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Champion)
기타 (DVD)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 "챔피언(Champion)"

권투경기중 입은 부상 후유증으로 사망한 비운의 복서

'김득구'선수의 일대기를 다룬 실화로서

이전 영화 "친구" 로 메가히트를 기록한 곽경택 감독과 배우 유오성씨가 함께 했으나 예상과 달리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영화가 성공했더라면 배우 유오성씨는 곽경택 감독의 페르소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두 사람의 호흡은 뛰어납니다.

 

김득구선수의 마지막 경기는 1982년 레이 맨시니와의 세계타이틀전이었는데 제가 초등학교시절 일요일 아침 TV를 통해 본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기억의 조각이 생생히 남아 있는 건 아마도 그 경기로 인해 김득구 선수가 사망했다는 사실과 함께 대낮 무더운 라스베가스에서의 특설링에서 치루어진 경기에다가

계속된 난타전중에 다운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김득구 선수의 모습 때문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다소 무모해보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경기이후 권투는 15라운드에서 12라운드로 줄어들었고

대낮의 야외경기 금지와 함께 의사가 참관하여 선수의 상태에 따라

직접 경기를 중단시키는 등 여러가지 개선책이 마련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재미와 로맨스를 적절히 삽입하여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유연하게 만들었고 김득구 선수의 투혼을 강렬한 이미지로 표현하러 노력은 했으나 영화 개봉시기가 안 맞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의 강풍으로 온 국민의 관심이 축구에 집중했던

20026월 쯤엔 영화뿐만 아니라 야구마저 외면받던 시기였으니까요.

 

그리고 권투라는 스포츠 자체의 인기 감소도 한 몫을 했었습니다.

경제성장으로 인해 다른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등)의 급부상으로 인해 권투는 가난한 예전시절을 대표하던 스포츠로만 인식되면서

더 이상 호응을 얻지 못하고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전 권투라는 스포츠를 그다지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

사실 스포츠라고 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는 게 인간이 직접 상대를 가격하고 넘어뜨리기 위해 싸우는 행위를 즐겁게 본다는 점 자체가 스포츠치곤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더군다가 아마권투와 달리 프로권투는 보호장구없이 말 그대로 직접적인 위험에 그대로 노출이 되어 있어 과연 스포츠라 불리울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아무튼 영화는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슬쓸히 사라졌으며

더욱 가슴이 아픈 것은 영화 주제가를 부른 최진영의 존재마저 함께 잊혀져 갔다는 점입니다. 특이하게 주제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는 나오질 않는데 OST 앨범에 수록된 게 아니라 최진영의 개인앨범에 수록되었는데 아마도 당시 저작권이나 사용 협의과정상 이유로 기인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인상적인 장면은

70년대 MBC 권투중계의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된

Jean Robert Planquette의 "Le Regiment de Sambre et Meuse" 가 흐르던 엔딩인데 과거 한 시대를 풍미한 권투중계를 통해 널리 알려진 시그널 음악을 배경으로 수많은 권투선수들이 차례차례 사라지는 모습이 마치 인기스포츠였던 권투라는 종목의 흥망성쇄를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 다소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끝으로 영화를 본 후 느낌을 말하자면

"Step Back Too Far You Ain't Fighting At All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 에 나오던 대사인데요

"너무 물러서면 싸울수 없다" 로서 김득구 선수가 보여준 경기에 임했던 각오와 유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투혼의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아마도 경기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아직도 깊이 새겨져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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