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
하라 케이이치 감독, 모리 에토, 미야자키 아오이 외 목소리 / 캔들미디어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인간이 만드는 영화는 어떤방식으로든 의미있는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 의미있는 무언가가

"우리가 딛고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을 통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거나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여 현실에 없는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이상을 펼치거나

사건이나 사고 등을 통해 우리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전달하거나

하다못해 기본적인 본능에 충실하게 충동적 자극을 선사하거나..."

중 하나일 수도 있겠지만, 본 영화는 뚜렷하게 어느쪽이라 말하기 어렵다.

그냥 커다란 캔버스에 정확한 사물의 묘사없이 칠해진 그림을 보면서

보는 이에 따라 바다속 심연이 될 수 있고,

푸르른 하늘도 될 수가 있고,

꿈속에 보았던 그리운 장소의 풍경도 될 수 있듯이

영화를 보는 우리들에게 해석을 맡긴다.

어쩌면 초반부터 잔잔하게 진행되는 이야기 흐름덕분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오히려 정점을 향해 충분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차원에서 서서히 끓어 오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폭발적인 긴장감을 주는 하이라이트라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후반부에 극적인 반전이 있기는 하다.

내가 본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온 가족이 식탁에 모여앉아 주인공의 고등학교 진학문제를 의논하다가

비로소 가슴속의 묻어왔던 말들을 하기 시작하면서 서로간의 감정이 폭발하고

물을 흘리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어머니.

그리고 지금껏 어머니가 해준 음식을 거부하던 주인공이

마음의 문을 열고 입김을 불어가며 맛있게 음식을 먹는 것이다"

오해와 갈등속에 서로를 가슴아프게 해왔던 가족들이

식탁에 모여앉아 함께 먹는 장면을 통해

영화는 우리에게 말하고자 한다.

"힘들어도 함께하는 지금이 좋다"

영화를 본 감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남루한 일상의 연못에 떨어지는 무지개빛 물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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