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야 : 초회한정판 (36p 인터뷰북)
정주리 감독, 배두나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 "도희야"를 보면 여러 영화들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다.

오프닝과 엔딩 장면의 자동차안에서의 풍경씬은 영화 "밀양" 이...(밀양의 연출을 맡은 이창동 감독이 본 영화의 제작자이다)

영화 내용중 도희의 거짓 증언에 따라 사실의 진위여부 확인도 없이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믿어버리는 점들을 보면 영화 "더 헌트" 가...

그리고 한 소녀에 대한 사회와 가족들의 무관심과 방치에 가까운 점들은

영화 "한공주" 가 차례차례 떠오른다.

 

 

영화 "도희야"는 몇가지 재미있는 점들이 눈에 띄는데요

우선 영어제목이 "A Girl At My Door" 로서

'고통받는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며 도움을 요청할 때

당신은 그 문을 열어줄 것인지 열어준 다음에는 과연 어디까지 책임져 줄 것인지?' 에 대한 화두를 함축적으로 잘 표현한

영어 제목이 아닌가 싶네요

 

또한 주인공의 이름들이 김새론이 맡은 '선도희' 즉 '선도해야할 소녀' 라는 의미와 함께 배두나가 맡은 '영남' 즉 동성애자이면서 남성적인 이름을 붙여줌으로써 영화가 전달하는 바를 은유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영화는 두가지 축으로 이루어진 두인물-파출소장으로 부임한 배두나와 마을내 왕따소녀 김새론-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되고 있는데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외에 두 사람 모두 비밀스러운 점들을 지니고 있다.

동성애자로 나오는 배두나와 깊은 상처로 인해 괴물처럼 변해버린 김새론 두 인물이 가진 비밀이 드러나고 충돌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영화에는 주연배우들의 화려한 연기를 직접 볼 수 있다.

배두나는 연민을 갖고 김새론을 지켜주려고 하는 남성적인 이미지와 함께 자신의 성적 정체성으로 인해 술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연약한 여성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탄탄한 연기를 과시하고 있고

영화 전반부에는 자기주장 없이 늘 시선을 외면한 채 고개를 숙이던 김새론은 후반부에서 강렬한 표정변화와 함께 자기주장을 서슴없이 내세우는 이중적인 모습을 정말이지 진짜처럼 연기하고 있다.

오히려 의붓아버지 역을 맡은 송새벽이 배두나와 긴장감을 조성하며

강한 인상을 주다가 후반부에서 김새론에게 점차로 밀린다는 느낌을 준다.

 영화를 본 후 느낌을 담은 시를 찾아보면

이병률의 ""가 문득 떠오른다.

새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마음 저 안이라서 지울 수 없다.

며칠 되었으나 처음부터 오래였다.

그런데 그다지

좁은 줄도 모르고 날개를 키우는 새

날려 보낼 방도를 모르니

새 한마리 지울 길 없다.

끝으로 영화의 엔딩장면에 흘러나오던 주제곡을 소개해드리면

한희정씨의 "꿈결인가 바람엔가" 로서

한희정은 요조와 함께 홍대여신으로 불리우고 있으며

우리들에겐 에디톤 프로젝트의 "그대는 어디에" "이화동" 를 비롯해

미생 OST중 "내일" 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주제곡 역시 그녀가 가진 기존의 분위기에 맞게

어쿠스틱 기타연주위로 몽환적이고 나즈막히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가

영화가 주던 감동과 잘 맞아 떨어지며 긴 여운을 남겨준다.

크게 히트하지 않았으나 한번 들으면 멜로디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마치 영화가 주던 감동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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