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톤 프로젝트 - 정규 3집 각자의 밤
에피톤 프로젝트 (Epitone Project) 노래 / 파스텔뮤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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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이화동' '선인장' '떠나자' 등으로 널리 알려진 "에피톤 프로젝트"를 말할 때 나는 먼저 "토이" 가 떠오른다.
차세정, 유희열 모두 1인 뮤지션으로서 건반연주, 작곡, 프로듀싱 그리고 보컬 등 거의 모든 음악을 홀로 전담하면서 자신의 이름이 아닌 그룹이름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으며 객원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음악적으로 감성적인 발라드 풍의 음악을 주로 들려준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허나,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점도 발견할 수 있는데 "에피톤 프로젝트"는 주로 여성(한희정, 심규선에 이어 금번 손주희, 선우정아까지)이 보컬을 맡고 있고,재즈음악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차분한 분위기를 담고 있으면서도 내제된 깊은애절함이 묻어나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허나 "토이"는 반대로 남성(김연우, 김형중, 조규찬 등)이 보컬을 맡고 있고,  팝음악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화려하면서 드라마틱한 멜로디 라인을 바탕으로  격정적인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다.
그럼 그런 "에피톤 프로젝트" 의 최근 발표된 세번째 앨범을 플레이하면
플렛리스 베이스가 오프닝을 장식하면서 펼쳐지는 GRP스타일의 경쾌한 재즈넘버 "각자의 밤" (트럼펫 연주가 전체적인 멜로디 라인을 이끌어 간다)가 문을 열어주고, 툭툭 내던지듯이 부르는 여성보컬(선우정아)이 인상적인 곡으로서 업템포의 리듬속에 유려하게 흐르는 현악기 선율이 매혹적인  "환상곡" 이 이어지며, 잔잔하게 흐르는 피아노 선율위로 차세정의 담담하게 부르는 보컬 보이스가 인상적인 애잔한 발라드 넘버 "낮잠" (헤어진 이후 남겨진 이의 아픔을 비교적 담담하게 그려낸 가사가 처음 들어도 귀에 쏙쏙 들려온다)가 흐른다. 마치 "에피톤 프로젝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곡과도 같다.

건반연주와 브러쉬 드럼 터치가 산뜻한 멜로디를 들려주는 미디엄템포의 재즈풍의 "플레어" 가 들려온다. 귀에 속삭이듯 나지막히 들려오는 Azin의 보이스에 이어 몽환적인 이미지가 느껴지는 소담스러운 곡이다. 이어서, 톡특한 곡 제목 "친퀘테레" 가 흐른다. 개인적으론 이 곡이 본 앨범에서 가장 귀에 잘 들어오며 일종의 백미라고 손 꼽을 수 있다. 스페니쉬 기타 연주가 오프닝을 열어주면
트럼펫과 스틱드럼 연주가 리드미컬한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보사노바 곡으로서현악기들까지 합류하면서 유려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차세정의 목소리가 밝고 희망적인 가사 내용과 의외로 잘 맞는 것 같아 이채롭다. 후반부 펼쳐지는 차세정의 재즈피아노 솔로연주는 압권이라 하겠다.

다시금 분위기를 바꾸어 피아노 연주부터 시작하여 플렛리스 베이스, 드럼으로 점점 고조되는 리듬만큼이나 멜로디의 변화가 무척이나 심한 연주곡 "불안" 을 듣고나면 본 앨범에서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만한 마이너 발라드 "미움" 이 흐른다. 바이올린, 첼로 등의 현악기들의 애절한 연주위로 맑고 청아한 보이스가 매력적인 여성보컬(손주희)이 격정적인 느낌을 잘 표현하였고, 후반부에 펼쳐지는 Snare Drum 연주까지 가세함으로써 클래시컬한 분위기 등 대중적인 요소를 적재적소에 잘 배치한 매끈하고 깔끔하게 만들어진 곡이라 할 수 있다. 

이어서 Brass-Horn 연주, 블루스기타 그리고 퍼큐션 연주가 돋보이는 경쾌한 재즈넘버 "시월의 주말" 이 등장한다. 마치 자전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가사와 더불어 후반부에 들려주는 서커스풍 음악스타일의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마치 가스펠과도 같은 경건하고 장중한 느낌의 "유서" 가 흐른다. 피아노, 브러쉬 드럼터치 그리고 챠임벨 등과 함께 보컬하모니가 곁들여지면서 더욱 더 그런 느낌을 짙게한다. 후반부의 폭발적인 임팩트는 없지만 담담하게 진행되는 멜로디가 오히려 내재된 아픔을 더욱 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 인상적이다.   

"미움"에 이어 보컬을 맡은 손주희 보이스를 다시한번 들을 수 있는 "회전목마" 가 등장한다. 개인적으론 "미움"보단 이 곡이 손주희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앞선 곡에선 현악기 등 연주음에 보컬이 묻혀 있었다면 본 곡에선 보컬이 연주를 압도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그래서 마이너 멜로디보단 미디움 템포에서 본인의 보이스가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본 앨범에서 듣기힘든  일렉트릭 기타리프는 정말이지 반갑다.

서서히 끌어오르는 분위기를 가라않게 만드는 "환기" 가 흐른다. 오직 차세정의 보컬과 어쿠스틱 기타 연주만으로 곡을 이끌어간다. 본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피날레는 "나의 밤" 이다. 아마도 "낮잠" 에 이어 "에피톤 프로젝트"의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낸 곡이라 할 수 있다. 차세정이 보컬을 맡은 마이너 발라드로서 피아노 연주에 이어 드럼 그리고 일렉트릭 기타연주가 가세하여 본 앨범에서 듣기힘든 폭발적이고 드라마틱한 멜로디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간주부에 오랜만에 듣는 Moog 사운드가 무척 이채롭다.

"에피톤 프로젝트" 의 음악은 왠지 노래를 듣다보면
어두운 밤 홀로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회상에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매력이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앨범을 들은 느낌을 말하자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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