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깁슨기타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기타의 약자를 지칭하는
슈퍼밴드 "GTR" 의 셀프타이틀 앨범이 발매되었다.
그룹 'Buggles' 'Yes' 'Asia' 출신의 재능있는 건반연주가겸 프로듀서인
'Geoff Downes' 주도아래 불세출의 기타리스트인 'Steve Howe'
(그룹 'Yes' "Asia')와 'Steve Hackett'(그룹 'Genesis' 'Asia')이 함께한
프로젝트 그룹이 바로 'GTR' 이다.
여기에 Max Bacon(보컬), Phil Spalding(베이스기타), Jonathan Mover(드럼)이 같이 동참하였다. 물론 총 프로듀서는 당연히 'Geoff Downes' 이지만, 두명의 기타리스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둘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하였다.
(단 한장의 앨범만 발표하여 지금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럼 전설속의
슈퍼밴드 "GTR" 이 남긴 단 한장의 셀프 타이틀 앨범을 들어보자.
먼저 본 앨범에서 싱글커트되어 빌보드싱글챠트 14위까지 오른 첫곡
"When the Heart Rules the Mind" 부터 등장한다. 웅장한 오프닝에 이어
박진감 넘치는 멜로디가 전개되는 수작으로서 중간부의 맑고 청아한
Max Bacon의 보컬과 어쿠스틱 기타가 만들어내는 슬로우 템포가 인상적이며,
그룹 'Asia' 의 음악적 분위기가 유사한 느낌은 든다. 이어서 'Geoff Downes' 가 작곡한 프로그레시브 음악의 대서사시 "The Hunter" 가 흐른다. 아울러
이국적인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일렉기타 리프가 독특한 하드록풍의 "Here I
Wait" 가 연이어 연주된다.
이어서 본 앨범의 Special Track으로서 두 기타리스트의 솔로 연주곡들이 실려있는데 먼저 'Steve Howe' 부터 시작한다. 2분 29초에 불과하지만 Howe의 일렉트릭 기타 Solo 연주가 불을 뿜는 듯한 "Sketches in the Sun" 이 연주된다.
메인 보컬리스트 Bacon이 Howe와 Hackett과 같이 작곡에 참여하였고, 경쾌한
분위기의 소프트 락넘버 "Jekyll and Hyde" 가 지나가고 나면, 본 앨범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유려한 멜로디 전개가 돋보이는 West Coast Rock풍의 곡으로서
도입부의 베이스기타 워킹이 빛을 발하는 "You Can Still Get Through" 의
연주가 시작된다. 일렁거리는 듯한 일렉기타 연주위로 휘몰아치듯 들려오는
신디사이져 이펙트와 남성보컬 하모니가 무척이나 조화로운 곡으로 보인다.
흥겨운 분위기를 이어서 베이스 기타연주자 Phil Spalding이 작곡에 참여한
펑크한 하드록 넘버 "Reach Out (Never Say No)" 가 연주되고 나면,(특히
기타와 드럼이 서로 주고받듯 연주되는 간주부가 인상적이다) 본 앨범의 백미
이자 국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곡 "Toe the Line" 이 흐른다. 두명의 기타거장이 함께 어쿠스틱 기타연주를 선보이며, 청아하면서 여성적인 목소리가
두드러진 Max Bacon의 보컬이 점점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격정적이면서 폭발
하는 듯한 밴드연주가 일품인 곡이다. 엔딩부에 펼쳐지는 일렉트릭 기타리프는 정말이지 압권이다.
이번에는 Hackett이 선보이는 Solo연주곡인 "Hackett to Bits" 이 선보인다.
Howe와는 달리 멤버들과의 연주호흡을 통해 자신의 기타실력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는데, 드럼, 베이스 연주와의 호흡도 잘 맞지만 중간부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어쿠스틱 기타연주는 자신이 한수위임을 과시하듯 선보여준다. 대망의 마지막 엔딩곡은 "Imagining" 으로서 밝고 경쾌한 리듬이 주를 이루면서 각 멤버들의
연주기량을 하나하나 선보이듯 전개되는 Solo 연주가 독특하다. 특히 점차 고조되는 멜로디 리듬과 보컬 하모니를 통해 웅장함과 서사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
하고 있다.
이렇게 'Geoff Downes', 'Steve Howe', 'Steve Hackett' 이라는 프로그레시브 음악의 대가들이 한데 모여서 음악을 만들어낸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더욱
금번 프로젝트 앨범은 많은 아쉬움을 자아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몇장의
앨범을 더 만들어서 발표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끝으로 본 앨범의 느낌을 말하자면
"슈퍼밴드 Yes, Genesis 그리고 Asia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