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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엽 - 정규 3집 Merry Go Round
정엽 (브라운 아이드 소울)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Nothing Better”를 처음 들은순간 내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가성의 보이스에다가 흑인특유의 R&B 리듬을 절묘하게 구사할 수 있는 보컬이 과연 우리나라에도 있었던가?
그 이후 공중파의 가수 경연프로그램을 통해 라이브로 정엽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전에‘나얼’ 외 3명이 모인 보컬밴드‘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멤버였음을 뒤늦게나마 알게 되었다.
톡특한 창법을 지닌 부드러운 보이스의 소유자인 정엽이 세 번째 솔로앨범인 "Merry Go Round" 를 발표했다. 보도자료를 보니 회전목마를 탈 때 세상은 빨리 돌아가지만 타고있는 사람들은 멈추어진 것 같은 낭만적인 느낌을 담고 있다고 한다.
앨범을 플레이하면 R&B 스타일의 Groove감이 뛰어난 "My Style" 로부터 출발한다. 유려하게 흐르는 듯한 오르간 연주와 잘게 쪼개는 듯한 드럼비트를 트럼펫과 색소폰 등 Brass 협연이 절묘하게 뒷받침해주는 리듬감 넘치는 곡이라 할 수 있다.
흥겨움이 약간씩 배어있는 듯한 미디움 템포의 "My Valentine" 로 이어지는데 Bridge 부분에 펼쳐지는 Hammond Organ Solo 연주가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앨범 동명타이틀 곡인 "회전목마" 이 흐르는데 몽환적 느낌의 곡으로서 마치 R&B Soul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데 특히 Bridge에 들려오는 실로폰 연주에 이은 Soprano Saxophone Solo 연주는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재즈 아티스트 리사 오노와 함께한 "A Thousand Miles" 으로
이어지는데 마치 Michael Franks가 즐겨 부르는 Bossa Nova 스타일의
Jazz 곡이다. 두 사람 모두 가성에 가깝고 부드러운 보이스라 그런지
귀에 쏙쏙 들어오질 않는다.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고픈 곡을 꼽으라 하면 바로 이곡
"Island " 를 들 수 있다. 피아니스트 유니크노트(이규현)의 피아노
연주를 바탕으로 정엽 특유의 애절함이 묻어나는 곡으로서 절제된
느낌이 주는 안타까움이 더욱 크게 와닿는다.
장중한 느낌이 가득한 Jazz 스타일의 "커튼콜" 이 들려오는데
저음의 낮은 보이스부터 끓어오르는 듯한 고음의 가성 보이스 등
다채로운 칼라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정엽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아마도 앨범에 수록된 곡들에서 밝은 분위기인 것 같은 "Love Is Tattoo" 가 이어진다. 베이스 기타연주가 멜로디를 이끌어가는 미드템포의 곡으로 밝고 경쾌한 느낌이 좋아 보인다..
솔로앨범 발표전 '브라운아이드소울' 의 릴레이 싱글 프로젝트 마지막 곡으로 먼저 공개된 "Come With Me Girl" 이 등장한다. Blues풍의 잔잔한 발라드 넘버 이자 끈적끈적 정엽의 보컬이 인상적인 곡이라 할 수 있다.
현악 String이 가미된 "Fallin’ For You" 를 지나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엔딩곡 "자장가" 으로 이어진다.
모차르트의 자장가 멜로디 일부를 차용하여 만들었으며, 개인적으론 앨범에 수록된 곡들중에서 정엽에게 가장 어울리는 멜로디의 곡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편안하게 들린다. 사랑스러운 느낌이 묻어나는 듯한 달콤한 곡이라 할 수 있다.
끝으로 앨범을 들은 후 느낌을 말하자면
"딱 2%가 부족한 느낌" 이라 하겠다.
음악적 완성도나 곡의 퀄리티는 뛰어난데
왠지 듣고있으면 나른하고 지루한 감이 절로 드는데
그건 아마 비슷비슷한 템포의 곡들이 반복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적절하게 Swing Jazz나 Funky Disco의 흥겨운 곡들도 중간 중간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