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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이준익 감독, 설경구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영화 "소원" 은
실화사건인 2008년에 발생한 '나영이 사건' 또는 '조두순 사건' 이라
불리우는 아동 성폭행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휴먼 드라마로서 위로와 치유를 주요 테마로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를 만든 '이준익' 감독은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동주" 를 필두로 하여 "사도" "라디오스타" "황산벌" 그리고 천만관객을 동원한 "왕의 남자" 로 알려져 있고, 사람의 감정과 심리를 영화속에서 가장 잘 표현하는 감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가 만든 영화 "소원" 을 Keyword로 설명드리면
"실화의 힘" "법과 정의 그리고 우리나라" 에 이어 "라미란 & 김상호" 로 나누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선 "실화의 힘" 은
영화가 가상의 인물과 이야기를 다룬 픽션이지만, 그 바탕이 실제 사건을 기초로 했을 경우에는 관객들의 몰입도는 최고조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건 관객들과 관계없는 가상의 이야기가 아닌 관객들에게도 닥칠 수 있는 실제의 이야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딸을 가진 아빠로서
영화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영화속에서 다루어진 사회문제들인 아동 성폭력, 언론에 의한 신분노출, 법원의 느슨한 감형판결, 범죄자의 보복암시 그리고 피해자들이 감당해야 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들을 차례로 보게 되면서
정말이지 내가 영화속 주인공인 것 마냥 온 몸이 떨려오고 분노가 치밀어 오는 것을 참아내기 어려웠습니다.
여기에다가 "법과 정의 그리고 우리나라" 는
내가 살고있는 이 나라의 법과 정의는 살아 있는지 묻고 싶어집니다.
벌써 2년이 지난 "세월호 사건" 을 필두로 하여
최근 드라마 "시그널" 을 통해 다시금 재조명 받은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그리고 영화에서 등장하는 "나영이 사건" 에 이르기까지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처벌은 없고, 인권보호라는 말뿐인 달콤한 사탕을 위해 허술해진 법망은 안전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가 않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처럼 범죄자는 뻔뻔스럽게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도 않고 12년이라는 형집행이 끝나는 2020년이 되면 석방된다고 하며,
피해자는 20살이 되어 그를 피해 도망다니며 평생 소변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회시스템이 과연 합당한가 의문이 듭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우린 지금껏 큰 범죄에는 관대한 처분을 함께 해주나, 작은 범죄에는 예외없는 원칙을 적용해 왔다고 보여지는 데
그래서 나쁜 일을 하더라도 크게 벌이면 처벌을 덜 받는다는 그릇된 인식마저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이라도 법과 정의 그리고 우리나라는
바로 서야할 것이라 주장합니다.
그리고 "라미란 & 김상호" 는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배우라 하겠습니다.
물론 타이틀 롤을 맡은 "소원" 역의 '이레' 는 굿무비 209회로 소개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이나 "오빠생각" 을 통해 선보였던 연기에 훨씬 더 어려운 역활을 맡아 아주 훌륭하게 소화내고 있으며,
그간 부유하면서 세련된 도시적 이미지를 지닌 '엄지원' 은 "소원" 의 엄마역을 맡아 색다른 변화를 시도하였는 데 진정한 모성애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 혼신의 연기는 그녀를 다시금 보게끔 만들정도로 탁월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현실의 이야기라 믿고 싶지 않은 관객들에겐
우리 주변에는 없을법한 '이레' 나 '엄지원' 의 비주얼이 가상이라는 느낌을 줄 수도 있으나, 조연을 맡은 '라미란' 과 '김상호' 는 우리 이웃들과 같은 친근함을 내세워 가상이 아닌 우리 주변의 이야기임을 각인시켜 주는 중요한 역활을 해내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여기에다가 현실에는 없을법한 가족과도 같은 이웃으로 등장한 두 사람은 위로와 치유를 말하고 싶은 감독의 연출의도에 아주 최적화되어 있다고 느껴지며, 자연스럽고 군더더기 없는 연기는 탁월해 보입니다.
끝으로 영화를 본 후 느낌을 담은 곡은
'Rockwell' 의 "Knife" 를 추천합니다.
추천이유는 노래 제목 그대로 영화를 보는 동안
http://never0921.blog.me/220682590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