떠올리게 만든 음악을 들려주었는 데 앨범 제목 "Phoenix"처럼 오랫동안 음악활동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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